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신라문화유산연구원, 발굴조사 결과

출토지 인근 10m 떨어진
석조여래좌상 것으로 추정
방형대좌에 항마촉지인 도상
청와대 불상과 ‘쌍둥이’ 평가

경주 남산 자락에서 통일신라시대 불두(佛頭)가 발견됐다. 발견된 현장 인근 10m 떨어진 곳에 불두가 훼손된 채 있었던 석조여래좌상의 것으로 추정된다. 출토 당시 불상 모습.
경주 남산 자락에서 통일신라시대 불두(佛頭)가 발견됐다. 발견된 현장 인근 10m 떨어진 곳에 불두가 훼손된 채 있었던 석조여래좌상의 것으로 추정된다. 출토 당시 모습.

신라인들이 불국토로 만들기 위해 산 전체에 수많은 절터와 석불, 석탑 등을 조성했던 경주 남산 자락에서 통일신라시대 불두(佛頭)가 발견됐다. 발견 현장 인근 10m 떨어진 곳에 불두가 훼손된 채 있었던 석조여래좌상의 것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신라문화유산연구원(원장 박방용)경주 내남면 용장리 산 1-1번지 일대 남산 약수곡(석조여래좌상 절터)에 방치된 석불좌상을 보수정비하기 위해 발굴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와 같이 불두 등을 출토했다63일 발표했다.

발견된 불두는 높이 50cm, 너비 35cm, 둘레 110cm 정도로 큰 바위 서쪽 땅 속에 묻힌 상태였다. 머리는 땅속을 향하고 있었으며, 얼굴을 서쪽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전언이다. 불두의 오른쪽 일부와 오른쪽 귀 일부에서는 금박이 관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불두의 미간 사이 백호를 장식했던 둥근 수정도 떨어진 채 인근에서 함께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통일신라시대 석조불상의 원형을 고증하는데 있어 중요한 학술연구 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다또한 불두 주변에는 소형 청동탑과 소형 탄신불상 등도 함께 출토됐다.

이번 발견하게 된 불두는 인근 석조여래좌상의 것으로 보인다. 이 석조여래좌상은 높이 109cm, 어깨너비 81cm, 무릎너비 116cm에 이르는 통일신라 불상으로 1941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경주 남산의 불적>에도 실려 있는 유물이다.

자료집에 따르면 처음 발견 당시에도 불두가 훼손된 상태였으며, 원 위치는 알 수 없으나 옮겨온 현 위치에 반듯하게 놓여 있었다. 또한 불상 옆 중대석과 상대석은 불안정한 상태로 노출돼 있었으며, 불상 하대석도 원위치에서 움직여 동남쪽 위에 있는 큰 바위 아래에 바로 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불두가 출토된 지역(사진 빨간색 원)은 불두가 훼손된 채 있는 석조여래좌상과 10m가량 떨어져 있다.
불두가 출토된 지역(사진 빨간색 원)은 불두가 훼손된 채 있는 석조여래좌상과 10m가량 떨어져 있다.
불두가 훼손된 채 있었던 남산 약수곡 석불여래좌상의 모습.

무엇보다 이번 발굴 조사가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약수곡 석조여래좌상이 흔히 '청와대 불상'으로 불리고 있는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과 형식과 모습이 흡사하다는 점이다. 청와대 불상은 약 1100년 전 석불임에도 불두와 불신 모두 보존상태가 양호하며 통일신라 양식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재평가절차를 거친 뒤 통일신라시대 불교조각의 우수성을 입증 받아 2018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24호에서 보물 제1977호로 승격된 바 있다.
 

약수곡 석조여래좌상은 청와대 불상으로 알려진 보물 제1977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사진)과 유사한 모습과 형태를 하고 있어 쌍둥이 불상으로 분석된다.
약수곡 석조여래좌상은 청와대 불상으로 알려진 보물 제1977호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사진)과 유사한 모습과 형태를 하고 있어 쌍둥이 불상으로 분석된다.

비록 약수곡 석조여래좌상은 불두가 훼손됐지만, 청와대 불상과 같이 항마촉지인도상을 하고 있다. 아울러 대다수의 통일신라 석불좌상 대좌(불상을 놓는 대)가 팔각형으로 조성된 것과 달리 약수곡 석불과 청와대 불상은 대좌가 사각형(방형)으로 조각된 것도 특징이다. 때문에 학계에서는 크기만 다를 뿐, 두 불상을 쌍둥이급으로 분석하고 있다.

문화재청과 신라문화유산연구원 측은 이번 발견된 불두에서 당대 신라인들의 개금과 채색 흔적이 나타났는데 이는 매우 드문 사례로 추가 조사를 통해 면밀하게 실상을 파악할 것이라며 경주시와 함께 불두와 석불좌상을 복원하고 주변 정비사업도 펼치겠다고 밝혔다불두 등 이번 조사에서 출토된 유물들은 610일 일반인에게도 공개된다.
 

이번에 경주 남산 약수곡에서 발견된 불두의 모습.
이번에 경주 남산 약수곡에서 발견된 불두의 모습.
불두 주변에서 함께 출토된 소형 불상의 모습.
불두 주변에서 함께 출토된 소형 불상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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