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스님] 동국대 경주캠퍼스 정각원장 철우스님
[우리스님] 동국대 경주캠퍼스 정각원장 철우스님
  • 홍다영 기자
  • 승인 2020.07.24 10:49
  • 호수 3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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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는 불교 성지(聖地)…명품 마음 만들기에 최선”

올 3월 초 정각원장 취임
부처님 법 전하는 성지에서
전 구성원들 신행생활 계도

지진피해 이재민 돕기 등
지역서 자비 나눔도 앞장

“불법(佛法) 항상 열심히 배워
모든 중생 섬기길 부처님같이
할 수 있도록 최선 다할 것”
7월20일 동국대 경주캠퍼스 정각원장실에서 만난 정각원장 철우스님은 “학생들이 부처님의 성품을 잘 배워 삶 속에서 그 성품을 드러내게 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정각원은 불교건학이념을 구현하는 중심역할을 수행하는 곳이다. 1989년 12월 정식으로 문을 연 이후 지금까지 불교정신에 입각해 진리를 탐구하고 지혜를 체득해 자비를 실천하는 정진 도량으로 자리매김해왔다. 정각원장이라는 소임 또한 교직원과 학생들의 신행생활을 계도하는 중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게 된다. 이런 자리에 올 3월 초 비구니 스님이 처음으로 경주캠퍼스 정각원장으로 취임했다.

제15대 정각원장 철우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취임과 동시에 코로나19라는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맞닥뜨리게 됐지만, 학내 전 구성원들과 힘 모아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있는 스님을 7월20일 만났다.

코로나 영향으로 이날 찾은 캠퍼스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철우스님은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코로나 위기 대응과 다가오는 2학기 수업 운영 방향, 인구절벽 위기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대안 마련 논의 등으로 회의장과 정각원을 왔다 갔다 하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었다.

스님은 이날 불교종립대학으로서 동국대 정체성을 살리는 데 심혈을 기울이겠다는 원력을 내놓으며 말문을 열었다.

부처님 성도지인 인도의 부다가야나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국내의 적멸보궁도 성지지만, 특히 “법(法)을 전하는 동국대야말로 한국의 불교 성지”라는데 방점을 찍었다. 부처님 가르침에 입각해 미래사회가 필요로 하는 불교인재 양성에 앞장서고 있는 공식 기관으로서의 위상과 가치가 그만큼 높다는 의미다. 이곳에서 스님은 “학생들이 부처님의 성품을 잘 배워 삶 속에서 그 성품을 드러내게 해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를 자신만의 언어로 “명품마음 만들기”라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실현가능한 것인가. 그 답을 대승경전의 꽃 <화엄경>의 보현행원품에서 찾았다.

“어렵지 않아요. 모든 이를 공경하고 칭찬하며, 널리 공양을 베풀며 자신을 잘 보살펴 참회하고, 다른 이의 장점을 잘 보아 따라 기뻐하며, 또한 부처님 법이 끊어지지 않기를 바라고, 부처님과 선지식이 오래 머물고 계시어 이롭게 하기를 바라며, 불법을 항상 열심히 배워 모든 중생 섬기기를 부처님 같이 해야 합니다. 또한 내가 쌓은 공덕을 나누는 것이 바로 명품 마음 만들기를 실천하는 길입니다. 이것을 실천하고 배우는 곳이 동국대이기 때문에 성지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올 상반기 코로나19 라는 난관에 부딪혀 법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돌아오는 2학기에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법회를 열고 올바른 신행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방침이다. 비대면 비접촉 시대에 발맞춰 온라인 법회도 계획 중이다.

정각원장이라는 소임을 맡기 전까지 불교를 알지 못하는 젊은 세대에 불심(佛心)을 키워주는 일에도 앞장섰다. 10여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교양필수 과목 ‘자아와 명상’ 강의를 맡아 학생들을 지도했다. 몸과 마음 호흡을 편안하게 하는 법을 알려주며 참된 ‘나’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해 보는 시간으로 진행했다. 바쁜 일상을 보내는 와중에도 틈틈이 자신을 되돌아보고, 인생을 설계해 나가는 학생들 모습을 접할 때마다 큰 보람을 느꼈다.

