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호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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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이 온통 병고로 신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이미 예견한 듯, 부처님께서는 병고는 물론 생·노병사에서 벗어나는 길을 세 가지로 제시하셨다. 그 첫 번째 방법은 무아(無我)다. 나의 병은 내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라지면 자연히 나의 병도 사라진다. 그러므로 무아를 터득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다. 무아에 통달하려면 ‘아바타 명상’을 닦아야 한다.

몸과 마음은 ‘아바타’라는 생각에 입각해서, 늙어갈 땐 ‘아바타가 늙어간다’, 병들었을 땐 ‘아바타가 병들었다’, 죽어갈 땐 ‘아바타가 죽어간다’라고 염하는 것이다. 늙고 병들고 죽는 것은 나의 아바타일 뿐, 참된 내가 아니다.

두 번째 방법은 대아(大我)다. 이 몸과 마음이 ‘나’라는 생각이 쉬면, 나 아닌 것이 없게 된다. 일체가 나이고 부처다. 온 우주가 내 집이요, 모든 생명이 내 가족이다. 번뇌와 병고는 나의 도반이다. 이에 통달하려면 ‘바라밀 명상’을 닦아야 한다. 앉으나 서나, 오나가나, 자나 깨나 ‘마하반야바라밀’을 염(念)하는 것이다. ‘마하는 큼이요, 반야는 밝음이요, 바라밀은 충만함이다.’ ‘나는 지금 크고 밝고 충만하다!’

세 번째 방법은 시아(是我)다. 크게 보면 ‘나’아닌 것이 없지만, 바로 지금 여기서 나의 행위가 또 다른 ‘나’다. 악행에는 괴로움이 뒤따르고 선행에는 즐거움이 뒤따른다. 이에 통달하려면 ‘행불명상’을 닦아야 한다.

바로 지금 여기에서 밥 먹을 땐 밥 먹을 뿐! 잠잘 땐 잠잘 뿐! 아플 땐 아플 뿐! 죽을 땐 죽을 뿐! 이대로 충만해 더 이상 얻을 바가 없으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게 되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게 돼, 마침내 생사해탈을 이루게 된다. 이러한 내용을 아는 만큼 전하고 가진 만큼 베푸는 것이다.

무아는 본체(体), 대아는 모습(相), 시아는 쓰임(用)이다. 그렇다면 무아연습인 ‘아바타 명상’과 대아연습인 ‘바라밀 명상’, 그리고 시아연습인 ‘행불명상’ 가운데 어떤 것을 해야 할 것인가? 지금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 아무쪼록 이를 적극 활용해 온 인류가 병고에서 벗어나기를!

[불교신문3596호/2020년7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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