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각종 28대 통리원장
역임한 밀교 수행자
특별한 ‘성지순례기’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살다 가신 석가모니불”

인간, 석가모니를 만나다

혜정정사 지음 / 올리브그린
혜정정사 지음 / 올리브그린

“부처님은 가장 아름답고 고귀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살다 가신 분입니다. 인도 쿠시나가라 열반에서 그 모습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열반의 땅으로 향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현재 남아있는 부처님의 유적지를 돌아보며 중생 교화의 참모습을 되새겨 보고자 이글을 씁니다.”

1975년 진각종에 입문해 교육원장을 비롯해 유지재단 대표이사, 학교법인 회당학원 대표이사, 사회복지법인 대표이사, 회당학회장 등 주요 보직을 거치고 제28대 통리원장을 역임한 혜정정사. 부처님 탄생지 룸비니에서 깨달음의 성지 보드가야, 열반상이 모셔져 있는 쿠시나가라에 이르기까지 인도와 네팔에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진행한 여정을 담은 순례기 <인간, 석가모니를 만나다>를 최근 펴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고귀하면서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살다 가신 석가모니불!” 1986년 인도 쿠시나가라의 열반상을 처음 친견하며 품었던 저자의 생각이다. 이 책의 여정은 이런 생각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부처님 이야기에 대해 글을 쓰고자 생각한 때는 진각종에 입문한지 9년 되는 1986년 처음으로 성지에 발을 디디면서 쿠시나가라 열반당으로 들어가는 중간, 들판에 세워진 자그마한 건물 안에 고뇌하는 부처님의 상을 보았을 때부터”라며 “발걸음을 멈추고 부처님의 가장 인간다운 모습을 한 없이 바라보다가 울컥 눈물을 쏟았던 그 때, 우리와 다를 바 없이 고뇌하시는 모습, 그곳을 떠나도 항상 마음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 모습, 롯지에 누웠을 때 천장에 부각되어 잠을 이루지 못하면서다”라고 회고했다.

이어 “그 후, 종단 교육소임을 거쳐 행정책임자가 됐을 때도 내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를 항상 생각하게 하는 이정표처럼 제시받아 여기까지 이르게 됨은 모두 고뇌하시는 부처님이 베푼 은혜였다”라고 의미를 전했다.

그래서 저자는 인도 곳곳에 남아 있는 부처님의 유적지를 돌아보며 웅장했을 옛 건축의 풍광 상상하기 보다는 중생 교화의 참모습을 되새기고, 동시대 불교인의 실천을 강조한다. 그 동안 부처님의 일대기에 관한 저술은 많았지만, 검소한 생활과 부지런한 습관, 끊임없이 자기 성찰의 여정이라는 점이 돋보인다.
 

전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정사가 인도와 네팔에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진행한 여정을 담은 순례기 '인간, 석가모니를 만나다'를 최근 펴냈다. 사진은 인도 쿠시나가라의 열반당에 모셔진 부처님 열반상.
전 진각종 통리원장 혜정정사가 인도와 네팔에서 부처님의 발자취를 따라 진행한 여정을 담은 순례기 '인간, 석가모니를 만나다'를 최근 펴냈다. 사진은 인도 쿠시나가라의 열반당에 모셔진 부처님 열반상.

저자는 “나라마다 글쓴이들 마다 각각 다른 마음으로 부처님 일대기를 저술하지만, 어떠한 생각을 갖든 부처님의 법은 수행 정진에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면서 “불교는 마음의 수행정진 없이 겉모습을 화려하게 장엄하는 그날부터 파괴의 길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자기성찰을 통해 참회와 복덕 짓기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정반왕의 아들인 싯다르타 태자의 이야기, 출가 이후에 수행하는 보살의 이야기, 셋째는 성불 이후 교화하는 부처님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글 사이사이에 비로자나불과 회당대종사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저자의 여정은 부처님의 탄생지 네팔 룸비니에서 시작한다.

그는 저녁노을을 바라보면서 푸스카르니 호수 옆 잔디에 앉아 당시 부처님의 모습을 마음으로 새기면서 명상에 들었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인도 보드가야 보리수 앞에서는 백탑 위에 빛났던 샛별을 생각하며 진각종의 창종주 진각성존 회당대종사의 가르침을 되새겼다. 또 쿠시나가라 열반당 사원터를 돌아보며 번성했던 당시 불교의 위용을 떠올리기도 했다.

저자는 “어떠한 미사여구도 사용하지 않은 그대로의 부처님 말씀을 찾고자하는 서원으로 4대 성지와 8대 성지를 다니면서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 발품을 팔았다”면서 “그러나 중생의 마음은 견물생심이라, 보는 것 족족 가지고자 하고, 지니고자 해 집착하고 쌓는 가운데 몸은 고달파지고 눈은 감기며, 귀는 흐리해 보아도 알지 못하고 들어도 이해하지 못하면서 스스로를 의심하고 측량하면서 여기까지 왔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석가모니불께서 사람으로 이 땅에 와서 진실한 삶 자체를 몸소 보여주던 그 시절으 우리는 끝내 만나지 못했다”면서 “신심 있는 불자들에 의해 남겨진 정사(精舍)와 스투파, 보리수와 족적만 볼 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공덕을 쌓았어도 허물어지고 폐허가 된 모습이 아닌 찬란한 모습을 직접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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