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눈 속의 붉은 동백

태관스님 지음 / 서정시학
태관스님 지음 / 서정시학

“나에게 시를 쓰는 일은 부처로 가는 길입니다. 매일 밥 먹듯이 한 줄의 시를 씁니다. 이 습관은 내 수행의 일과이기도 합니다. 거창한 언어의 장벽 앞에 이리저리 사다리 놓을 궁리 따윈 하지 않습니다. 문학은 나에게 생존수단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천 거조사 주지 태관스님이 수행하는 마음을 담아 정성껏 써내려간 시편들을 모은 선시집 <흰 눈 속의 붉은 동백>을 최근 펴냈다. 이 책에는 표제시 ‘흰 눈 속의 붉은 동백’를 비롯해 ‘서시’, ‘대기 설밥’, ‘면벽’, ‘만행 도중’, ‘기도’ 등 수행자의 구도와 일상을 담은 선시 80여 편이 담겨 있다.

특히 ‘수행하는 마음으로 쓰는 한줄 시(一行一修)’, ‘매일 같이 수행하듯 쓰는 한편의 시(日行日修)’를 표방하며 새로운 형식의 한 줄 시를 선보여 눈길을 끈다. 윤재웅 동국대 교수는 “스님의 한 줄 시는 특별한 점이 많다”면서 “진선미 모두를 추구하는데, 사물의 진리와 인생의 본성을 살피고(진), 부드럽고 따뜻한 마음가짐도 있으며(선), 그보다도 극도로 축약한 압골미가 최대의 특징(미)”이라고 평했다.

이어 “일행일수는 내용상으로 보면 경구나 금언이 아닌 교휸 전달을 위한 가르침의 문학이 아니다”라며 “삶의 진실과 선함을 위한 사유와 실천의 문제가 가득 차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스님의 시는 한 문장으로 드러나기도 하고 여러 이미지들이 병렬적으로 늘어서 있다. 또 제목이 시상을 일으키고 본문이 이를 이어받아 마무리하기도 한다. 스님은 “누구나 쉽게 사유할 수 있고 쓸 수 있는 시,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수행과 문학의 합일정신”이라고 의미를 전했다.

저작권자 © 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