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22권 변상’
만족할 줄 알면 그곳이 도솔천·정토


대부분 ‘도솔천 경관’ 설명 할애
우측상단 ‘도솔천궁회오’ 표기는
화엄경 다섯 번째 법회장소 알림

도솔천 법회 3개 품 가운데 ‘승도솔천궁품’을 도상화 한 80화엄 제22권 변상도.
도솔천 법회 3개 품 가운데 ‘승도솔천궁품’을 도상화 한 80화엄 제22권 변상도.

야마천궁 법회가 끝나자 세존께서는 <화엄경>의 다섯 번째 법회 장소인 도솔타천(兜率陀天)에 오르신다. 도솔천 법회는 ‘승도솔천궁품(昇兜率天宮品)’, ‘도솔궁중게찬품(兜率宮中偈讚品)’, ‘십회향품(十迴向品)’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승도솔천궁품’을 도상화 한 것이 80화엄 제22권 변상도다. 

도솔천은 욕계(欲界)의 네 번째 하늘이다. ‘욕계’란 번뇌와 끝없는 욕망인 오욕락이 존재하는 곳이자 삶과 죽음이 윤회하며 현현하는 곳이다. 그러나 ‘도솔천’이란 말이 ‘만족할 줄 안다(知足)’는 의미가 있으며 ‘정토(淨土)’라 이르기도 하거니와, 욕망과 해탈이 한 마음에 달렸음을 가르쳐 주는 것 아니겠는가.

‘승도솔천궁품’을 보면 세존께서 신력으로 도솔천으로 가시어 일체의 묘한 보배로 장엄한 궁전으로 향하셨다고 설명된다. 도솔타화천왕이 부처님 오시는 것을 보고 전상(殿上)에 마니장 사자좌를 놓았는데, 이 마니장 사자좌는 천상의 온갖 보배로 만들어졌고, 미묘하고 아름답기가 끝까지 궁구할 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백만억 온갖 보배들과 백만억 꽃 휘장들, 백만억 마니보배, 백만억 광명향, 백만억 보배광명, 백만억 하늘꽃 구름비, 백만억 묘한 소리와 음악 등의 표현 못할 장엄으로 가득하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러한 보배 장엄들이 모두 과거에 닦은 선근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네 마음자리에 부처님을 모시는 것도 그냥 이루어진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전생에 쌓은 수많은 선한 복덕이 아니겠는가. 화엄경의 인과성은 우연조차도 과거의 선업 때문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승도솔천궁품’은 도솔천의 경관에 대한 설명으로 대부분을 할애하였다. 제22권 변상도 구도 역시 그래서 간명하다. 우측 상단에 ‘도솔천궁회오(兜率天宮會五)’라는 타이틀은 화엄경의 다섯 번째 법회가 도솔천에서 열림을 알려주며, 우측 하단부터 좌측 상단까지 ‘불기보리수(不起菩提樹)’, ‘불기도리(不起忉利)’, ‘불기야먀(不起夜摩)’, ‘불승도솔(佛昇兜率)’로 이어지는 글귀는 보리수 아래와 도리천, 야마천을 떠나지 않으신 채 세존께서 도솔천에 오르신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다.

[불교신문3595호/2020년7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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