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 아세요? ‘조계사 오르골’ ‘삼귀의 배냇저고리’도…
‘아코’ 아세요? ‘조계사 오르골’ ‘삼귀의 배냇저고리’도…
  • 홍다영 기자
  • 승인 2020.07.01 09:59
  • 호수 35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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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층 반할만한 불교 굿즈들

대동소이한 기념품은 가라
사찰마다 ‘잇템’ 제작 대세

조계사 오르골 무드등 만들고
청년 불자들 양말 컵도 제작

동국대학생 스타트업 ‘아코’
불교 코끼리 캐릭터 창작해
쿠션, 스티커, 키링 등 판매
굿즈 전성시대다. 불교도 참신한 아이디어로 불교 굿즈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불교의 상징인 ‘흰 코끼리’를 기반한 캐릭터 ‘아코’ 상품을 들고 있는 원혜림 디펀 대표.

‘굿즈(Goods)’ 전성시대다. 굿즈는 아이돌 팬덤에서 은어처럼 쓰던 단어지만, 이제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대상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응원하는 대중 문화가 확산되면서 시장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불교도 굿즈 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신선한 아이디어로 탄생한  제품들을 소개한다.

대부분의 사찰에는 불교용품점이 있다. 하지만 납품 업체가 한정적이다 보니 사찰 어디를 가든 대동소이하다. 조계사 오르골은 바로 이런 문제의식에서 탄생했다. 한국불교의 심장부, 서울 견지동 조계사를 찾아야만 살 수 있는 잇템이 필요했다. 주지 지현스님을 비롯한 종무원들은 지혜를 모았고, 지난 5월 ‘조계사의 가장 아름다운 시간’이라고 이름 붙인 오르골이 만들어졌다.
 

조계사 오르골.

희소성을 높이기 위해 디자인과 음악 선정에도 공을 들였다. 도자기로 구워낸 네모반듯한 몸체에 회화나무와 사찰을 그려 넣고, 그 위에 활짝 핀 분홍 연꽃을 올렸다. 시계태엽 감듯 꽃을 돌리면 ‘우리도 부처님 같이’ 찬불가가 흘러나온다. “고된 하루가 끝나는 시간이 되면 조계사는 가장 아름다운 시간을 준비합니다. 밤하늘의 별빛처럼 회화나무에 불을 밝히고, 분주했던 하루의 끝에 선정에 들 수 있는 고요함을 선물합니다”라는 친절한 설명도 곁들였다.

경내 홍보관에 가면 유성펜을 이용해 직접 만들어보는 나만의 조계사 책갈피와 사찰 전경을 조각한 무드등, 손수건과 카드지갑 등 다양한 제품도 만나볼 수 있다. 

유한상 조계사 사업팀장은 “(오르골) 금액 대는 다소 높지만 사가는 분들 반응은 좋다”며 “조계사는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명소이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가치 있는 선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연등행렬에 참여하는 전 대중에 보물들을 형상화한 참신한 물품을 제공한다면 불교 굿즈 저변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의 손을 거쳐 젊은 감각으로 재탄생한 굿즈도 있다. 스타트업 디펀 대표 원혜림 씨는 동국대 불교미술학과에 재학 중이던 2018년 9월 친구들과 함께 동아리를 만들어 불교의 상징 코끼리를 귀여운 캐릭터로 재탄생시켰다. 이름은 ‘아코’. 아코는 ‘아기 코끼리’라는 뜻과 ‘나 아(我)’자를 사용해 ‘참된 나를 찾는 흰 코끼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현재 디펀은 아코를 활용해 쿠션, 스티커, 뱃지, 키링 등의 액세서리와 문규류를 제작해 네이버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현재 동국대 학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현재 월 1000만원 가량 매출을 올리고 있다. 

디펀은 2019년 학교 창업동아리 지원 대상으로 선정돼 사무실을 지원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앞으로 아코를 활용한 이모티콘이나 웹툰 등을 제작하는 등 콘텐츠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원 대표는 “요즘 학생들은 진로고민 등 걱정거리가 많아 불안해하는데 고민을 해결하진 못하더라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코끼리도 나를 찾는데, 나도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불교는 정적인 이미지가 강한데, 귀여운 캐릭터를 통해 좋은 가치를 알리고 싶다”며 “종교의 본래 가치를 지키면서 현대문화에 맞게 잘 녹여내고 싶다”고 말했다.
 

영유아 수계법회 때 아이에게 선물하는 배냇저고리.

한국불교 미래를 책임질 새싹불자들을 위한 특별한 굿즈를 선보인 사찰도 있다. 오산 대각사는 곧 있을 영유아 수계법회 때 아이들에게 입힐 배냇저고리와 버선 등을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초저출산 시대인 만큼 사찰에서 신도들과 아이의 탄생을 함께 축하하는 문화를 만들고, 동시에 부처님과의 소중한 인연을 맺어주기 위해서다.

영유아 수계는 아이를 중심으로 온 가족이 사찰에서 함께한다는 점에서 가족 화합과 신심을 더욱 돈독히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죽은 이의 극락왕생을 위해 많이들 사찰을 찾는데, 좋은 날에 더 많이 찾도록 하는 문화를 만들자는 회주 정호스님의 뜻도 담겨있다는 설명이다. 사랑하는 자녀가 부처님 품안에서 자랄 수 있도록 앞섶에 금실로 ‘부처님께 귀의합니다’라는 수를 놓았고, 강화에서 품질 좋은 소창 원단을 사용했다.
 

조계사 청년회의 불교굿즈세트.

조계사 청년회도 최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불자의 집 스티커와 부처님 티셔츠, 코끼리가 그려진 양말과 환경보호 리유저블 컵 등 ‘불교굿즈 세트’를 자체적으로 제작, 판매했다. 봉축 티셔츠는 이전에도 제작됐지만, 나머지 제품은 올해 처음으로 시도됐다.

불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상품별로 100개를 만들었는데, 티셔츠는 3차 리오더에 들어갔고 리유저블 컵도 1차 완판을 목전에 앞두고 있다. 양말도 5차 까지 제작되는 등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다. 김가영 조계사 청년회 부회장은 “향후 스마트 스토어나 상시매장에 입정해 보다 빠른 접근이 가능하도록 보완하고, 기회가 된다면 다른 품목으로 다양한 굿즈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불교신문3595호/2020년7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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