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37> 화성 이주계획과 불교①
[보일스님이 들려주는 4차 산업혁명 이야기] <37> 화성 이주계획과 불교①
  • 보일스님 해인총림 해인사승가대학 학장 대행
  • 승인 2020.06.13 15:11
  • 호수 358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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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코로나 팬데믹 속
2020년대 화성이주 시작
100만 거주 행성 건설되나

“모든 사람들이 동일한 현재에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오늘 보일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하여 외형적으로만 현재에 존재할 뿐이다.”
- 에른스트 블로흐(Ernst Bloch)

 

보일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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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동시성의 동시성 

거대한 몸집의 우주선이 굉음을 내며 하늘을 향해 치솟고 있다. 한 차례 발사 연기 때문에 안전을 우려했던 사람들의 걱정과 우려가 한순간에 엄청난 흥분과 환호로 뒤바뀌는 순간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여전히 세계가 혼란스러운 요즘, 특히 그 피해가 극심한 미국에서 무기력과 절망에 빠져있던 미국인들에게 잠시나마 그들의 걱정과 혼란을 잊게 하는 장면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사 장소인 케네디 우주센터를 사흘 만에 다시 찾아간 것만 봐도 미국이 이번 발사 성공에 대한 간절함이 느껴진다. 지난 9년간 우주개발사업이 중단되었던 탓에 실로 오랜만에 보는 장관이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이 우주선의 멋진 발사 장면은 전 세계로 방송되었고, 비단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잠시나마 현실이 아닌 미래와 꿈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했다. 

이 거대한 우주선은 바로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X가 개발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Crew Dragon)’이다. ‘팰컨9호(Falcon9)’라는 이름의 로켓에 실려서 발사된 이 우주선은 지구 상공 400㎞에서 국제 우주정거장까지 도착한 후 도킹에 성공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소속의 우주비행사들이 탑승하고 우주선은 민간 회사가 만들었으니, 민간합작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어렸을 적부터 미국의 우주왕복선 콜롬비아호나 챌린저호의 발사 성공과 실패의 비극을 보면서 자라왔지만, 이번 최초의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성공 소식은 새롭게 다가온다. 무엇보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이뤄낸 성과여서 더욱 그럴지도 모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이미 수십만 명이 생명을 잃거나 자신의 직장을 잃었고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끝나지 않을 것이며, 이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란 암울한 전망도 흘려들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미국이나 소위 유럽 선진국들은 거의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받았다. 누군가는 중세의 흑사병의 창궐하던 옛날로 돌아간 것 같다고도 하고, 누군가는 미래 인류의 가장 큰 위협은 핵전쟁이 아니라 바이러스로 인한 유행병이라고도 말한다.

사상 첫 민간 유인 우주왕복선의 발사 성공과 팬데믹 상황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인류의 과학 문명에 대한 희망과 절망이 묘하게 교차하는 요즘이다. 암흑 같은 중세와 다를 바 없는 코로나 팬데믹과 화성으로 가기 위해 전초기지인 우주정거장에 민간 우주선을 도킹시키는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도 이 시대에 공존하는 현실이다.

독일의 철학자 에른스트 블로흐(Ernst Bloch)는 다른 시대에 존재하는 사회적 요소들이 같은 시대에 존재하는 현상을 ‘비 동시성의 동시성(the contemporaneity of the uncontemporary)’이라는 형용모순으로 표현했다.

최근 제4차 산업 시대에서 과학기술의 혁신적 발전은 전 세계 공동체적 측면에서나 개별 국가사회의 측면에서도 같이 있으면서도 같이 있지 않은 격차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서 같이 사는 듯하지만 각자 각각의 법계(法界)에서 산다고 할 수 있다. 

➲ 화성 식민지 계획 

어렸을 적에 텔레비전을 통해 하늘로 솟구치던 우주왕복선을 기억한다. 언제 봐도 우주선에 달린 로켓이 굉음을 내면서 하늘로 치솟는 모습은 단순한 흥분을 넘어서 감동까지 자아내곤 한다. 그런 장면을 보면서 어렸을 적에는 누구나 한 번쯤은 우주비행사가 되는 꿈을 꾸었을 것이다. 미지의 세계로 간다는 것은 감상적인 낭만으로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치열한 연구와 노력이 요구된다. 좁게는 자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만, 넓게는 인류의 새로운 도약이자 도전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과거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은 2030년까지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계획은 초대형 발사체와 우주선 개발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그러기 위해서 2년 안에 국제정거장에 우주인을 보내고, 관련 기초공사를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우주정거장이 필요한 이유는 지구의 중력을 이겨내고 대기권 밖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주정거장이 있으면 보다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지속적해서 쉽게 로켓을 쏘아 올릴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요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대응 문제나 흑인 인권 보호 시위에 대해서 날카롭게 대립하면서도, 이 우주개발 계획에 대해서만큼은 전임 오바마 대통령과 큰 이견이 없어 보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우주위원회를 재조직 하고, 화성 탐사계획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미국은 다시 우주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다. 우리는 개척자들의 나라이며, 위대한 미국의 다음 국경은 우주다.” 사실상의 화성 식민지 건설의 선포나 다름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일론머스크는 미국 정부보다 앞선 2025년에는 화성에 인류를 보낼 것이라고 공언했다. 일론 머스크의 ‘화성이주 계획’은 너무 구체적이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이다. 처음에는 황당하게만 들렸는데, 자주 듣다 보니 그럴듯하다. 일론 머스크는 2020년대 안에 화성에 사람을 이주시키기 시작해서 100만명이 사는 행성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과연 가능할까? 그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해서 논란이 되기도 하지만, 적어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그 실현이 임박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 변화의 내용을 들여다보자. 
 

