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제21권 변상’
보살행 흉내라도 내보자


열 가지 보시 종류 설명하면서
과거 현재 미래에도 집착 않고
인색함 없는 ‘마음가짐’ 강조

열 가지 보시의 예시를 새겨놓은 화엄경 제21권 변상도.
열 가지 보시의 예시를 새겨놓은 화엄경 제21권 변상도.

공덕림보살의 <십무진장품(十無盡藏品)> 설법이자 그 내용을 도상화 한 것이 80화엄 제21권 변상도다. 여기서 ‘무진장(無盡藏)’이라는 말은 ‘써도써도 다함이 없는 곳간’이라는 말이다. 그 곳간이 얼마나 크고 넓은지 우주를 넉넉히 담고, 아무리 퍼다 써도 다함이 없는 공덕이 무진장으로 쌓인다. 공덕으로 가득 찬 무진장 곳간은 부처님 마음이며, 일체 보살의 마음이다.

열 가지로 대변되는 곳간의 내용물은 믿음의 곳간이며, 계행을 갖는 곳간이며, 남부끄러움을 아는 곳간이며, 스스로가 부끄러운 줄 아는 곳간이며, 들을 줄 아는 곳간이며, 보시하는 곳간이며, 지혜의 곳간이며, 기억하는 곳간이며, 지니는 곳간이며, 말을 잘할 줄 아는 공덕의 곳간이다.

제21권 변상도에서는 ‘보시하는 곳간(施藏)’을 특히 강조하여 좌측 상단에 미래시(未來施), 현재시(現在施), 과거시(過去施), 구경시(究竟施), 내외시(內外施), 분시(分施), 내시(內施), 일체시(一切施), 갈진시(竭盡施), 분감시(分減施) 등의 보시의 행위나 방법 등 경전의 예시를 도상화 하고 강조하였다. 변상도에서 특이한 것은 좌측 하단에 열 가지 보시에 80화엄 경전에 나와 있지 않는 시장십시(施藏十施)라는 말을 표기하였는데, 보시의 곳간(施藏)이 크게는 열 가지가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 사료된다.

변상도에 새긴 열 가지 보시의 종류는 경전상의 열 가지 보시의 종류와 차례는 다르지만, 보살의 마음가짐이 보시(普施)에 가장 큰 방점을 찍고 있음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지위와 명예, 먹을 것을 넘어 몸과 살과 뼈와 골수까지 내어주고도 아까운 마음이 전혀 없어야 하며, 과거의 보시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현재와 미래의 보시까지도 집착 않고 인색함 없는 마음이라야 함을 알려준다. 

한갓 이상적인 성인의 모습일 뿐이지 누가 이러한 삶을 살 수 있으며 이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을 것인지는 생각하지 말자. 작은 부분이라도 보살도를 흉내낼 수 있다면 세상은 더 향기로워질 테니까.

[불교신문3593호/2020년6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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