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삼척시 발굴조사 결과

사자진병향로 손잡이 사용
국내 몇 없는 귀중한 유물
연이은 주요 유물 출토돼
위세 높은 사찰임을 입증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통일신라시대 사자진병향로(獅子鎭柄香爐) 손잡이로 사용한 ‘금동사자상’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모습.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통일신라시대 사자진병향로(獅子鎭柄香爐) 손잡이로 사용한 ‘금동사자상’이 발견됐다. 발견 당시 모습.

삼척 흥전리사지에서 통일신라시대 사자진병향로(獅子鎭柄香爐) 손잡이로 사용한 금동사자상이 발견됐다. 이번 금동사자상을 비롯해 흥전리사지에서 주요 유물이 연이어 출토되면서 이곳이 과거 위세 높은 도량이었음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다. 그간 종단에서 꾸준히 추진 중인 흥전리사지의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지정에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는 삼척시와 함께 흥전리사지 발굴조사 결과 이와 같은 성과를 냈다고 630일 발표했다. 삼척 흥전리사지는 지난 2014년부터 불교문화재연구소와 문화재청에서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올해는 삼척시와 연계해 흥전리사지 남쪽 사역을 중심으로 조사를 실시했고 이처럼 금동사자상을 발견한 것이다.

이번에 출토된 금동사자상은 얼굴 전면부를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부식이 진행됐지만, 비교적 완전한 형태로 발견됐다. 6.2cm 크기의 사자상은 복련(覆蓮, 연꽃을 엎어 놓은 모양)이 시문된 연화좌(蓮華座, 연꽃 모양으로 불상을 봉안한 자리) 위에 앞다리를 세우고 앉아 있다.

사자 얼굴주위 갈기와 다리, 몸통 등이 정교하게 표현돼 있어 눈길을 끈다. 세 갈래로 나뉜 사자의 꼬리는 위로 치켜세워져 있으며 부식된 부분을 제외한 전체에 도금이 남아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측은 금동사자상이 공양구(供養具)인 병향로 손잡이 끝부분에 사용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형태의 병향로를 사자진병향로라 부르고 있으며, 통일신라시대 대표적인 향로로 꼽힌다. 사자진병향로는 손잡이 양 끝에 여의두형 금구장식과 사자상을 놓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당과 통일신라, 일본 등 삼국에서 모두 사용한 향로로써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흥전리사지에서 발견된 금동사자상 정면 모습.
흥전리사지에서 발견된 금동사자상 정면 모습.

사자진병향로의 경우엔 국내에 단 2점만이 남아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9년 군위 인각사지서 출토된 사자진병향로가 있다. 군위 인각사지에서 출토된 공양구(보물 제2022) 일괄 중 하나인 사자진병향로는 형태가 완전하게 남아있다. 덕분에 이번 흥전리사지에서 출토된 금동사자상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그 예시가 되고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 측은 흥전리사지에 경우 사자진병향로가 발견되진 않았지만, 향로에 사용된 사자상이 출토됨으로써 이곳에서도 사자진병향로를 사용했던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동사자상은 한국 병향로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통일신라시대 동아시아 불교 전파를 규명하는데 중요한 사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흥전리사지 사적 지정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금동사자상 발견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그간 종단의 지속적인 조사를 통해 흥전리사지가 통일신라시대 영동지역에서 불교문화가 활발히 꽃 핀 핵심 사찰로 꼽히는 가운데, 향후 사적 지정에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앞선 발굴조사에서 금당지(金堂址), 탑지(塔址) 등 주요 가람시설이 확인됐으며, 청동정병(靑銅淨甁), 금동번(金銅幡, 깃발), 청동인장(靑銅印章) 등 중요 유물도 출토돼 위세 높은 사찰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다. 또한 신라시대에 왕이 임명하는 승단의 최고 통솔자인 국통(國統)’이 새겨진 비편도 이곳에서 발견된 바 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장 제정스님은 이번 사자상 발굴은 종단에서 꾸준히 추진 중인 중요 폐사지 시발굴 조사에 따른 성과로 생각된다흥전리사지의 사적 추진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역설했다.
 

금동사자상 측면 모습.
금동사자상 측면 모습.

한편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흥전리 해발 590m에 위치한 흥전리사지는 지역에서는 한산사지(寒山寺址)로 불리기도 한다. 지명분석이나 문헌을 통해 돈각사(頓覺寺) 또는 각돈원(覺頓院)이라고도 하는데, 아직까지 사명을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이 확인되지 않아 여전히 흥전리사지라 칭하고 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