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만든 소박한 약차 한 잔…건강과 평온 선물”

병원 약에만 의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면역력 떨어진다
종래에는 정신과 육체가
썩은 고목같이 바스러진다

우리 땅에서 자란 수많은 산야초
생명 살리는 놀라운 약성 지녀
우리 몸에 맞게 정제하면 藥茶

약차는 생명수입니다. 차는 양생(養生)의 선약(仙藥)이요, 수명을 연장시키는 묘한 수단이니 차를 다려 마시면 오래 살 수 있습니다. 예부터 차에 관해 전해오는 말입니다. 이렇게 차가 사람의 몸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건강하게 지켜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왔습니다. 물론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 국면에서 차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습니다. 

사람의 육신이나 일체 만물을 구성하는 4가지 기본 요소로 사대(四大)라고 하는 지(地)·수(水)·화(火)·풍(風)과 사색(四色)이라고 하는 청(靑)·황(黃)·적(赤)·백(白)이 있습니다. 적당한 체온과 영양분 등으로 이들 요소를 채워야 하는데 이 가운데 어느 한가지만 균형이 깨어져도 온갖 병에 노출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몸에 이상신호가 오기 전에는 자기 몸을 세심하게 알고 정성껏 관리하려는 생각을 전혀 하지 않습니다.
 

선엽스님은 직접 차를 만든다. 지천에 널리 산야초를 손수 채집해서 신도들과 함께 밤낮없이 약차를 만든다. 코로나 때문에 스님 손길은 더욱 바쁘다.
선엽스님은 직접 차를 만든다. 지천에 널리 산야초를 손수 채집해서 신도들과 함께 밤낮없이 약차를 만든다. 코로나 때문에 스님 손길은 더욱 바쁘다.

위대한 자연이 가꾼 산야초 지천에…

몸은 건강할 때 돌보아야 합니다. 일단 병에 걸린 다음에는 아무리 좋은약을 써도 건강을 되찾기 어렵습니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몸을 너무 혹사하거나 방치하거나 둘 중하나입니다. 폭식과 잘못된 섭생으로 몸이 점점 나빠지는데도 몸이 보내는 경고를 계속 무시하다가 병이 찾아온 뒤에야 후회합니다. 우리가 이른바 서양의학이란걸 접하고 병이 나면 양약(洋藥)과 주사로 치료하게 된 지 채 100년도 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서양의학이 도입되기 전에는 어떻게 했을까요? 우리의 선조들은 오직 산과 들에서 나는 산야초로 병을 다스렸는데 그것은 효과적인 방책이었습니다. 산야초에는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신비로운 약성이 가득 깃들어 있습니다. 양약의 원료를 산야초에서 추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선조들의 지혜를 계승하지 못하고 현대인들은 독한 약과 의사의 처방에만 전적으로 의존하려 듭니다. 그러다 보면 신체의 회복력이 점점 약해져서 몸이 스스로 조화와 균형을 찾아 병을 물리치기가 어려워집니다. 

약에만 의지하다보니 자연히 면역력이 떨어지고, 종래에는 정신과 육체가 썩은 고목같이 바스러지기 쉬운 존재가 됩니다. 침이나 뜸같이 한방요법도 있지만 여기에는 고통이 따릅니다. 탕약은 마시기 힘들 뿐만 아니라 눈에 띄는 즉각적 효과를 나타내지 않습니다. 병에 걸리고 나면 사방팔방 치료법을 찾아보지만 한번 쇠약해진 몸은 회복되기 어렵습니다. 차도가 보이지 않는 환자는 반드시 건강을 찾겠다는 의욕을 상실하기도 합니다. 

현대인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습니다. 하루하루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서 자신도 모르게 몸과 마음을 혹사하고 누적되는 피로를 가볍게 여깁니다. 그리하여 몸과 마음이 회복불능 상태에 빠질 때까지 구조를 요청하는 몸의 아우성을 외면합니다. 걷고 움직이고 뛰고 활동하는 것만큼이나 보고 듣고 말하고 생각하는 등의 정신활동에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의아하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정신적 행위는 신체활동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여기에는 스트레스도 한몫을 합니다. 우리가 몸을 움직이고 생각을 할 때 정(精)과 기혈(氣血)이 쉼없이 빠져나갑니다. 이를 보충하려면 끊임없이 영양소를 공급해야 합니다. 그런데 영양소보다 노폐물과 독소로 인해 몸속에 냉(冷)이 쌓여만 갑니다. 인스턴트식품과 냉동식품, 화학적으로 만들어진 음료 등으로 인해 우리 몸이 화학 성분에 자주 노출되고,이를 지속적으로 섭취하며 중독되어가기 때문입니다.

