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과 함께하는 법회 내 손안에…SNS 정진 ‘삼매’”

유튜브로 법회 실시간 중계
기도접수비 사찰방문 대신
전화·온라인으로 받는다
젊은불자들 자체 콘텐츠 활발

코로나19 시대 포교와 신행 문화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사찰에서 기도를 올리고 자신이 원하는 수행법을 선택해 신행생활을 해오던 불자들은 코로나로 인해 부처님과 스님들을 직접 마주할 기회가 대폭 줄어줄었다.

이런 불자들을 위해 올 상반기,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없으면서도 마치 절에 온 것처럼 스님들과 함께 기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내 손 안에서 부처님과 스님들의 가르침을 만나는 법회가 실현되도록 힘썼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유튜브를 활용한 실시간 온라인 법회의 등장이다. 조계사와 봉은사, 해인사, 월정사를 비롯한 주요 사찰들은 법회를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해 신도들이 가정에서 신행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전국 100여 곳의 군법당에서도 사찰에 나오지 못하는 장병과 군인 가족들을 위해 온라인 법회를 열었다.

캠퍼스 수업을 하지 못하는 대학생 불자들을 위해 지도 법사 스님이 직접 나서 한 학기 내내 화상법회를 실시한 불교 동아리도 있다. 스님들은 자택이나 각자의 수행 공간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를 수 있도록 경전 강의나 기도법 등을 사전에 녹화해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젊은 불자들도 법우들을 위해 자구책을 내놓았다. 조계사청년회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가 대표적이다. 이 두 단체는 올해 처음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콘텐츠를 제작해 게재했다. 대불련은 절턱 낮추기 프로젝트 저절로 간다, 불교 ASMR, 전래전래 불교동화를, 청년회는 매주 스님들과 함께하는 법회를 올려 언제 어디서나 정진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대면 활동이 제한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각종 기도비를 전화나 온라인으로 접수하는 모습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서울 조계사는 지난해까지 방문접수를 원칙으로 해오다, 올해 처음 온라인과 SNS, 전화를 활용한 연등 접수를 실시했다. 또 연등과 꼬리표를 촬영해 신도들에게 보내주는 서비스도 진행했다. 이렇게 받은 건수가 총 2000여 건에 달한다.

이은숙 조계사 교육국 팀장은 “평소보다 사찰 방문이 쉽지 않다보니 문자를 받아본 신도들 호응이 좋았다. 앞으로 코로나가 종식된다 하더라도 관련 업무를 보완 확대해 시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 상에서는 다른 불자들과 소통하며 수행하는 모습들이 공유되기도 했다. 포교원은 올 초 각자에 맞는 수행법을 택해 개별적으로 정진하고 이를 SNS로 인증하는 기도수행법을 종도들에게 제안했다.

이를 위해 기도의식 순서와 함께 독경, 염불, 108배, 참선, 보살행(봉사) 등 5대 수행 중에 택해 스스로 수행을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리플렛 제작해 수도권 사찰과 포교신도단체에 배포했다.

정진기간 동안, 각자 수행 모습을 카카오톡이나 개인 인스타그램 등에 게재한 불자들에게 소정의 선물을 증정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당시 200여명이 넘는 이들이 참여해 염불과 참선, 108배 등의 수행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인증하며 수행의 의미를 되새기며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길 발원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약사여래경>이나 <보배경>을 독경하며 가까운 이웃과 공동체를 위한 기도를 올리도록 의식집도 배포했다. 중앙신도회 또한 오프라인 순례 대신, 코로나 극복 책자와 온라인 수행바라미 안내 자료를 배포해 집중 실천하도록 도왔다.

비대면 비접촉 시대에 발맞춘 포교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활동들도 이어졌다. 어린이 단체 사단법인 동련은 올해 매년 진행하던 지도자연수 대신, ‘포스트 코로나 온라인 올라잇’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법회를 위한 프로그램 사용법을 배우고 실습도 해보는 맞춤형 강의를 진행했다.

불교레크리에이션협회도 ‘슬기로운 법회생활’이라는 온라인 강습회를 통해 인성교육을 위한 전래놀이와 생활 속 도구를 활용한 놀이, 온라인 법회를 위한 줌인(ZOOM-IN)사용법 등을 비대면으로 강습했다.

주요 포교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는 올해 처음으로 화상회의로 이뤄졌다. 7월 초 전국 교구본사 포교국장 회의가 올해 처음으로 화상회의로 진행된 것. 중앙종무기관으로는 처음으로 열린 비대면 회의였으며, 전국의 주요 교구본사 스님들은 포교원 차·팀장으로부터 올해 포교원 주요사업과 경과, 25회 일반·국제 포교사 자격고시 시행 등을 보고 받고 토의 시간을 가졌다.

이에 앞서 전국의 포교사들도 4월 중순께 온라인을 통한 화상회의를 열고 현안을 논의했다. 화상회의는 방창덕 포교사단 단장 주재로 서울과 부산, 대구, 제주 등 전국 13개 지부 임원들이 전원 참여해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이처럼 코로나는 우리사회는 물론 한국불교 전반에 변화를 몰고 왔다. 비대면을 기본으로 하는 언택트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불교도 새로운 시기에 직면했다. 포교원장 지홍스님도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온라인 전법 포교 시스템 구축’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포교원장 스님은 “코로나19로 경제와 사회는 물론 기본적인 일상생활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고, 한국불교 역시 철저한 혁신과 미래 준비가 절실하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언택트 신행활동이 미래 불교의 대안이자 새로운 포교신행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하는 시점이다.

[불교신문3601호/2020년7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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