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우리 민족의 생활상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
동일판본에 비해 가장 빨리 만들어진 ‘금정총림 범어사 소장본 <삼국유사>’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은 6월29일 “보물 제419-3호 범어사 소장본 <삼국유사 권4∼5>는 현존하는 동종 문화재 가운데 가장 빠른 인출(印出)본이자 보존상태가 양호하다”며 “기타 지정본의 훼손되거나 결락된 내용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밝히며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이번 국보로 지정 예고된 ‘범어사 소장본 <삼국유사>’는 총 1책이며, 전체 5권 중 권4~5만 남아 있다. 범어사 주지를 역임한 오성월 스님이 1907년 경 사찰에 기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범어사 소장 <삼국유사>는 이미 국보로 지정된 2건의 동일판본(국보 제306호, 제306호-2호)에 비해 ‘완본(한 질을 이루고 있는 책에서 권수가 완전하게 갖추어진 책)’은 아니지만, 1394년 처음 <삼국유사>가 판각된 후 인출 시기가 가장 빠른 자료로서 서지학적 의미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범어사 소장본 <삼국유사>’는 서체, 규격, 행간(行間) 등에 있어 후대 1512년(중종 7년) 간행된 판본과 밀접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조선시대부터 판본학적으로 중요하게 인식됐다. 또한 1512년 만들어진 간행본의 오탈자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삼국유사 판본에 대한 교감(校勘)과 원판(原板) 복원을 위한 자료로서 역사‧학술적인 중요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범어사 소장본 <삼국유사>는 기존 지정본에서 빠진 제28∼30장을 보완할 수 있는 유일한 자료로 꼽힌다. 아울러 단군신화(檀君神話)를 비롯해 향찰(鄕札, 신라식 음운 표기방식)로 쓴 향가(鄕歌) 14수가 수록돼 있어 우리나라 고대 언어 연구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문화재청은 “범어사 소장본 <삼국유사 권4~5>는 종교・역사・지리・문학・언어・민속・사상 등 다양한 분야에 거쳐 고대 우리 민족의 생활상을 복원할 수 있는 사료의 집합체라는 인류문화사적 의의를 감안한다면 그 가치를 널리 알리고 보존‧관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국보 지정 예고 이유를 밝혔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국보로 지정 예고한 범어사 소장본 <삼국유사 권4~5>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진행한 후 수렴된 의견 검토와 문화재위원회 심의 절차를 거쳐 국보로 지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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