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43> 5G 시대와 불교①
[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43> 5G 시대와 불교①
  • 보일스님 해인총림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대행
  • 승인 2020.07.25 11:11
  • 호수 3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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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만물인터넷 시대…데이터가 돈이고 권력”
보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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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다르다” 

지난 1990년대 인터넷이 한창 보급될 무렵, 미국의 부통령이었던 앨 고어는 ‘정보고속도로(Information Super Highway)’라는 개념을 통해 정보통신혁명의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정보혁명의 중심에 인터넷혁명이 있었고, 이 개념은 사람들에게 인터넷을 누구나 빠르고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들뜨게 했다. 물론 동시에, 그가 1990년대 말에 소위 ‘IT 버블 붕괴’의 최초 원인제공자라는 비판을 받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요즈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생명공학 기술의 파괴적 혁신과 더불어 이 기술들의 동력이 되는 정보통신 기술은 5세대 기술까지 등장했다. 이 5G 기술로 인해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그간의 논의들이 비로소 미래가 아닌 현재에 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보여준다.

최근에는 이 거대한 변화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IT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고 있다. 현재는 물론 향후의 기술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이다. 너무나 폭등하는 주가 때문인지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부터 시작해서 일련의 변화들이 지난 1990년대의 ‘IT 버블’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이다. 과연 지금의 이 변화도 거품일까? 

흔히 ‘다보스포럼’으로 잘 알려진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의 회장 클라우스 슈바프는 “이번엔 다르다”고 역설한다. 그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은 이전의 3차 산업혁명과는 그 속도나 전방위적 성격, 그리고 파괴적 혁신이라는 측면에서 차원을 달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이 변화가 일시적이거나 특정 기업주에 대한 투기적 흐름으로 파악해서는 곤란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을 보고 그 혁신적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을까. 아직 우리에겐 인공지능이나 생명공학의 수혜를 일상 속에서 느끼지 못하는데 말이다. 그 의문에 대한 대답이 바로 ‘5G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5G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초연결, 초고속, 최실시간 영상처리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핸드폰을 통해 이용하던 4G LTE(Long Term Evolution)의 속도보다 최소 13배 이상, 최대 1300배 빠른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는 인터넷 속도가 이미 빠른데, 더 빨라진다고 해서 체감이 될 수 있을까. 하는 분이 있다면, 이런 실례는 어떨까. 초고화질의 풀HD 두 시간짜리 영화 12GB를 단 1초 만에 자신의 핸드폰에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된다.

요즘 한창 주목받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예로 들어보자. 만약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 중 돌발 위험을 포착해 급정거를 할 경우, 4G 시스템에서는 그 제동거리가 1.4m이다. 반면 5G는 2.8cm 밖에 걸리지 않는다. 제동거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이다. 한 마디로 그냥 바로 세울 수 있다는 말이다.

어쨌든 1990년대나 지금이나 문제는 속도였다. 이제 느린 인터넷은 단지 이용자의 인내심을 시험하거나 감수해야 할 불편한 느낌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앞으로 인터넷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는 건 사회시스템의 마비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거 수준의 인터넷 속도로는 원격수술도 자율주행 자동차의 제어도 불가능하다. 과거와 비교해 본다면, 놀라운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이대로라면, 슈바프의 말대로 정말 이번엔 다를지도 모르겠다.

➲ 5G

언론매체들마다 ‘파이브지’ 또는 ‘오지’라고 말하는데, 이건 또 뭔 말인가? 최근 갑자기 듣도 보도 못한 말들이 풍년이다. 뭔가 달라지긴 달라지나 보다. 5G기술은 굳이 풀어서 말하자면, ‘5세대 이동통신 기술’ 정도 되겠다. 통신기술의 발전 단계를 나타내는 말이다. 이동통신 기술을 세대로 구분하고 영문 약자인 G(Generation)라는 단어를 붙여 표기한다.

인간이 처음 음성을 통해 전화하기 시작한 때를 1세대 통신 즉 아날로그 세대를 말한다. 2G 기술은 디지털 세대로 문자, 3G 기술은 데이터 통신 세대로 동영상 전송까지 가능하게 만든 기술이다. 그리고 4G 기술은 광대역 모바일 네트워크 세대로서 이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전송하는데, 이전 세대 기술인 3G보다 약 10배 정도 빠른 속도를 낸다.

현재의 5G 기술은 주파수 대역을 확장하여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기기가 서로 연결된 빅데이터 네트워크 시스템이다. 최근 5G 기술이 새삼 중요해지는 이유는 바로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혁신기술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스포츠카를 샀다고 하더라도 그 차가 질주할 수 있는 고속도로나 서킷이 있어야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듯이, 데이터 기술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그 기술이 운용될 기반이 조성되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미 다뤘던 인공지능, 빅데이터, 자율주행 자동차, 사물인터넷, 증강가상현실 기술, 원격 의료, 원격수업, 스마트 시티 등등의 모든 기술에는 이 5G가 결정적 역할을 한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 마디로 이 첨단기술들이 모두 무용지물이 된다.
 

