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국보‧보물된 불교문화재 “이곳에 다 모였다”
새롭게 국보‧보물된 불교문화재 “이곳에 다 모였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0.07.20 20:41
  • 호수 3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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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국립중앙博 공동 주최 ‘새 보물 납시었네’展

7월22일부터 9월27일까지 기획전시실서
지난 3년간 국보‧보물 된 84건 196점 한자리
불교문화재 28건…1개 전시관 통째로 ‘눈길’

수행자의 마음가짐과 지켜야할 규범을 담은 <범망경>을 감지에 1cm 크기의 금니로 정성스레 필사한 보물 제1988범망경보살계품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낸다. 중생을 구제하겠다는 원력으로 연꽃 대좌 위에 자리한 보물 제2015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속 관음보살의 은은한 미소는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위안을 건넨다. 가장 오래된 사리장엄구로 백제 시대 불교 신앙과 정교한 공예 기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국보 제327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로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지난 3년간 새롭게 국보·보물이 된 불교문화재 28건을 비롯해 총 83건의 지정문화재가 한 자리에 모였다.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22일부터 9월27일까 ‘새 보물 납시었네-신(新)국보보물전 2017~2019’ 전을 연다. 사진은 개관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물 제1990호 '대곡사'명 감로왕도를 보고 있는 배기동 박물관장과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모습.
지난 3년간 새롭게 국보·보물이 된 불교문화재 28건을 비롯해 총 83건의 지정문화재가 한 자리에 모였다.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은 7월22일부터 9월27일까지 ‘새 보물 납시었네-신(新)국보보물전 2017~2019’ 전을 연다. 사진은 개관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물 제1990호 '대곡사'명 감로왕도를 보고 있는 배기동 박물관장과 정재숙 문화재청장의 모습.

지난 3년간 새롭게 국보·보물이 된 불교문화재 28건을 비롯해 총 83건의 지정문화재가 한 자리에 모였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722일부터 927일까지 진행하는 새 보물 납시었네-()국보보물전전에서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157건 중 이동이 어려운 건축 문화재와 중량이 무거운 문화재를 뺀 83196(국보 1227, 보물 71169)을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공개한다.
 

17세기 걸출한 조각 실력을 지닌 무염스님이 조성한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2003호),
17세기 걸출한 조각 실력을 지닌 무염스님이 조성한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2003호)

사찰기관개인 등 문화재 대여 기관만 34곳에 달할 정도로 국보보물 공개 전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꾸며졌다.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다양한 종류의 문화재를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의미를 더하는 가운데, 이중 불교 관련 문화재가 다수를 차지해 눈길을 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준비한 3가지 테마의 전시관 중 하나가 불교 문화재로 구성됐다. 우리나라 국보보물의 절반이 넘는 불교 성보의 중요성과 위상을 실감케 한다.

불교 문화재는 염원을 담다라는 주제의 전시관에서 만날 수 있다. 허형욱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오랜 세월 민족과 동고동락하며 현실의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와주고 정신적으로 풍요롭게 해준 불교의 가치를 담아냈다고 설명했다.

크게 불상과 불화, 불사리장엄구와 사경, 인쇄물 등으로 나눠져 있다. 우선 불법을 따르며 개인과 왕실의 안녕을 바라는 발원자의 마음이 담긴 사리공양구들이 발길을 사로잡는다.
 

보물 제 2015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보물 제 2015호 고려 천수관음보살도.

2009년 익산 미륵사지 서탑에서 출토된 사리장엄구(보물 제1991)를 비롯해 깔끔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국보 제327)를 만날 수 있다. 두 사리 관련 공양구가 한 공간에서 만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조선을 개국하기 직전인 1391년 이성계가 당시 유행한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금강산 비로봉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금강산 출토 이성계 발원 사리장엄구 일괄’(보물 제1925)도 주목된다.

불교 기록 문화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도 선보인다. 경전을 인쇄하기 위해 새긴 개심사 소장 <묘법연화경> 목판’(보물 제1961)을 비롯한 다채로운 목판들, 옛 선사들의 이야기와 교훈을 모은 선서(禪書)선림보훈’(보물 제700-2), 세종이 소헌왕후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며 지은 찬불가인 <월인천강지곡> 권상(국보 제320)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번 전시의 전체 3개의 전시관 중 한 전시관이 불교 문화재로 꾸며졌다. 우리나라 국보‧보물의 절반이 넘는 불교 성보의 중요성과 위상을 실감케 한다.
이번 전시 전체 3개 테마의 전시관 중 한 전시관이 불교 문화재로 꾸며졌다. 우리나라 국보‧보물의 절반이 넘는 불교 성보의 중요성과 위상을 실감케 한다.

