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사랑’ 동국대학교병원 투병 · 간병 수기 공모전
[참가상 수상작] 강효록 ‘나를 되돌아 볼 수 있었던 기회’


갑자기 몸에 이상 느껴 검사?진료 
갑상선암 ‘의심’에 불안해지는 마음
며칠 고민한 끝에 수술하기로 결심  

친절한 ‘이비인후과 교수님’의 집도  
수술은 대성공…정성 다한 치료 ‘감사’
‘이름값 아닌 실력이 먼저’ 실감해

어느 날부터인가 제 몸에 이상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진료과를 선택해야 하는지, 또 내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 수는 있는 것인지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일단 간단한 검사와 진료를 보자는 마음으로 피검사, 위·대장 내시경을 생각하고 소화기내과 진료를 선택하였습니다. 

진료를 보는 날 교수님에게 제 몸 상태에 대해 자세하게 말씀 드리고, 가족력에 대해서도 설명을 드렸습니다. 가족력으로 어머니께서 갑상선 수술 두 번과 당뇨, 파킨슨병을 앓았고, 큰누나도 갑상선 수술을 하였다고 말씀드렸더니 교수님께서 간단한 검사부터 해 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가족력이 있으니 내분비내과에 가서 갑상선 진료를 받아보라는 권유를 해주셨습니다. 
 

동국대학교병원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강효록 씨는 환자를 진심으로 아끼고 보살피는 의료진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제공=동국대의료원
동국대학교병원에서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강효록 씨는 환자를 진심으로 아끼고 보살피는 의료진의 모습에 감명을 받았다고 전했다. 사진제공=동국대의료원

소화기내과 검사에서는 간단한 선종이 발견됐지만 시술로 치료가 가능한 정도였는데, 내분비내과 진료에서는 이상이 발견됐습니다. 초음파 검사에서 결절의 모양이 좋지 않아 보여 추가로 세침검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시간동안 머릿속은 복잡했습니다. 여러 가지 걱정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검사 결과는 갑상선암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담당 교수님은 제게 상세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갑상선암은 6단계가 있는데 4단계부터는 무조건 수술을 시행하며, 제 경우는 3단계이기는 하지만 가족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환자들의 3단계 확률보다는 더 높으니 진단 및 치료 목적으로 수술을 권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모양만 나쁘고 암이 아닐수록 있지만 어차피 3단계면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나이가 젊을 때, 증상 없이 빨리 알았을 때 처치를 하여 회복력을 빠르게 높일 수 있도록 수술을 하는 것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셨습니다.

교수님 말씀을 듣고 난 뒤 제 머릿속은 더 복잡해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더 자세한 검사가 있는데 환자분이 수술을 고민하시면 그 검사를 받아 봐도 좋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검사에서도 3단계가 나오면 그 때에도 교수님은 수술을 권할 거라고 하셨습니다. 

일단은 고민을 해보겠다고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어차피 해야 할 거라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좋겠지만 수술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니면 시간을 더 두고 나중에 해야 하는 것인지 판단이 서지를 않았습니다. 

며칠을 고민한 끝에 수술을 받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데 수술을 결심하고 난 후 부터 여러 가지 많은 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럽히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뭔가 잘못한 일이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벌을 받는 건가?’ 사람들이 갑상선암을 착한 암이라고 하고 예후가 좋다고 하지만 어쨌든 ‘암’ 이라는 단어는 저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습니다. 저에게는 아직 어린 두 딸과 아내가 있고 큰딸은 몸이 좋지 않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아이였습니다. 제가 이렇게 무기력하게 병으로 쓰러질 수는 없었습니다. 참으로 많은 것을 생각했고, 그러면서 차근차근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날부터 우리나라 명의, 다큐, 책, 인터넷 등 갑상선에 관한 여러 가지 자료들을 다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제일 먼저 어느 병원, 어느 교수님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고, 수술한 사람들의 후기 등 많은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정말 제 몸을 쉽게 누구에게 맡기고 싶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의, 잘하는 병원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암센터, 서울 유명병원 등 많은 의료진들이 있는 병원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 수술을 하고 난 후 추후 관리 등 많은 부분에 대해서도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동국대 내분비내과에서는 제 수술을 위해 이비인후과 교수님을 연결해 주셨습니다. 주변사람들은 전부 ‘무슨 갑상선암 수술을 이비인후과에서 하느냐’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당연히 저도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제 생각을 잘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준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제 아내입니다. 아내가 저에게 “잘 생각해봐, 여기 교수님이 서울대 가서 수술하면 서울대병원에서 수술한 거고, 동국대 선생님이 암센터 가서 수술하면 암센터에서 수술한 거야. 서울대 선생님이 여기 있으면 동국대에서 수술한 거야. 그냥 병원 이름만 다른 거지, 어디서 수술하든 환자랑 의사랑 잘 맞으면 되는 거야. 병원만 좋으면 뭐해? 얼마나 환자를 마음으로 잘 돌봐주고 잘 치료해주는지 그게 제일 중요한 거야. 그리고 수술하고 나서 계속 1주에 한 번, 2주에 한 번 병원 다녀야 하는데 그때마다 회사에 휴가 쓰고 그 먼 서울 길을 가는 것도 힘들 거고…” 라고 했습니다.

