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코로나 시대 이후를 예측하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중이다. 각국 정부와 세계보건기구는 이구동성으로 코로나 사태 이후와 그 전은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 사태 이후를 바라보는 관점은 거의 동일하다. 그 전처럼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 대화하고 활동하는 대면 방식 대신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코로나가 사람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만큼 이는 충분히 예상되는 대목이다. 국가 간 장벽을 허무는 세계화가 종언을 고하고 강고한 장벽이 다시 처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동안 비효율적이라고 지적받던 산업 분야는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에 넘기는 국가 간 산업 계열화가 각광받았다. 그러나 이번에 거들떠보지도 않던 마스크로 인해 일대 소동이 일어나고 부품 하나 때문에 자동차 조립이 전면 중단되는 사태 등을 겪으며 전통 제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었다. 

사회 문화적으로는 배려와 나눔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바이러스는 개인이나 사회의 약한 구석을 찾아 희생물로 삼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회 취약계층이 존재하는 한 바이러스 기세는 꺾이지 않고 이를 자양분 삼아 결국 사회 전체를 마비시키는 아픔을 전 세계가 겪었다. 이 때문에 자원을 배분하는 정부의 역할이 예전보다 훨씬 커질 것으로 예측한다. 

이러한 사회 경제 문화적 변화는 종교계도 예외가 아니다. 다행히 불교는 코로나 사태 이후를 예측하고 대비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미래를 책임질 어린이 청년 포교분야에서 포스터 코로나를 대비한 각종 실험에 나서 고무적이다. 조계종 어린이청소년위원회와 동련은 두 차례에 걸쳐 ‘포스트 코로나 행복을  보여ZOOM 온라인 올롸잇’을 주제로 전국지도자연수회를 개최한다.

매년 여름불교학교를 앞두고 특색 있는 주제로 연수를 진행해온 동련은 올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법회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이번 교육을 준비했다고 한다. 숙명여대 불교학생회는 온라인 수업으로 생활하는 회원들을 위해 온라인 법회를 운영한다. 지도법사 스님이 나서 등교 못하는 학생들 심리적 안정을 도우며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방식인데 호응이 높다고 한다. 

비대면 법회나 온라인을 통한 신행은 진작부터 새로운 신앙 형태로 거론돼 새삼스럽지 않다. 코로나 사태가 이를 앞당기는 것 뿐이다. 더 근본적 변화는 법회 형식이 아니라 내용이다. 가장 먼저 사찰의 역할과 정체성, 스님에 대한 정의가 흔들릴 수 있다. 사람이 모여 법을 논하는 장소인 사찰은 기존과 다른 형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법을 지도하는 스승이며 지도자인 승(僧) 역시 어떤 변화를 겪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변화가 닥치든 정법(正法)과 수행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공간과 시간의 제약성이 사라져 법을 나누고 전하는 본래 의미의 법회가 더 활발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예측이 당장 눈 앞에 실현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준비는 서둘러야 한다. 각계 전문가들 자문을 구하고 머리를 맞대야한다.

[불교신문3594호/2020년7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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