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願)을 세우고 실천해야 성취할 수 있다”

“모든 생명 바라는 ‘행복한 삶’
종교는 다르지만 목표는 같아”

해탈의 길로 인도하는 행원
시련 다가올 때 돌파구 열어

허공에 핀 꽃

원산스님 지음 / 효림

“삼계(三界)의 25유(有)와 삼라만상이 모두 허공 중의 꽃이다.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이 있는 것이요, 없는 것이 아니라 그 이름이 없는 것이다.” 최근 <허공에 핀 꽃>을 펴낸 전(前)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 원산스님은 책 이름에 ‘허공’이 들어간 이유를 이같이 말했다.

지난 2015년 출간한 첫 법문집 <허공처럼 살아라>에도 ‘허공’이란 단어를 사용했다. 이번에 나온 <허공에 핀 꽃>은 2019년 7월부터 2020년 1월까지 월간 <법공양>에 연재한 법문을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 모든 생명이 지닌 공통점에 대해 원산스님은 “고통 없이 행복하게 잘 살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인간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한다.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믿는 종교가 다를지라도 목표는 모두 같습니다. 괴로움을 벗어나 행복하게 살고, 행복한 곳으로 가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부처님도 출가하여 수행해서 생로병사의 괴로움에서 벗어나 평화롭게 사는 것을 찾고 49년간 법문을 설했다.그렇다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은 무엇일까?
 

경봉·관응 스님 회상에서 정진하고 조계종 교육원장과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를 역임한 원산스님.
경봉·관응 스님 회상에서 정진하고 조계종 교육원장과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를 역임한 원산스님.

원산스님은 불가(佛家)에서 전해오는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흔히 돈이 많은 사람, 고위직에 오른 사람, 아름다운 부인과 사는 사람 등을 행복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은 돈을 잃어버릴까, 관직에서 떨어질까, 다른 남자들이 부인에게 추파를 던질까라는 염려 때문에 행복과 거리가 멀다.

고민을 해결하려고 찾아간 한 스님도 “그런 걱정은 없지만 도를 성취하기 쉽지 않아 걱정”이라고 토로한다. 이에 원산스님은 “그 스님의 말씀 속에 행복의 답이 있다”면서 “지금 근심 걱정과 문제가 없으면 그가 바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설한다. 즉 ‘마음이 편안한 이가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근현대 선지식 경봉스님 회상에서 수행을 하고, 대강백 관응스님에게 전강을 받아 선교를 겸수한 스님의 저서에는 간화선 정진과 교학연찬의 이력이 자연스럽게 배여 있다.

어느 해 극락암 삼소굴에 주석하는 경봉스님에게 안거를 마친 젊은 수좌가 찾아왔다. “부처가 무엇입니까?” “내가 말하면 제대로 믿겠느냐?” “스님 말씀인데 어찌 믿지 않겠습니까” “묻는 네가 바로 신여래(新如來), 새로운 부처니라” 수좌는 스님에게 3배의 예를 올리고, 산철임에도 극락암 선원에서 정진에 들어갔다.

이러한 일화를 들려준 원산스님은 “수좌가 크게 믿었기에 공부하는 기간이 아닌 산철에도 선방에 앉아 정진을 한 것”이라면서 “믿음이 굳건해야 온갖 좋은 일들이 생겨나고 자라나 마침내 열반의 경지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심과 더불어 삶을 향상시키는데 필요한 덕목은 원(願)이다. 원산스님은 “원이 있어야 실천이 뒤따르고 성취가 있게 된다”면서 “원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천행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행원(行願), 원력(願力), 발원(發願), 서원(誓願)도 같은 의미이다.

“원은 우리를 보다 힘차게 행복의 길로, 성공의 길로, 해탈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원동력입니다. 무기력 속에 빠져들거나 바른 삶의 자세가 흩어질 때 제자리를 찾아주고, 뜻하지 않은 시련이 다가왔을 때 돌파구를 열어주는 것이 원입니다.”

원산스님은 “불자들의 삶에 꼭 필요한 인생, 인연, 윤회, 행복, 믿음, 원(願), 기도, 천도를 중심으로 설법한 내용”이라면서 “이 책을 읽는 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화하여 복되고 평화롭고 지혜로운 삶을 이루기 바란다”고 축원했다.
 

원산스님은…
1964년 2월 통도사 극락암에서 경봉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경봉스님에게 사미계를, 월하스님에게 비구계를 수지했다. 통도사 강원과 동화사 강원에서 공부하고 송광사·극락암·봉암사·칠불사 선원에서 간화선을 참구했다. 직지사 황악학림을 마치고 관응스님에게 전강 받았다. 직지사 승가대학 강주, 통도사 승가대학 강주, 중앙종회의원, 조계종 교육원장을 역임했다. 1998년 3월부터 2001년 3월까지 통도사 백련암에서 3년간 무문관 결사를 했다. 영축총림 통도사 주지를 지내고 백련암에 주석하며 수행하고 있다.

통도사=이성수 기자 soolee@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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