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91세 고령독자 박경란 할머니 인터뷰

함께 공부하는 지인 집에서
불교신문 처음 접하고 구독 결심
스님들 좋은 말씀 가득해 만족
돌아서면 잊더라도 읽고 또 읽어
남은 여생 불교신문과 같이하고파

7월13일 여주 능서면 매류리 자택에서 만난 본지 독자 박경란 할머니는 스님들 법문, 다양한 사찰과 불자들 이야기 등 읽을거리가 많은 불교신문이 “참 좋다”고 했다.

“큰스님들이 사람들한테 착하게 살라고 좋은 말씀 해주지요, 여기 어디 나쁜 소리하나 쓰여 있나요? 없지. 우리들 다 잘되라고 해 주는 말씀 같아요. 한 번 봤던 내용도 읽고 또 읽을 때가 많아요.”

올해 91세인 본지 독자 박경란 할머니는 스님들 법문, 다양한 사찰과 불자들 이야기 등 읽을거리가 많은 불교신문이 “참 좋다”고 했다. 여주군 능서면 매류리라는 조용한 시골 마을에 매주 2번 배달되는 신문은 할머니에게 전국 구석구석의 불교 소식을 전해주는 친구 같은 존재다.

7월13일 자택에서 만난 박 할머니는 “가끔 먹는 것은 빼먹어도, 불경 읽고 신문은 꼭 본다”며 미소 지었다. 합장 인사로 기자를 맞이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구순이 넘었지만 할머니는 정정했다. 평생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며 몸으로도 실천한 덕분인지 얼굴이 맑고 깨끗했다.

박 할머니는 약 한 달 전, 지인을 통해 신문을 접하고 직접 구독을 신청했다. 지역의 한 복지관에서 한자와 일어를 함께 공부하고 있는 친한 지인 집에 들렀다가 본지를 보고, 바로 신청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신청 방법을 전해 듣고 전화번호가 적힌 면을 오려와 곧장 전화를 했다. 정기적으로 잘 배달되는 신문을 요즘 꼼꼼히 읽고 있다. 할머니는 “돌아서면 잊어버릴 때도 있지만, 읽고 또 읽는다”고 했다. 장기독자는 아니지만 불교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신문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박경란 할머니의 책상과 불서들.

독실한 불자였던 모친 영향으로 박 할머니는 자연스럽게 불자의 삶을 살게 됐다. 개성이 고향인 할머니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송악산 기슭에 있는 안화사라는 절에 갈 때마다 쌀을 머리에 이고 가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서울로 시집온 이후에도 불자였던 시어머니를 따라 절에 다녔다. 젊었을 때는 사찰에서 절도 수 백 번 곧잘 했다고 들려줬다.

십 여 년 전 할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낸 할머니는 하루의 대부분을 불교 수행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금강경>도 읽고 108염주를 굴리며 ‘관세음보살’을 염송한다. 매달 한 달에 한 번 집 가까이 있는 절에도 나간다. 몇 달에 걸쳐 하고 있는 <법화경> 사경에도 열심이다. 그동안 네 차례에 걸쳐 전권을 다 쓰고, 이제 다섯 번째에 접어들었다.

방 한 켠에 그동안 쓴 사경 책이 가지런히 쌓여있었는데, 열어보니 검정 펜으로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씨가 가득하다. 책꽂이에는 불서들이 꽂혀있고 앉은뱅이 책상에도 경전들이 놓여있었다. 불교신문은 침대 머리맡에 놓여있었다. 매일 기도하는 할머니 모습에 자식들도 대부분 불교 신자라고 밝혔다. 할머니는 “자식들이 착하다. 다들 관세음보살이다”며 밝게 웃었다.

평생을 신실한 불자로 살아온 할머니는 “좋은 인연을 많이 지으라”는 가르침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다고 밝혔다. 불자라면 남을 험담하고 해코지 하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말고, 착한 일을 많이 하면서 마음을 편하게 하는데 더 공을 들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할머니에게 언제까지 신문을 볼 거냐고 물어보았다. “죽기 전까지 보고 싶다”는 답이 돌아왔다.

“신청해서 보지도 않고 쌓아만 뒀다면 뭐 하러 신문을 보겠다고 했겠느냐”는 할머니는 “이리저리 다니는 것도 좋아하지도 않고, 혼자 앉아서 공부하고 읽고 보는 것을 즐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불교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많이는 못하더라도 몇 천원 기부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 나도 좋고 불교신문도 좋아지고, 불교도 다 잘 운영되리라고 믿는다”며 지속적인 구독을 약속했다.

여주=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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