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博, 6‧25한국전쟁 70주년
‘지키고 이어가다’ 테마전 개최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전시로

미군이 지켜낸 관세음보살상 비롯
일부 남은 선원사지 동종 ‘눈길’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병사 찰스 슈미트가 지켜온 관세음보살상의 모습. 슈미트는 당시 강원도 철원 어느 사찰의 스님으로부터 “이 불상은 제발 북한군에게 빼앗기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저버리지 않고 끝내 지켜왔다고 전해진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병사 찰스 슈미트가 지켜온 관세음보살상의 모습. 슈미트는 당시 강원도 철원 어느 사찰의 스님으로부터 “이 불상은 제발 북한군에게 빼앗기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저버리지 않고 끝내 지켜왔다고 전해진다.

70년 전 일어난 한국전쟁은 많은 것을 사라지게 했다. 우리 민족의 얼과 혼이 담긴 문화재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냉혹한 전쟁의 포화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그 모습을 지켜낸 문화재들이 한 데 모여 눈길을 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6.25 한국전쟁 발발 70주년을 맞아 테마전 지키고 이어가다를 개최한다.

625일부터 913일까지 열리는 이번 테마전에선 불교 문화재도 다수 포함돼 의미를 더한다. 무엇보다 은은한 금빛이 감도는 관세음보살상이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 불상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병사 찰스 슈미트가 지켜온 성보다.

슈미트는 당시 강원도 철원 어느 사찰의 스님으로부터 이 불상은 제발 북한군에게 빼앗기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저버리지 않고 끝내 지켜왔다고 전해진다. 미국으로 건너갔다가 1999년에야 국내로 돌아왔다.

화불(化佛)이 있는 보관과 화려한 장식으로 미뤄봤을 때 고려 말 조선 초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원나라 시대에 유행한 티벳 불교의 영향을 받은 불상으로 평가받는다.

전쟁의 상흔을 보여주듯 온전치 못한 유물들도 전시된다. 극히 일부만 남은 강원도 양양 선원사지 동종이 대표적이다. 804년 통일신라시대 제작됐다는 명문이 새겨져 있는 이 동종은 1948년 양양 선림원지에서 발견됐다. 이후 관리할 사람이 없어 오대산 월정사 측이 보관하던 이 동종은 1951년 한국군의 초토화 작전으로 소실돼 버렸다.

당시 중공군의 참전으로 전세는 바뀌게 됐고, 후퇴하던 한국군에게 사찰을 포함한 모든 민간 시설물을 소각하라는 명령이 하달됐다. 적군의 기지로 사용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월정사 측은 어떻게 부처님 도량을 지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펼쳤지만 초토화 작전은 실행됐다. 결국 국보 제48호 구층석탑을 제외한 천년고찰 월정사의 전각과 도량은 불타버렸다. 이 때 동종도 일부 파편만 남고 녹아버렸다.

선원사지 동종의 모습.
선원사지 동종의 모습.

 

이밖에도 6.25 전쟁 때 깨져버린 청화백자 용 항아리와 1953년 국립박물관이 발굴했던 경주 금척리 고분·노서리 138호분 출토 토기, 짓밟은 흔적이 역력한 조선시대 요계관방지도(關防地圖)’도 만날 수 있다.

이번 테마전은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인해 박물관이 휴관 중이기 때문에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전시로 우선 개막한다.

배기동 관장은 “70년 전 일어난 전쟁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빠진 문화재를 지키고 문화의 맥을 잇고자 한 선조들과 국립박물관의 조명하고자 한다국난 극복과 평화의 교훈을 온 국민이 공유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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