5G 기술은 마치 인드라망처럼 날줄 씨줄로 촘촘하게 세상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 기계와 기계 또는 사람과 기계 심지어 현실과 가상 세계가 네트워크로 묶어 낸다. 이제 시간과 거리의 물리적 제약 등을 뛰어넘어 서로를 연결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출처=www.shutterstock.com
5G 기술은 마치 인드라망처럼 날줄 씨줄로 촘촘하게 세상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 기계와 기계 또는 사람과 기계 심지어 현실과 가상 세계가 네트워크로 묶어 낸다. 이제 시간과 거리의 물리적 제약 등을 뛰어넘어 서로를 연결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출처=www.shutterstock.com

5G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혈관과 같고 일상에서는 고속도로와 같은 역할을 한다. 5G 기술은 ‘초고속’, ‘초연결’, ‘초저지연성’을 특징으로 한다. 초고속은 데이터 전송 속도에 있어서 이전 세대인 4G보다 약 20배가 향상되었음을 의미하고, ‘초연결’은 반경 1km² 이내에서 약 100만 개의 기기를 동시에 서로 연결가능 한 성능을 나타낸다.

그리고 ‘초저지연성’은 1000분의1초까지 응답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사실상 중간에 지체됨이 없이 실시간으로 바로 옆에서 대화하거나 보듯이 정보처리가 가능함을 뜻한다. 이 기술은 단순히 1, 2, 3, 4 다음의 5라는 순차적 기술 발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네트워크의 방식과 내용의 혁신을 통해 전 사회 전반의 경제 사회 문화적 패러다임의 대변화를 상징한다.

이처럼 5G 기술은 마치 인드라망처럼 날줄 씨줄로 촘촘하게 세상을 연결하고 사람과 사람, 기계와 기계 또는 사람과 기계 심지어 현실과 가상 세계가 네트워크로 묶어 낸다. 이제 시간과 거리의 물리적 제약 등을 뛰어넘어 서로를 연결하는 세상이 도래한 것이다. 

➲ 경계 넘어 연결과 융합 

김춘수는 그의 시 ‘꽃’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라고 노래했다. 초연결의 시대, 이제는 사람과 기계, 기계와 기계가 서로 연결되기 전에는 그것은 하나의 단순한 기계에 불과했다고 정도로 이해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서로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된 기기가 늘어날수록, 기기끼리 잘 연결될수록, 각 기기는 그 가치와 효용이 증대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표적 특징으로 거론되는 것 중의 하나가 사물인터넷(Iot)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텔레비전이나 가전제품들의 연결을 상상했다면, 앞으로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만물이 연결된 세상을 살아가게 될 것이다. 승용차뿐만 아니라 집안의 보안시스템, 심지어 방안에 놓인 관상수나 애완견마저도 모두 연결되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서로를 관리하며 각 개체가 잘 유지되고 기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실 말이 쉽지. 이러한 형태의 연결이 그리 간단한 기술이 아니다. 각 기기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를 교환, 저장, 처리, 연동하는 일련의 과정이 매우 정교하고 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5G 기술의 등장으로 인해 세상 모든 것과 새로운 관계 맺기가 가능해진다. 생물과 무생물을 가리지 않고, 가상과 현실 세계를 구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는 사물인터넷이라는 표현도 부족한지 ‘만물 인터넷(IoE, Internet of Everything)’이라는 용어마저 등장했다.

이전에는 개체가 개별적, 독립적으로 존재하면서 원래 가졌던 고유한 기능만큼 정도의 가치를 가졌다면, 이제는 개체들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그 가치가 한층 확장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한 마디로 초연결이 ‘초융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융합은 단순히 연결을 통한 결합이 아닌 혼종의 형태로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 데이터, 호랑이 등에 올라타다 

이쯤 해서 또 데이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5G 기술은 데이터 전송기술이다. 얼마나 많은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지체되는 일 없이, 얼마나 다양하게, 많은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이용하게 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 시대는 ‘데이터 경제(Data Economy)’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각국은 이 데이터 가치를 경쟁력으로 경제의 기반을 지탱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가 곧 돈이고 권력이다.

현재 전 세계 10대 기업 중 상당수가 디지털 데이터 플랫폼 기업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등의 기업들은 매 순간 이 세상 모든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기업이 단순히 데이터만 쓸어 모으는 것이 아니다. 남들이 해놓은 통신망에 무임승차한다는 비난을 받다가 이제는 직접 대규모 망구축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구글의 경우, 해저 케이블을 설치하는 등의 대규모 망설치 사업에 적극적이다. 마이크로 소프트나 페이스북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거대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앞 다퉈 통신망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보유한 데이터만큼이나 그것을 전송하는 기술인 통신망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통신망 사업은 으레 이동통신사가 담당하는 영역이었다. 이러한 변화는 네트워크 자체에 대한 통제력을 잃지 않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이 문제의 중요성에 공감하는 각국 정부들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5G 수준의 통신망을 구축해서 데이터가 원활하게 흐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데이터는 ‘5G’라는 호랑이 등에 올라탄 것처럼 맹렬한 기세로 세상 모든 곳으로 경계를 무너뜨리면서 확산되고 있다. 이제 그 속도를 줄일 수도 없고, 방향을 거스를 수도 없다. 오직 떨어지지 않도록 잘 제어하고 통제하는 법을 모색할 뿐이다. 

[불교신문3601호/2020년7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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