이밖에도 17세기 걸출한 조각 실력을 지닌 무염스님이 조성한 남양주 불암사 목조관음보살좌상’(보물 제2003), 경전을 보관하는 함으로 나전으로 무늬를 장식한 고려 후기 나전경함’(보물 제1975)도 이목을 집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조선 전기 불화를 대표하는 보물 제1994호 지장시왕도와 고혼이 의례를 거쳐 깨달음의 공간으로 인도되는 과정이 상세하게 묘사된 보물 제1990대곡사명 감로왕도는 웅장한 모습을 뽐낸다.
 

이번 전시에 함께 하지 못한 사찰이나 누정, 석불상의 경우에는 고화질 영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물리적 한계로 이번 전시에 함께하지 못한 사찰이나 누정, 괘불탱 등은 고화질 영상관이 따로 마련돼 상영된다.

논산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국보323)이나 구례 천은사 극락보전(보물 제2024), 군위 법주사 괘불도(보물 제2005) 등 물리적인 한계로 전시 공간에 함께하진 못했지만 새롭게 국보보물로 지정된 사찰, 누정, 석불상, 괘불탱 등은 입체감 가득한 고화질 영상으로 상영돼 아쉬움을 달랜다.
 

불교 기록 문화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도 선보인다.
불교 기록 문화의 면면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재도 선보인다.

불교 문화재 이외에도 이번 전시에선 쟁쟁한 국보와 보물들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역사를 지키다라는 주제의 전시관에선 우리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기록 유산이 소개된다.

마침내 국보로 승격된 옥산서원 소장 <삼국사기>(국보 제322-1)와 연세대학교 소장 <삼국유사> 1~2(국보 제306-3)를 비롯해 조선 태조부터 철종까지 472년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국보 제151) 등 다양한 역사기록물이 전시된다. 실록이 지닌 위대한 가치를 전하기 위해 실록의 편찬에서 보관,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을 상세히 전시장에 담았다.
 

물리적 한계로 이번 전시에 함께하지 못한 괘불탱 등은 고화질 영상관이 따로 마련돼 상영된다.

예술을 펼치다주제의 전시관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22건의 보물이다. 김홍도의 마상청앵도’(보물 제1970), 신윤복의 미인도’(보물 제1973), 김득신의 풍속도 화첩’(보물 제1987), 정선이 금강산 12000봉을 그린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 등 간송 재단에서 소장 문화재를 이처럼 한번에 다량으로 대여 전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부여 왕흥사지 출토 사리기.

특히 보물 제1986호 심사정의 촉잔도권은 간송미술관 이외엔 외부에서 공개된 적이 없는 대작(가로 약 8m)으로 꼽힌다. 다만 간송 측 소장 서화류는 3주 단위로 교체 전시되기 때문에 교체 시점(812, 94)을 체크해야 한다.
 

‘예술을 펼치다’ 주제의 전시관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22건의 보물이다. 신윤복의 ‘미인도’(보물 제1973호)
‘예술을 펼치다’ 주제의 전시관에서 단연 돋보이는 것은 간송미술문화재단이 소장한 22건의 보물이다. 신윤복의 ‘미인도’(보물 제1973호)

또한 이번 전시에선 관객의 이해를 돕는 미디어 전시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선을 끈다. <조선왕조실록>을 흥미로운 주제별로 직접 선택해 검색해 볼 수 있는 미디어테이블보물 제2029호 이인문의 강산무진도등을 46억 화소로 스캔한 별도 전시 공간 등이 마련돼 있다.

전시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예약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시간 단위로 관람인원을 200명으로 제한한다. 또한 전시장을 직접 찾지 못하는 관람객을 위해 전시 장면과 주요 전시품 등을 담은 온라인 전시를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go.kr)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
 

정선이 금강산 1만2000봉을 그린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정선이 금강산 1만2000봉을 그린 ‘풍악내산총람도’(보물 제1951호)

한편 공식적인 개관에 앞서 7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옛 선현들의 지혜가 담긴 국보와 보물이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특히 이번 전시를 위해 큰 도움을 준 조계종 등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배기동 국립박물관장도 이번 선보이는 모든 문화재를 다 보려면 적어도 2번 이상 관람해야 할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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