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의 일상이 아주 많이 바뀌었다는 것은 누구든 부인할 수 없을 것입니다. 눈을 떠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스마트폰으로 ‘오늘 날씨 체크하기’에서 어느 순간 ‘코로나19 현황 체크하기’로 바뀌어 버렸으니까요.

6월로 접어든 현재, 일일 확진자가 3~4월처럼 많이 생기지도 않고 백신이 임상 시험에 돌입했다는 뉴스들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산발적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절대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전망은 마음을 우울하게 합니다.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직원이 종로5ㆍ6가 동 주민센터에 방문한 주민에게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제도를 설명하는 모습.
서울 종로노인종합복지관 직원이 종로5ㆍ6가 동 주민센터에 방문한 주민에게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 지원제도를 설명하는 모습.

그리고 한편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바를 다하며 위기 극복을 위해 헌신과 협력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볼 때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특히 ‘함께’ 할 때 시너지가 더욱 커진다는 말에 절실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상황에서 사회복지 현장에서의 협력 또한 더욱 빛을 발휘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복지관이 코로나19로 인해 휴관을 시작한 후, 전 직원들은 긴급업무체제로 전환하여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직원들의 어려움에 공감하여, 4~5명의 지역주민 봉사자들이 매주 금요일마다 약 230여 명 어르신의 일주일 치 식사를 아침 일찍부터 직원들과 함께 포장해주고 있습니다.

복지관 휴관 초반, 복지관 입구에서 많은 어르신들에게 식사를 나눠드리는 것이 여의치 않자 장소를 제공하고 식사 포장과 배부 업무를 도와주었던 이화동주민센터 직원들도 기억이 납니다.

복지관 직원들도 우리 종로구의 어려움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서울시 재난 긴급생활비를 신청 받던 첫날부터 2주간, 복지관 본관 및 분관 무악센터 인근 4개 동 주민센터에 파견 나가 주민들에게 해당 제도를 설명하고 신청 업무를 도와드렸습니다.

종로구 내 자가격리자들에게 생필품을 배달하는 업무를 종로구청 직원들과 함께 하기도 하였습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의 힘을 보태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던 결정들이 결국 어르신들, 더 나아가 지역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강한 자부심을 느낍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이 있듯, 이번 위기를 계기로 우리 지역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협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현장에서 어려움이 있는 어르신을 마을 사람들과 복지관이 함께 돌보고 어르신들의 사회참여를 서포트하며, 지역의 현안과 문제 해결방법을 민·관, 지역주민이 함께 고민해가겠습니다. 저는 오늘도 현장에서 ‘함께의 가치’를 온몸으로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불교신문3592호/2020년6월2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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