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세계 금속활자 역사
다시 쓰는 세계 금속활자 역사
  • 허정철 기자
  • 승인 2020.07.20 09:25
  • 호수 3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남명증도가

박상국 지음/ 김영사
박상국 지음/ 김영사

정통한 불교서지학자이자 고려대장경 연구의 권위자로 꼽히는 박상국 한국전적문화재연구소 소장이 세계 인쇄술의 역사를 뒤바꿀 <남명증도가>에 숨겨진 비밀과 진실을 파헤친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본 남명증도가>를 최근 펴냈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월 펴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수정 보완해 선보인 개정판이다.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중국 당나라 현각스님이 선종의 6조인 혜능스님을 친견한 후 크게 깨달은 심정을 서술한 <증도가>에, 송나라 남명선사 법천스님이 게송을 붙여 내용을 알기 쉽게 밝힌 책이다. 현존하는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모두 10여 종으로 그중 4책이 동일 본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출판박물관에 소장 중인 삼성본(보물 제758-1호), 공인박물관에 소장 중인 공인본(보물 제758-2호), 대구 스님 소장본(문화재 신청 중), 개인 소장본이 바로 그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보물 제758-2호로 지정된 공인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는 1239년(고종 26) 조계산 수선사(현 송광사)에서 제작된 세계 최초이자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이라고 강조한다. “동일 본으로 알려진 4책을 검토해 본 결과 공인본은 금속활자본이고 다른 책은 목판본각본으로 각기 다른 판본”이라는 저자의 주장대로라면 세계 최초 금속활자본으로 알려진 <직지심체요절> 보다 138년 앞선 금속활자본이 존재하는 것이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보물로 지정돼 있는 공인본은 고려 고종 26년(1239)에 최이(崔怡)가 이미 간행한 금속활자본을 견본으로 삼아 다시 새긴 번간본 중 하나가 전해진 것이다. 기존에 학계에서 1984년 처음 등장한 삼성본 권말에 붙은 최이의 지문 가운데 ‘於是募工 重彫鑄字本(어시모공 중조주자본)’이라는 문구에서 ‘중조주자본’을 “금속활자본을 다시 목판에 새기다”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 책은 4장에 걸쳐 금속활자본인 공인본과 목판본인 삼성본을 비교·분석해 공인본이 금속활자본임을 상세히 밝히고 있다. 마지막 부록에는 공인본의 한글 완역과 영인본 전문을 실어, 이 책이 낯선 독자들이 그 내용을 파악하고 금속활자본의 면면을 오롯이 살펴볼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자는 “이 책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사적으로 역사와 문화를 다시 써야 하므로 불명확한 부분은 수정했고, 영문 초록과 일문 초록을 넣게 됐다”면서 “모든 인연공덕으로 재판의 수정 폭은 컸지만 보람을 만끽할 수 있게 됐다”고 소회를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