육조 혜능스님 설법에 담긴 ‘선불교 정수’
육조 혜능스님 설법에 담긴 ‘선불교 정수’
  • 허정철 기자
  • 승인 2020.07.27 09:26
  • 호수 3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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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어록 연구 대가 성본스님
선불교 사상적 토대 마련한
돈황본 ‘육조단경’ 역주․해설

“선(禪) 체득하고 정법 안목
갖추는 계기가 되길 기대”

돈황본 육조단경

혜능스님 지음 / 성본스님 역주 / 민족사
혜능스님 지음 / 성본스님 역주 / 민족사

중국 선종의 제6조로 추앙받는 육조 혜능스님(638~713). 중국 광동성 신주에서 태어난 혜능스님은 집이 가난해 나무를 팔아 어머니를 봉양했는데, 어느 날 시장에서 <금강경>을 읽는 소리를 듣고 불도에 뜻을 품게 됐다고 한다. 이후 중국 선종 제5조인 홍인스님을 찾아갔다. 8개월 동안 곡식 찧는 소임을 한 후에 그의 의발을 전해 받고 남쪽으로 내려가 10여 년을 은둔하다가 676년에 광동성 광주 법성사에서 지광스님에게 계를 받았다. 이듬해 소주 조계산 보림사로 옮겨 법을 넓혔다.

혜능스님. 신수스님과 더불어 홍인스님 문하의 대표적인 선사로 꼽힌다. 신수스님의 계통을 받은 사람을 북종선, 혜능스님의 계통을 남종선이라고 부르는데, 이른바 오가칠종은 모두 남종선에서 발전했다. 그리고 혜능스님의 설법을 기록한 것이 바로 <육조단경(六祖壇經)>이다.

이는 중국 선불교의 사상, 철학, 수행체계를 종합적으로 제시한 것으로 대승불교와 대승경전의 사상을 한 권에 집약하고 있어 중국 선종, 특히 남종 조사선의 사상적 토대를 정립한 중요한 책이다. <육조단경>은 돈황본, 흥성사본, 혜흔본, 대승사본, 덕이본(우리나라 유통본) 등으로 다양한 판본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돈황본’ <육조단경>이 가장 원형에 가깝고 정통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돈황본을 제외한 다른 판본들은 모두 후대 사람들에 의해 덧붙여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동국대 명예교수로 현재 재단법인 한국선문화연구원 원장 및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성본스님이 역주․해설 <돈황본 육조단경>을 최근 펴냈다. 이는 스님이 2003년 첫 출간한 <돈황본 육조단경>을 수정 보완해 펴낸 개정 증보판이다.

스님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돈황본’ <육조단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인식시킨 장본인으로 중국 선종사 연구, 조사선의 성립과 사상 형성 등에 관한 연구를 통해 국내에서 선종사 연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이로써 한국에서 선사상 및 선종사 연구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스님은 “<육조단경>은 대승불교의 모든 사상을 선의 실천으로 정립한 선불교의 성전이라 할 수 있다”면서 “대승불교의 사상적인 입장에서 말하자면 반야사상과 불성사상을 통합해 선의 수행으로 전개하도록 새로운 선불교의 실천체계를 확립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불어 조사선이라는 생활종교를 중국의 대지에 정착시킬 수 있는 사상적인 토대를 확실하게 제시한 선불교의 금자탑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했다.
 

동국대 명예교수로 현재 재단법인 한국선문화연구원 원장 및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성본스님이 역주, 해설한 '돈황본 육조단경' 증보판이 최근 출간됐다. 중국 남화사 벽면에 그려져 있는 혜능스님의 진영과 '육조단경'
동국대 명예교수로 현재 재단법인 한국선문화연구원 원장 및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성본스님이 역주, 해설한 '돈황본 육조단경' 증보판이 최근 출간됐다. 중국 남화사 벽면에 그려져 있는 혜능스님의 진영과 '육조단경'

이 책은 원문과 번역, 여러 책을 비교해 차이 나는 것들을 바로잡는 원문 교감(校勘), 해설 및 역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교감과 해설, 역주가 돋보인다. 특히 해설과 역주는 한 어휘나 단어, 문장에 대하여 출처와 뜻 등을 밝히는 문헌적인 역주와 함께 역사적, 사료적인 해설과 중국 선종사의 전체적 흐름에서 그것이 갖는 위치 등에 대해 해설을 덧붙였다.

즉 <육조단경>의 내용 하나하나를 매우 구체적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해설하면서 독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있다. 이는 그 동안 출간된 다른 책에서는 거의 보기 힘든 방대하고, 구체적 ․체계적인 연구라고 할 수 있다.

더불어 이 책에는 ‘돈황본 육조단경의 성립과 제문제’ ‘돈황본 육조단경과 심지법문(心地法門’, ‘돈황본 육조단경의 선사상(禪思想)’ 등 스님의 논문 3편이 수록돼 있다. 이 논문들은 돈황본 <육조단경>의 성립과 사상, <육조단경>의 핵심인 심지(心地, 마음)법문과 관련한 심도 있는 연구를 집약하고 있는 만큼 이 책의 해제로도 손색이 없다.

스님은 “<육조단경>은 선불교의 사상과 철학을 정립하고 불교의 핵심, 선의 핵심을 설한 육조 혜능의 법어집”이라며 “수행을 통해 선(禪)의 핵심을 체득했다면 어떻게 반야지혜와 인격을 구비한 보살도로 자신의 삶을 실천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만큼 생각만 하고 자기의 삶으로 실천하거나 실현되지 않는 선(禪)은 피지 않은 꽃과 같다”고 의미를 전했다. 이어 “역주․해설과 함께한 <육조단경>을 읽고 배우면서 선(禪)을 체득하고 정법의 안목을 갖추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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