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은 불교와 인연이 진중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위례 상월선원 정진현장을 찾아 안부인사를 전하는 박원순 시장. ⓒ불교신문
박원순 서울시장은 불교와 인연이 진중했다. 사진은 지난 1월 위례 상월선원 정진현장을 찾아 안부인사를 전하는 박원순 시장. ⓒ불교신문

7월10일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은 독실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난 만큼 불교계와 각별했다. 경기고 재학 시절 청담스님이 지도하는 불교학생회(룸비니)에서 활동했다. 광덕스님 가르침을 받으며 학생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1975년 서울대 입학해 유신체제에 반대하는 학생 운동으로 얼마 되지 않아 구속됐을 당시에도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으며 마음 수련을 했다고 한다. 당시 박 시장은 싯다르타를 탐독하며 물질과 명예보다는 영혼이 풍요로운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전해진다.

스님들과의 오랜 인연도 남다르다. 1994년 종단 개혁 당시 해인사 주지 현응스님 주도 아래 종단 종헌종법을 손볼 때 자문변호사로 참여했다. 지리산 댐 건설 문제로 수경스님이 댐 건설에 반대하며 환경 운동에 앞장설 때는 남원 실상사에 머무르며 수경스님 뿐 아니라 도법스님과도 인연을 맺었다.

아름다운재단과 희망제작소 등을 설립하며 시민사회 운동을 주도해온 박 시장은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 제10회 만해대상(실천 부문)과 막사이사이상(공공봉사 부문), 2009년에는 제15회 불교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불교계 유일 장기기증 단체인 생명나눔실천본부와도 긴 시간 연을 쌓았다. 박 시장은 2001년 생명나눔실천본부가 장기기증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이전부터 희망등록자로 서약을 하며 인연을 맺었다. 10여 년 활동을 인정받아 2019년에는 제1회 생명나눔 대상을 수상했다. 그의 부인 강난희 여사 또한 독실한 불자로 생명나눔실천본부 뿐 아니라 불교계 행사에도 빠짐없이 얼굴을 비췄다.

시장 후보 시절에는 특별히 종교를 언급하진 않았다. 다만 그는 부처님 가르침과 스님들 말씀에 귀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며 불교계와의 친분을 나타냈다. 당선 직후 당시 총무원장이었던 자승스님을 예방하는 한편 취임 첫 방문지로 명진스님과 만나기 위해 충북 월악산 보광암을 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원순 시장이 지난 2월 종지협 행사에 참석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불교신문
박원순 시장이 지난 2월 종지협 행사에 참석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불교신문
박원순 시장은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9년 11월 ‘2019 서울국제불교박람회’를 찾아 불교신문 사장 정호스님과 전시장을 관람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불교신문
박원순 시장은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도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2019년 11월 ‘2019 서울국제불교박람회’를 찾아 불교신문 사장 정호스님과 전시장을 관람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불교신문

불교계 현안에도 이해가 깊다. 박 시장은 전통문화유산 보존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시민운동가 시절부터 전통문화유산 보존은 박물관보다 시민의 일상에서 잘 실현되도록 해야 한다전통문화유산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 사회적 기업이나 비영리 단체가 보존과 관리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를 서울의 자랑거리로 표했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를 적극 후원하고 지지하며 서울시의 랜드마크와 딱 들어맞는 것이 불교이며 서울시 또한 힘을 더하겠다고도 했다.

불교박람회를 통해 포교원장 지홍스님과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비보를 접한 포교원장 지홍스님은 불교계와 정서적으로 가까우면서 친화적이었던 박 시장은 불교 문화에 적잖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을 뿐 아니라 스님들을 매사 존경하는 마음으로 대했다누구보다 애정을 갖고 진심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던, 불교가 기댈 큰 언덕을 오늘 잃었다고 말했다.
 

박원순 시장은 2019년 11월 생명나눔실천본부가 수여하는 제1회 생명나눔대상을 수상했다. ⓒ불교신문
박원순 시장은 2019년 11월 생명나눔실천본부가 수여하는 제1회 생명나눔대상을 수상했다.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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