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성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
‘백제미소보살환수위’ 등 주최한
환수 위한 정책 토론회서 강조

백제미소보살환수위원회와 문화유산회복재단 등이 7월22일 충남 부여문화원 실내경기장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백제미소보살 환수를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백제미소보살환수위원회와 문화유산회복재단 등이 7월22일 충남 부여문화원 실내경기장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백제미소보살 환수를 위한 정책토론회’ 모습.

“‘백제미소불로 불리는 금동관음보살입상 환수가 답보 상태에 빠진 것은 결국 소관 부서인 문화재청의 환수 의지 부재와 이로 인한 예산 미확보 때문이다. 가장 확실한 환수 방안은 예산권을 가진 국회가 문화재청의 국내외 문화재 긴급 매입 자금을 증액하는 일 뿐이다.”

장진성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이같이 강조하며 국보급 문화재로 평가받는 백제 금동관음보살입상 환수를 위한 국회와 소관부서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백제미소보살환수위원회와 문화유산회복재단 등이 722일 충남 부여문화원 실내경기장에서 공동으로 개최한 백제미소보살 환수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다.

환수 추진 중인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은 7세기 백제 사비성에서 조성된 것으로, 고려 말 왜구의 침입 당시 사찰에서 보호를 위해 솥단지에 모셔 묻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긴급 보호 조치를 할 정도로 높은 가치를 지녔다. 1907년 부여군 규암면의 옛 절터에서 농부가 이 솥단지를 발견하면서 불상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졌다.

당시 솥단지에는 2점의 금동보살상이 있었다. 당시 일본헌병대의 경매를 통해 모두 일본인의 손에 넘어갔지만, 이 중 한 점은 해방 후 미군정이 압수한 뒤 국립박물관에 귀속해 국보 293(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로 지정됐다. 하지만 다른 한 점이 행방이 묘연했다 지난 2018년 한 언론 보도를 통해 모습을 드러냈으며, 일본인 사업가가 소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토론회에선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우리 민족의 국보급 문화재에 조속한 환수를 추진하는 고민들이 주를 이뤘다.
이날 토론회에선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우리 민족의 국보급 문화재에 조속한 환수를 추진하는 고민들이 주를 이뤘다.

이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은 부드럽게 아래로 흘러내린 옷, 허리를 살짝 틀은 우아한 자세, 우수한 조각 기술로 조성된 불상으로 무엇보다 자비로운 얼굴 표정이 돋보인다. ‘백제의 미소라고 할 수 있는 우아하면서도 신비하고 미묘한 미소를 띠고 있다. 특히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은 조각 기술, 자세, 표정, 미소를 기준으로 볼 때 그 가치가 국보 293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때문에 이날 토론회에선 여전히 돌아오지 못한 국보급 문화재의 조속한 환수를 추진하는 고민들이 주를 이뤘다. 특히 백제미소불 환수과정 평가와 환수방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장진성 교수는 문화재청은 소장자가 요구한 금액(150억원)과 정부 책정 구매가격(42)이 차이가 크다고 얘기하며 사실상 환수를 위한 어떠한 실질적인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꼬집으며 지난 2년 동안 벌어진 환수 노력을 평가해보면 과연 이 보살상이 국내로 돌아올 수 있을지 근본적인 의문과 회의가 든다고 했다.
 

일본인 사업가가 개인 소유중인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의 모습. ‘백제의 미소’ 라고 할 수 있는 우아하면서도 신비하고 미묘한 미소를 띠고 있으며, 그 가치가 국보 293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사진 제공=문화유산회복재단.
일본인 사업가가 개인 소유중인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의 모습. ‘백제의 미소’ 라고 할 수 있는 우아하면서도 신비하고 미묘한 미소를 띠고 있으며, 그 가치가 국보 293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보다 우수한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사진=문화유산회복재단.

그러면서 국회가 환수작업에 적극 나서줄 것과 정부지자체민간기관이 함께 공동기금을 마련하는 등의 실질적인 방안을 제언했다. 장 교수는 국회가 문화재청의 국내외 문화재 긴급 매입 자금을 현재 60억에서 200억으로 증핵 해줄 수 있다면 환수가 즉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국회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이 환수 의지가 없을 경우엔 국회가 문체부 산하기관인 국립중앙박물관에 특별예산을 배당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 교수는 만약 국회가 특별 예산을 배정할 수 없다면 해외 유수한 박물관의 사례처럼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재청, 충청남도, 부여군, 민간단체 기업 등 여러 해당 기관이 공동기금을 조성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이 경우 환수 주체 여부 등 부처 간 갈등과 불협화음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이날 자리에선 임영애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백제미소불의 역사적 의미와 반출 경위, 박영순 국회문화유산회복포럼 연구책임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대전 대덕구)국보급 문화재환수를 위한 국회문화유산회복포럼의 역할,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이 백제권역 역사문화유산과 문화자산으로 발전방안을 발표했다.
 

국보 제293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 백제미소불과 함께 발견됐으며, 일본인이 소유했다 다행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귀속됐다.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모셔져 있다. 사진=문화재청.
국보 제293호 부여 규암리 금동관음보살입상. 백제미소불과 함께 발견됐으며, 일본인이 소유했다 다행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귀속됐다.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에 모셔져 있다. 사진=문화재청

토론회에 앞서 김기서 백제미소보살환수위 상임집행위원장(충남도의원)지난 2018년 일본 도쿄의 한 호텔에서 백제미소보살의 실물을 처음 본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연대와 협업을 통해 환수에 따르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지역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이번 토론회를 통해 백제미소보살의 문화재적 진가를 확인하고 환수를 위한 국민적 지지를 이끄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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