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소중하며
생명 살리는 일은
당연히 옳은 일 일수밖에 없다

생명 경시하는 것이 아닌
최고의 생명 존중인 방생은
널리 행하고
많은 칭찬 받아야
할 일이라 할 수 있다

묘장스님
묘장스님

반야심경을 보면 ‘원리전도몽상(遠離顚倒夢想)’이라는 경구가 나온다. 풀이해 보면 ‘꿈같은 뒤집혀진 생각을 멀리 떠나라’라는 뜻이다. 우리가 지금 사는 모습 속에는 꿈을 실제라 생각하는 것처럼 뒤집혀진 생각을 하는 이들이 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잘못하면 잘못한 사람을 꾸짖어야 하는데, 영 피해자를 꾸짖는 경우가 그것이다. 만일 여성이 성추행을 당했다고 해보자. 그러면 추행한 사람을 꾸짖어야 하는데 ‘여성의 치마가 짧아서 그렇네’ ‘저녁 늦게 다녀서 그렇네’ 하면서 피해자를 탓한다.

그리고 음주운전을 해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할 경우, 피해자는 어떠한 구제도 받기 어려운데 ‘가해자는 초범이네’ ‘술에 취해 실수 한 것이니’ 하면서 죄를 감면해 준다. 완전히 전도몽상 같은 일이다.

불자들이 이런 일을 겪기도 하는데, 바로 방생을 할 때 이런 일을 겪는다. 방생은 죽음을 앞에 두고 갇혔던 생명을 풀어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선한 행위인데도 방생을 해줘서 낚시꾼의 밥이 되게 한다느니, 방생 때문에 낚시꾼이 더 모여 살생을 더 부추긴다느니 하면서 방생자들을 비난한다.

이것은 분명 전도몽상된 잘못된 견해이다. 왜 살생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서, 물고기나 새처럼 잡혀서 곧 죽을 때만 기다리는 생명을 구하고 살려주는 사람들을 어찌 탓할 수가 있는가?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생명을 살리는 일인 방생은 칭찬하고 따라할 것이며, 생명을 잡아서 죽이는 일은 멈추게 할 것이다.

얼마 전 방생에 대한 의미와 뜻에 대해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더니 생각지도 못했던 악플들이 달렸다. 바로 살생하는 낚시꾼은 언급하지 않고, 생명을 살리는 방생자들을 비난하는 댓글이었다. 분명 이는 언론을 통해 오랫동안 생태파괴라는 비난을 받았던 그 흔적일 것이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생명은 소중하다. 그러니 생명을 살리는 일은 당연히 옳은 일 일수밖에 없다.

물론 민물고기를 바다에 풀어준다거나, 생태교란종을 풀어준다거나 하는 일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나 이제 그런 일은 거의 없다. 서울시에서는 한강에 방생을 해도 되는 어종과 생태교란종을 함께 발표해서 방생에 도움을 주고 있다. 

방생의식 속에는 중요한 몇 가지 상징이 존재한다. 첫째는 버드나무 가지로 감로수를 적시어 생명들에게 뿌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병을 낫게 하는 가피가 있는 양류관음의 자비심을 상징하는 것이다. 실제로 버드나무에서 나온 ‘아세틸살리실산’은 현대 진통제인 아스피린의 주요 원료이기도 하다. 조선시대 이순신장군의 경우 무과시험 중 낙마하자, 버드나무 가지로 다리를 감싼 후 다시 시험을 이어갔다는 기록이 나온다. 이처럼 버드나무 가지는 곧 생명을 살리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둘째는 의식 속에 삼귀의계를 내려주는 수계식을 포함한다. 생명들을 그냥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삼귀의계를 수계해 보리심으로 축생계를 벗어나 인간계와 천상계로 하나씩 나아지는 삶을 기원했음을 알 수 있다.

셋째는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한다. 적석도인의 ‘칠종방생’이라는 글을 보면 ‘임신한 사람이 방생하면 모든 생명들이 보호해 준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는 방생이 생명을 살려주는 일이기에 인연법에 의해 나의 생명과 건강도 보호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범죄는 언제나 발생한다. 하지만 생명을 경시하는 사람일수록 우범자가 될 확률은 높다. 주요 연쇄살인범은 사람을 죽이기 전에 동물을 죽이며 연습을 했다고 했다. 이처럼 어떤 생명이든 생명을 경시하다보면 결국 사람까지도 경시하게 된다.

그렇다면 생명을 경시하는 것이 아닌 최고의 생명 존중인 방생은 널리 행하고 많은 칭찬 받아야 할 일이라 할 수 있다.

[불교신문3592호/2020년6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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