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날씨 맑음. 몇 달 간 바람도, 햇빛도 숨죽이고 조심하던 시간들을 우리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사업 참여 어르신들도 간절한 마음으로 견디셨습니다.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일자리 어르신들의 발목을 잡아 활동도 중단해야 했으니까요.

일자리 중단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을 위해 3월 활동비는 활동이 없이도 선지급 해드리기도 했지만,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은 상황에 마음은 조급하고, 어르신들의 기다림이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사업이 재개됐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사업이 재개됐다.

그렇게 오랫동안 휴식 아닌 휴식을 끝내고 우리 어르신들이 드디어 활동을 재개하게 되었습니다. 야외 활동 및 비대면 사업이 우선이긴 했지만요. 그런데 너무 오래 중단한 탓인지(일자리 활동이 어르신들께는 나름 규칙적인 운동이셨을 테니까요) 막상 활동을 시작하려하니 건강 문제로 중도 포기하는 분들이 많아 찾아뵙지도 못하는 마음에 걱정만 앞섰습니다.

일자리에 선발됐다고 좋아하셨는데…. 부디 치료를 잘 받고 빨리 회복하셔서 이제 활동할 수 있으니 자리 좀 달라고 저를 귀찮게 해주시기를 진심을 담아 바라봅니다. 그래도 다행히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건강하게 활동을 재개하기만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활동을 시작한다고 해도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된 것이 아니니 담당자도 어르신들도 긴장을 풀지 않고 안전을 위해 활동 시마다 발열 및 건강상태를 확인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좀 이르게 체온계를 챙겨 나서는 오늘 아침, 날씨가 아주 맑습니다. 

언제부터 6월의 태양이 이리도 눈이 부시고 뜨거웠던가요? 봄이라 하기엔 꽃보다 녹음이 흔하고 여름이라 하기엔 태양의 기운이 아직 성하지 않은 달, 이제껏 우리가 지내 온 6월은 그런 달이었는데…. 어쩌면 태양도 그동안 조심하느라 내보내지 못한 빛과 열을 이제야 뱉어내는 것이 아닐까요?

그러니 우린 기꺼운 마음으로 그 6월의 햇살을 온 몸으로 받고 있습니다, 아니 즐기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음 한편에서는 여름내 타오를 저 태양이 우리 어르신들의 이마와 어깨는 살짝 비껴가기를 작게 욕심내봅니다. 

며칠 전만 해도 주말에 비가 오면 속상했습니다. 애써 준비한 나들이 계획이 틀어져버리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내려야할 비라면 주말에 실컷 쏟아지고 어르신들이 활동하시는 날엔 제발 내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주말에 비가 오면 그럼 내일은 맑겠구나 싶어 안심이 됩니다. 눈부신 오늘처럼 어르신들과 우리의 내일은 언제나 맑음입니다.

[불교신문3594호/2020년7월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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