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포교원이 수행 안내서 <불교 5대 수행법 길라잡이>를 펴냈다. 계율 간경 염불 참선 보살도 다섯 수행을 경전에 근거한 이론을 제시하고 수행을 하는 이유를 든 뒤 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초보자용이라고 하지만 오래 전에 입문한 불자들도 참고할 만 하다. 

누구나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점이 가장 눈길을 끈다. 가령 계율 분야에서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를 불사음계 분야에 넣고, 가짜 뉴스나 온라인에서 익명을 이용해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불망어계를 어기는 것으로 간주하며, 기르던 개를 유기하는 행위를 불살생계에 포함시킨 것 등이다.

일상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을 들어 계(戒)를 설명한 점이 이해도를 높이고 경각심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좋은 안내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매 수행 마다 경전 근거를 든 점도 좋다. 지침서의 권위를 높여줄 뿐만 아니라 실천력도 향상시킬 수 있다. 경전 근거는 더 보충해서 새로 펴낸다고 하니 관심 있는 불자들의 기대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보살행과 계율을 수행에 포함시킨 점도 높이 살만하다. 보통 수행은 참선 염불 간경으로 특정 하는데 포교원이 발간한 수행안내서는 계율과 보살도를 포함시켰다. 더 많은 논의가 뒤따라야 하겠지만 계율과 보살행을 수행으로 삼는다면 불자들의 실행의지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쉽고 설득력 있는 문장, 생활 속에서 바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매뉴얼 제시 등 안내서는 많은 장점을 갖췄다. 포교원이 이 안내서 발간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좋은 수행안내서를 만든 포교원과 실무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보낸다.

문제는 실천이다. 아무리 훌륭한 수행 안내서나 자료를 펴낸다 해도 현장에서 이행하지 않으면 물거품과 같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곳은 사찰이다. 사찰에서 신도들에게 지침서를 배포하고 그 내용대로 가르치는 것이 가장 좋다. 안내서대로 신도를 교육하고 수행으로 이끌기를 권유한다.

포교원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의 적극적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 중앙종무기관 종무원들을 대상으로 먼저 교육하고 훈련된 종무원이 포교사나 단체활동가 사찰종무원을 교육하는 식으로 위에서 아래로 점차 확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스스로 찾아 읽고 감탄하여 실천하면 좋겠지만 그런 일이 현실에서 일어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포교원이 만든 좋은 교재가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사례는 많다. 사찰에서 포교원이 발간한 교재로 신도 교육을 하지만 내용은 엉뚱하게 흐르는 경우가 다반사다. 이유는 현장을 확인하여 바로잡고 강사를 교육하는 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똑같은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원인을 파악하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책자를 발간한 것으로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다. 사찰과 신행단체도 수행지침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종단 홈페이지에서 누구나 내려 받기 할 수 있으므로 관심만 가지면 실천하는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다. 포교원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수행안내서가 이번에는 제대로 활용되기를 바란다.

[불교신문3598호/2020년7월1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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