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암산 저 너머 적멸세계로 떠난 ‘양치는 성자’
백암산 저 너머 적멸세계로 떠난 ‘양치는 성자’
  • 이성수 기자
  • 승인 2020.06.30 13:16
  • 호수 35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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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흥당 백운대강백 추모 특집’
백운대강백 떠나시던 날


‘백양사·범어사 문도장’ 엄수
​​​​​​​500여 사부대중 “나무아미타불”
6월22일 우리 시대 강백으로 존경받는 지흥당 백운스님이 ‘흰 구름’으로 화(化)하여 적멸의 세계로 돌아가셨다.
6월22일 우리 시대 강백으로 존경받는 지흥당 백운스님이 ‘흰 구름’으로 화(化)하여 적멸의 세계로 돌아가셨다.

한 줄기 연기가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되어 백암산을 넘어갔다. 우리 시대의 강백으로 존경받는 지흥당 백운스님이 ‘흰 구름’으로 화(化)하여 적멸의 세계로 돌아간 것이다. 6월22일 정오 무렵 백양사 다비장에 운집한 대중은 한마음 한목소리로 ‘나무아미타불’ 염하며 백운스님과 작별을 고했다. 스님의 떠나는 길을 지켜보며 두 손 모아 합장하고 눈시울을 붉히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이에 앞서 백양사·범어사 문도장 장의위원회(위원장 경선·무공스님)는 6월22일 오전 10시 백양사 대웅전 앞에서 사부대중 5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지흥당 백운대강백 문도장’을 엄수했다. 1944년 만암스님 맏상좌 석산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백양사에서 백운스님은 사바세계와의 인연을 회향한 것이다.

백양사는 백운스님이 출가한 도량이며, 범어사는 백운스님이 동산스님 회상에서 수행한 사찰로 두 본사(本寺)가 합동으로 문도장을 거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무위적멸의 세계에 든 백운스님의 입적을 추도하는 헌다, 헌향 의식이 이어졌다. 여름 햇살이 백암산과 백양사 도량에 쏟아지는 가운데 영결식은 시종일관 엄숙한 분위기로 스님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는 불자들의 마음은 하나로 모아졌다.

명종, 개식, 삼귀의, 영결법요(도성스님), 헌향·헌다(문도대표)에 이어 백양사 운문암선원장 일수스님이 백운 대강백의 행장을 소개했다. 스님의 열반을 추도하는 입정의 순간, 영결식에 참여한 스님과 재가불자들이 눈을 감았다. 오고 감에 얽매이지 않고 생사에도 걸리지 않아야 하는 것이 불교인의 도리이지만 백운스님의 입적이 안타깝고 그리운 것은 인지상정이다.

추도 입정이 끝난 후 사제 흥교스님(범어사 원로)은 조사에서 “막상 스님을 보내는 저희 마음이 허허롭지 못한 걸 보니 참으로 인연이 깊었나 봅니다”면서 “서산에 졌던 해는 오늘 이렇게 다시 떴습니다. 스님도 그러하시겠지요”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백양사 원로 성오스님이 영단 앞에서 추도사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성오스님은 “큰스님을 떠나보내야 하는 저희 후학들은 황망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떨쳐버릴 수 가 없습니다”면서 “큰스님을 떠나보내고 슬퍼하는 저희들을 어여삐 여기사, 참 진리의 자리를 잠시 떠나 다시 사바의 중생들 곁으로 속히 오시라”고 기원했다. 장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범어사 주지 경선스님과 백양사 주지 무공스님은 각각 조사(弔辭)를 통해 백운스님의 입적을 애도했다.

“시방세계 산하대지 어느 곳에선들 큰스님 아니 계신 곳이 있겠습니까 만은, 인정을 따르는 저희들은 색신을 벗어버린 스님의 형상을 뵈올 수 없어 슬프고 그립기만 합니다.”(경선스님) “이렇게 큰스님께서 홀연히 색신을 벗으시니 이제 어두운 길을 누구에게 물어 출신활로(出身活路)를 열어야 하겠습니까?”(무공스님) 

이어 전국 각지에서 백운스님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기 위해 찾아온 스님과 재가불자들의 헌화로 장례 분위기는 더욱 엄숙해졌다. 백운스님을 존경하며 정진한 불자들은 눈시울을 붉어지며 눈물을 흘렸다. 가고 옴에 얽매이지 않은 스님들도 백운스님과의 인연을 떠올리며 합장했다.

헌화가 끝난 후 진우스님(조계종 교육원장)은 문도대표 인사에서 “은사 스님을 제가 좀 더 잘 모셨더라면 충분히 건강하게 오래도록 사셨을 텐데, 저의 성의와 노력 부족으로 잘못 모신데 대해서 깊은 자괴감과 아울러 참회의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영결식을 마친 후 백운스님의 법구는 백양사 운문선원 스님들이 운구해 다비장(연화대)로 이운됐다. 인로왕번을 선두로 명정, 오방불번, 만장, 법주, 위패, 영정이 앞에 서고 법구의 뒤는 문도, 장의위원, 비구, 비구니, 신도들이 함께했다.

다비장에 도착한 연화대에 모셔진 스님의 법구는 범어사 원로 흥교스님과 백양사 원로 성오스님을 비롯해 교구본사 주지와 문도들이 거화로 한줄기 연기로 변하여 백암산을 넘어 적멸의 세계로 사라졌다. 
 

한평생 백운스님을 모시며 시봉한 진우스님(조계종 교육원장, 맨 오른쪽)을 비롯한 문도 스님들이 추모하는 모습.
한평생 백운스님을 모시며 시봉한 진우스님(조계종 교육원장, 맨 오른쪽)을 비롯한 문도 스님들이 추모하는 모습.
영결식을 마치고 다비장으로 법구를 이운하기 전 대웅전에 마지막 인사.
영결식을 마치고 다비장으로 법구를 이운하기 전 대웅전에 마지막 인사.
거화의식을 행하는 문도 스님들.
거화의식을 행하는 문도 스님들.
백운스님 영결식.
백운스님 영결식.
백운스님 분향소에 조문하는 스님들 모습.
백운스님 분향소에 조문하는 스님들 모습.
백운스님 분향소에 조문하는 스님들 모습.
백운스님 분향소에 조문하는 스님들 모습.

백양사=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이준엽 광주전남지사장 maha0703@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3594호/2020년7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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