20대 청춘들에게 늘 스님은 세 가지를 당부한다. 우선 각자의 전공과목에 대해 철두철미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 한 분야만큼은 투철하게 꿰뚫어 스스로 자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자신의 육신을 지혜롭게 유지하는 방법이라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꼭 봉사를 할 것을 권유한다. 봉사 활동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복을 짓고, 남과 더불어 나누는 가치를 몸으로 깨닫고,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기르라는 당부다.

세 번째는 부처님 가르침을 진실하게 믿어 삶을 행복하게 가꿔나가라고 조언한다. 정각원에서 시간을 보내는 그 순간은 잘 모르더라도, 시간이 지나 종종 삶이 어려울 때 부처님에게 와서 인생의 물음을 묻는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늘 이야기 해 주는 스님이다. 물질과 정신적인 것, 인간의 관계 이 세 가지를 잘 갖추는 사람이 되라는 가르침이다.

포항 임허사 주지 스님이자 불국사 자원봉사단에서 총무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은 지역 사회를 위한 자비 나눔에도 열심이다.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지진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위기에 처한 포항 흥해 지역을 살리기 위해 단원들과 함께 이재민 지원에 앞장섰다.

강진 당시 진앙지와 가까워 사찰 또한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을 챙겼다. 지진 발생 직후 이재민들이 생활하는 흥해공고 한빛관을 찾아 따뜻한 식사와 차를 지원하고, 주민들 생활에 필요한 구호물품과 지원금 등을 꾸준히 보시했다. 불국사 자원봉사단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그해 12월 말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인생에 대한 물음이 많았던 20대 시절 스님은 우연히 도서관에서 청담스님의 책 <금강경 대강좌>를 읽다 출가의 원을 세웠다. 삶에 대한 해답을 금강경에서 찾은 것이다. 수행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부산에서 임진각까지 도보로 순례하는 순례단에 참여해 스스로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성찰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일정을 마친 직후 스님은 동학사 미타암으로 찾아가 출가했다.

동학사 강원(지금의 승가대학)을 마치고 난 뒤부터는 출가자 본분인 수행 포교에 모든 힘을 쏟아 부었다. 스님은 특히 1996년 내성사 어린이법회를 시작으로 지도자들을 위한 교육에 앞장섰다.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도전골든벨을 울려라!> 등 교재발간을 통해 어린이 포교에 기여했다.

2009년 동련 이사로 취임하면서 어린이불교교육연구소 소장으로서 <연꽃>, <불교학교지침서> 등 다수의 어린이 포교 관련 책자 편찬에 앞장섰다. 스님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제24회 포교대상 원력상을 수상했다.

2004년 교육원 불학연구소 사무국장 소임을 수행했을 때는 <간화선>을 비롯한 수행지침서 발간에 실무를 맡아 수행 토대를 세우는데도 일조했다. 오로지 부처님 법이 좋아서 매 순간 일분일초를 아껴가며 정진에 정진을 거듭한 시간들이었다.

이날 정각원장 철우스님은 코로나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불자들을 위한 법문도 잊지 않았다. 세상은 무상하니 부단히 정진하라는 당부였다.

“불교를 제대로 믿고 실천해 나가면 삶에도 희망이 있어요. 내 마음이 부처이니 이것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 다 답이 있지요. 그러려면 나에게 맞는 옷을 입는 것처럼, 자신에게 맞는 수행법을 꼭 지니고 그냥 열심히 해 보세요. 오래 입다 보면 편안해 지는 것처럼, 앉은 그 자리에서 사경이나 염불, 경 읽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는 불자가 되길 바랍니다. 그러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희망이 생겨요. 불교는 희망입니다.”
 

철우스님
철우스님

철우스님은…
1982년 운달스님을 은사로 동학사 미타암에서 출가했다. 1984년 자운스님을 계사로 사미니계를, 1989년 비구니계를 수지했다. 동학사 승가대학, 동국대 한문학과를 졸업한 스님은 동 대학원 선학과에서 2010년 설잠 화엄사상 연구로 석사학위를, 2015년 설잠 김시습의 선사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계종 불학연구소 사무국장, 경주 법장사 주지, 동학사 미타암 주지, 포교원 신도종책위원회 위원, 동련 이사, 충남경찰청 경승 등을 지냈다. 현재 포항 임허사 주지, 조계종 제17대 종회의원, 전국비구니회 경북1지회장을 맡고 있다.

경주=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3601호/2020년7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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