듣고 보니 참으로 일리 있는 말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제 아내 말을 듣고 후회한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다 잘 됐었기 때문에 아내 말이 더욱 믿음이 갔습니다.

고민 끝에 수술을 어차피 해야 할 거라면 빨리 하자는 생각으로 이비인후과 교수님을 선택하여 수술 날짜를 10월10일로 잡았습니다. 저는 회사 일로 인해 아내가 대신 진료예약을 해주고 수술 날을 잡아주어서 교수님을 수술 전날 입원해서 처음 뵐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회진을 하러 오셔서 저를 정말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제가 내일 수술을 도와드릴 교수입니다” 라고 하시는데, 인상이 너무나 좋으시고 편안하셔서 긴장하고 있던 제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교수님은 제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과 함께 수술에 대해서 이런저런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수술 당일 아침에 병실로 오셔서 잠은 좀 잤는지, 몸 상태는 어떤지 자세하게 물어봐주시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시면서 웃는 모습으로 내려가셨습니다. 저 또한 서비스 업종에서 근무를 하고 있지만 항상 웃는 모습으로, 진실성 있는 모습으로 대하기 힘든데 교수님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셔서 너무 따뜻했습니다. 

그렇게 오전에 수술실에 들어가서 오후에 병실에 올라온 후 교수님께서 찾아 오셨습니다. 역시나 웃으시면서 “좀 어떠세요? 수술 부위를 열어 보니 갑상선 암이 맞았습니다. 임파선까지 전이가 돼서 거기까지 수술을 잘 했고. 다행히 완전 절제가 아닌 아직 나이도 젊으셔서 반 절제로 수술했고, 수술은 정말 잘 되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라며 자세히 설명해 주시고는 경과를 지켜보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제 아내에게도 수술방법, 부위, 모양 등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교수님은 정말 환자를 자신의 가족처럼 대해주셨습니다. 

제가 있는 병실의 수술환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다들 2~3일 이내에 퇴원 한다고 해서 저도 그렇게 알고 교수님께 언제 퇴원하는지 물어보았더니, 교수님께서 최대한 다 회복하고 퇴원하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여기서 저는 또 한 번 감동 받았습니다.

다른 병원은 다 낫지도 않고 실밥도 뽑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병원으로 갈 것을 권유한다고 들었습니다. 갑상선암 뿐만 아니라 다른 병들도 그냥 수술만 하면 가급적 일찍 퇴원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 교수님은 환자를 생각해서 최대한 회복한 상태에서 퇴원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니 너무나도 감사했습니다. 

시간이 하루 이틀 지나고 일주일 후 퇴원하는 날 교수님을 뵙지는 못하고 퇴원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은 퇴원 후 외래진료를 보러 간 날 웃으면서 저를 맞이해 주셨습니다. 제가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 물으시면서 수술부위를 소독해 주시고, 만져보기도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치료 할 것인지, 약은 어떻게 먹으면서 조절할 것인지 자세히 설명 해주셨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제 아내가 질문하는 것도 귀찮은 내색 없이 자세히 설명해 주셨습니다. 

보통 저희 같은 환자들은 궁금한 것도 많고 질문도 많은데, 교수님께서는 질문하는 것마다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고, 또 더 궁금한 게 있는지 까지 물어보실 정도로 환자를 먼저 생각해 주셨습니다. 참으로 훌륭한 교수님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알게 되었습니다. 

1주일에 한 번씩 외래 진료를 보고 있는 지금까지도 언제든지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고 조금이라도 몸이 이상이 있으면 바로 오라고 하시는 교수님을 볼 때마다 환자를 ‘자신의 가족처럼 생각하는 교수님이 과연 우리나라의 몇 명이나 될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제게는 인생에 있어서 좋은 경험이 되었던 교수님이셨습니다. 

언제나 환자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앞으로도 더 많은 환자들 잘 돌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교수님 고맙습니다.

[불교신문3590호/2020년6월1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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