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평화기도회 개최…남북 종교시민사회단체들에 제안

지리산 종교연대 등 기도회 참가자들이 회의를 끝내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리산 종교연대 등 기도회 참가자들이 6월25일 생명평화기도회를 마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리산종교연대(공동대표 실상사 주지 승묵스님 등) 등 지리산권 종교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6월25일 실상사 선재집에서 ‘지리산생명평화기도회’를 열었다. 이 기도회는 한국전쟁 당시 좌우대립에 의해 무참히 죽어간 분들을 추모하고,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정착을 기원하기 위해 준비됐다.

이날 기도회는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침묵기도로 시작해, 각 종단별로 초대의 말씀을 나누고, 한국전쟁 70년에 즈음한 생명평화기도문을 합송하고, ‘지리산 사람들의 제안’을 합송하는 순으로 진행됐다.

각 종단별 초대의 말씀은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불교 순으로 이어졌다.

첫 순서로 원불교 장수교당 장연환 교무는 “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사람은 평화를 이루는데 앞장서서 협력하는 사람이요. 세상에서 가장 어리석은 사람은 싸워 이기고 힘으로 빼앗으려는 사람”이라고 정산종사 법어를 전한 뒤 “생명사랑, 세계평화, 평화통일의 길을 내가 먼저, 그리고 우리 함께 가자”고 제안했다.

두 번째로 지리산 두레마을 김호열 목사는 “70년 절망의 세월 속에서 꽃피운 희망인 만남들, 선언들이 거센 바람에 떨어진 열매가 되고 있는 현실이지만, 이미 하늘이 정하신 때가 오고 있다”면서 “나를 버리고 너를 넘어 칼은 호미로, 총은 삽으로 너와 나 갈아엎어 맺히는 열매. 배부른 한반도 웃음 짓는 70년을 만들어가자”는 기원의 말을 했다.

이어서 천주교 마산교구 임상엽 신부는 “우리가 바라는 평화는 사치스러운 구호가 아니라 생존이 걸린 문제이고, 남과 북이 서로 눈을 흘기는 원수이기 전에 한 형제요, 자매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요, 서로 총부리를 거두고 한 발자국 다가서서 손 맞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선 실상사 주지 승묵스님은 “생명보다 소중한 게 뭐가 있을까요? 평화보다 소중한 게 뭐가 있을까요? 지리산에 깃들어 사는 우리들의 노래가 한반도에 생명평화의 싹을 틔우기를, 부디 우리들의 기도가 DMZ 한반도 평화선언으로 꽃피우기를 기원합니다.”라고 바람을 말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한국전쟁 70년, 생명평화기도문을 “… 전쟁의 광기는 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역사의 회오리바람이었음을 알게 하시고, 그 회오리바람에 휘말린 서로를 연민의 마음으로 용서하고 해원 상생하게 하소서. 과거의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 화해, 협력, 평화의 길을 걷게 하소서. …”하며 합송했다.

마지막으로 참석자들은 ‘지리산 사람들의 제안’을 함께 읽었다. 이 지리산사람들의 제안은 남북 사이의 긴장이 높아진 현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함께 “남과 북의 당국이 즉시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민족의 비원이 서린 판문점에서 대화를 시작하자”는 호소를 담고 있다. 특히 남북의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이 DMZ에 모여 한반도평화선언을 추진하자는 제안이 핵심으로 돼있다.

한편, ‘지리산종교연대’는 종교간 화해와 소통, 더불어 사는 생명평화세상을 목적으로 지리산 권역의 4대종단(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이 함께 하는 모임이다. 승묵스님(실상사주지) 신수영신부(성심원) 엄용식목사(함양옥동교회)가 공동대표를 맡고 있고, 노재화목사가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지리산생명평화기도회’는 2010년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이해 지리산종교연대가 구례평화공원(한겨레통일문화재단)에서 처음 시작했으며, 올해로 11회를 맞이했다. 지리산종교연대는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 지역 주민과 함께 한국전쟁기념일을 전후로 해마다 기도회를 열고 있다.
 

지리산종교연대 회원 등이 남원 실상사에서 기도회를 열고 있다.
지리산종교연대 회원 등이 남원 실상사에서 기도회를 열고 있다.
지역주민과 단체 등 참가자들이 기도회에서 발언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관련단체 회원과 지역주민들이 발언자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리산종교연대 공동대표 실상사 주지 승묵스님이 기도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지리산종교연대 공동대표 실상사 주지 승묵스님이 기도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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