몸속에 독소가 일정량을 초과해 쌓이면 인체는 정상활동을 할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질병이 발생합니다. 마침내 한계 상황에 도달했을 때 몸의 자체정화 능력으로 독소를 배출하고 건강을 회복하고자 병이 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화작용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약이 있을까요? 해독제로 작용하는 명약이 있습니다. 바로 우리의 산과 들에서 자란 산야초를 재료로 한 약차입니다. 이 간단한 약은 몸속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해 혈관을 맑게 청소합니다.

위대한 자연이 가꾼 산야초는 인간이 알지 못하는 특별한 효능을 발휘합니다. 오늘날 식품학자와 의학자들은 신체의 정과 기혈을 원활하게 순환시키는음식, 몸이 아무 거부감 없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음식을 열심히 찾고 있습니다. 

요즘은 그중에서도 산야초와 한방 약재로 만들어진 약차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음식을 섭취한 후 완전히 소화되고 대사 기능이 이뤄질 때까지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섭취한 음식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동안 몸속에서는 효소가 발효되고, 이로 인해 혈관과 장기에 부유물인 활성산소와 가스가 들어차면서 몸이 피로감을 느낍니다. 바로 이것이 병의 원인이 되는 독소입니다.

그런데 고농축 정제수인 약차를 마시면 그 속에 든 수많은 영양분이 혈액속에 활성산소를 만들지 않고도 단시간에 혈관을 타고 몸속에 흡수됩니다. 그리고 그 영양분들은 우리 몸에서 곧바로 에너지로 바뀌어 체력의 원동력이 됩니다. 약차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음식 가운데 최고의 생명 엑기스라 할 수 있습니다.

내 몸에 맞는 한잔의 차는 몸과 마음을 정화할 뿐만아니라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인생의 가장 큰 명약입니다. 자신을 돌아볼 틈 없이 앞만 보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바쁜 생활로 인한 영양 불균형과 스트레스 때문에 기혈 순환이 원활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미 갖가지 병을 안고 살면서도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 땅에서 난 건강한 제철 식물로 만든 차를 마심으로써 병든 오장육부와 정신을 되살리는 것, 그것이 나의 간절한 바람입니다. 더불어 선천적 질환이나 신경계나 면역계 손상 같은 현대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약차로 도움받기를 원합니다. 

약차 꾸준히 마시면 마음 평정심도

고도로 정제된 고농축 생명수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입니다. 차를 마시면 심신이 안정되고 곧바로 체온이 상승합니다. 이에 따라 몸이 긴장감에서 벗어나며 혈관이 정화되는 것은 물론, 암과 면역계, 신경계의 여러 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몸과 마음이 저절로 쾌청해지고 이완됩니다.

우리 몸은 하나의 소우주입니다. 우주의 이치에 따라 움직이는 삶에서 자연을 외면하고 살 수는 없습니다. 우주에 속한 자연, 그것이 바로 우리 몸이기 때문입니다. 대자연의 이치를 이해할 때 비로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우리 땅에서 자란 산야초는 생명을 살리는 놀라운 약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 몸에 맞게 정제한 것이 바로 약차입니다. 이를 꾸준히 마시는 것은 건강을 지키는 가장 단순하고도 쉬운 방법이자 마음의 평온함까지 유지하는 길입니다.

이번 불교신문 연재물을 통해 약차가 여러분의 삶에도 행복하고 건강한 도반이 되기를 바랍니다. 차향 가득 모든 이들의 건강과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며 한 잔의 차를 올립니다.
 

선엽스님은…
2003년 정읍 유선사 성수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불학승가대학원, 유마사 선학대학원 등에서 공부했다. 일찌감치 차의 세계에 입문한 스님은 명원문화재단 사범과정을 수료하고 원광디지털대학교 차문화경영학과도 졸업했다. 

[불교신문3596호/2020년7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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