사상 첫 민간 유인 우주왕복선의 발사 성공과 팬데믹 상황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인류의 과학 문명에 대한 희망과 절망이 묘하게 교차하는 요즘이다. 암흑 같은 중세와 다를 바 없는 코로나 팬데믹과 화성으로 가기 위해 전초기지인 우주정거장에 민간 우주선을 도킹시키는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도 이 시대에 공존하는 현실이다. 출처=www.shutterstock.com
사상 첫 민간 유인 우주왕복선의 발사 성공과 팬데믹 상황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인류의 과학 문명에 대한 희망과 절망이 묘하게 교차하는 요즘이다. 암흑 같은 중세와 다를 바 없는 코로나 팬데믹과 화성으로 가기 위해 전초기지인 우주정거장에 민간 우주선을 도킹시키는 모습은 극명한 대비를 이루면서도 이 시대에 공존하는 현실이다. 출처=www.shutterstock.com

➲ 엘론 머스크와 스페이스X 

제4차 산업혁명을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일론 머스크 (Elon Musk)’이다. 이 사람이 생각해낸 아이디어는 때론 엉뚱해 보이지만, 혁신적이다. 사람들에게 허언증 환자라고 많은 비난을 받지만, 동시에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도 준다. ‘혹독하지만 존경받는 리더’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사업들을 보면 정말 경이롭다. 미래세대의 전기 자율 주행 자동차의 상용화, 지하터널을 초고속으로 질주하는 진공 튜브 자기부상열차, 인공지능 연구, 심지어 인간의 두뇌에 칩을 심어서 신경 신호를 디지털화하여 컴퓨터와 연결하는 시도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인간의 상상을 뛰어넘는 혁신적이고 기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사업들이다.

스페이스X의 창업과 관련해서 그의 창의적인 면모를 볼 수 있는 사례를 들어보자. 일론 머스크가 생각하기에 우주선을 만드는데 가장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로켓 추진체였다.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우주로 가는 방법은 러시아에서 비행체를 빌리거나, NASA에 있던 기존 모델을 활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로켓을 만드는 재료의 구성 성분을 모두 분석해서 원자재 단가를 계산해 본 결과 로켓 가격의 2%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는 직접 로켓 제작을 위해 스페이스X를 창업하고 우주개발사업을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 일론 머스크는 로켓이나 우주 탐사 전문가가 아니었다. 다만 엄청난 열정과 노력을 통해 이를 극복하고 우주개발사업에 뛰어든 것이었다. 

➲ 중고 로켓의 재활용 

그럼 로켓 제작비용을 절감한 것만으로 화성식민지 건설이 실현될까. 일론 머스크에게 단순한 원가절감보다 더욱 혁신적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가 착안한 방법은 단순하지만 기발했다. 우주왕복선이 한 번 운항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약 13억달러(한화 약 1조6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그리고 NASA가 지난 30년간 이 우주왕복선을 개발하고 유지, 운용하면서 투입한 예산은 1740억달러(한화 약 210조3000억원)였다. 일론 머스크가 생각하기에 이 비용은 너무나 터무니없이 비싼 금액이었다.

이때, 일론 머스크가 생각해 낸 것은 바로 로켓을 재활용하는 것이었다. 한 번 쓰고 바다 속으로 투하되어 사실상 폐기되어 버리는 로켓이 너무나 낭비라고 생각했다. 우주선을 발사하는 데 드는 비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 추진로켓이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발사한 추진 로켓을 ‘그대로 다시 회수해서 쓰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아이디어였다. 만약 이게 성공한다면, 로켓 발사 후 분리된 추진체를 회수해서 전체 발사 비용을 10분의1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어찌보면 너무나 간단한 아이디어이다. 문제는 재활용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추진체를 손상 없이 원래 발사됐던 발사대로 그대로 복귀시키는 것이다. 그건 누가 보아도 너무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상상이었다. 그게 가능하냐고? 스페이스X는 결국 그걸 해낸다. 관련 영상을 보면 마치 화면을 뒤로 감기 하듯이 원래 자리로 거짓말처럼 다시 착륙한다.

감탄을 넘어서 충격을 받기에 충분하다. 며칠 전 발사된 팰컨9 모델은 2010년 처음 발사된 이래로, 현재까지 80여 회에 걸쳐서 발사되고 있다. 믿기 어렵다면, 눈으로 보면 될 일이다. 너무 먼 나라 얘기처럼 들린다면, 우리는 ‘비 동시성의 동시성’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불교신문3589호/2020년6월13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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