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2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서 열려
서울 무형문화재 지정 후 봉행 ‘의미’
봉은사가 윤달을 맞아 대표적인 불교의례인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를 전통의례로 봉행하며 수행과 보살행의 의미를 되새겼다. 이와 함께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의 조속한 종식을 기원하기도 했다.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스님)는 6월12일 경내 대웅전 앞마당에서 불기2564년 윤달맞이 생전예수재를 봉행했다. 이날 생전예수재는 조계종 특수교육기관인 불교어산작법학교 학장 법안스님의 집전으로 예수재 작법에 따라 전통의식으로 봉행됐다. 법안스님은 매 의식마다 의미를 설명하며 동참 대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이와 함께 이날 생전예수재는 ‘생전에 미리 닦는 재’라는 본래 의미에 주목해 기복 중심이 아닌 불자들의 수행을 강조하는 의례가 되는데 중점을 두고 봉행됐다. 생전예수재에 동참한 사부대중 400여 명은 생전예수재의 의미를 새기며 부처님 가르침대로 수행하고 실천하는 불자가 될 것을 서원했다. 참석 대중들은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및 거리두기 등을 실천하는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날 생전예수재는 지난 2019년 10월 서울 무형문화재 제52호로 지정된 이후 전통의식에 맞춰 봉행된 의식이라는 점에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나라에서 생전예수재가 언제부터 설행해졌는지는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조선후기 <동국세시기>에는 경기도 광주 봉은사(현 봉은사)에서 예수재를 설행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이에 봉은사는 불교 무형문화 보존을 위해 2004년과 2006년, 2012년에 예수재를 봉행한 이후 2016년부터는 매년 전통에 기초해 생전예수재를 시연해왔다. 뿐만 아니라 2017년에는 사단법인 생전예수재 보존회를 설립하고, 체계적인 연구와 원형 복원을 위해 앞장서 왔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모두가 어려운 시기이지만, 생전예수재의 참 의미를 되새기며 부지런히 수행 정진해 나가야 한다”며 “나보다는 다른 사람을 위해 베풀고 보살도를 행하는 불자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생전예수재는 명고를 시작으로 산중작법, 운수단(도량 건립), 사자단, 중단, 고사단, 마구단, 시식, 함합소, 회향봉송 순으로 오후6시까지 이어진다.
한편 생전예수재에 앞서 봉은사는 경내 법왕루에서 보살계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주지 원명스님을 전계대화상으로 봉행된 보살계 수계법회에 동참한 불자들은 철저히 계율을 지키며 보살행을 실천하는 불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엄태규 기자 che11@ibulgyo.com
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