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 특집’
특별좌담 / 불교 유튜브 필요한가

‘유튜브’로 대표되는 온라인 콘텐츠는 이제 대세를 넘어 TV를 보듯이 당연히 해야할 일상으로까지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 불교계는 아직 걸음마 수준 정도다. 이즈음 코로나19 사태는 불교계에 전화위복이 됐다. 사찰을 찾지 못하는 불자와 일반인들을 위해 유튜브를 포함한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활동이 적극적이고 광범위해졌기 때문이다.

조계종 해인총림 해인사는 유튜브 채널 ‘해인사TV’를 열고 지난 2월에 첫 영상을 내보냈다. 제4교구본사 월정사는 1월에 문화국이 주도해 ‘월정사TV’를 오픈했다. 불자 대학생 단체인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는 이미 7년 전에 유튜브에 ‘대불련’이라는 채널을 개설하고 현재 4개의 주요콘텐츠를 제작 송출하고 있다.

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담당자들을 초청해 불교 유튜브의 오늘과 내일을 허심탄회하게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좌담은 시종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진행됐고, 말미에는 서로의 유튜브 채널에 구독과 좋아요를 눌러주는 훈훈함까지 더했다. 좌담은 5월13일 불교신문사에서 진행됐으며, 코로나19 안전수칙에 따라 절차를 거쳐 안전하게 진행됐음을 밝힌다. 
 

참석자
혜종스님 제4교구본사 월정사 문화국장
서현스님 해인총림 해인사 템플스테이국장
박유진 대불련 전 회장

해인사TV 
https://www.youtube.com/channel/UCEqTBBPi8qwCH4p-k3iteNw
월정사TV 
https://www.youtube.com/channel/UCPPsL8ZwRk8e-H-5xMSO9eQ
대불련 
https://www.youtube.com/user/kbuf108

부처님오신날 특별좌담에는 불교 유튜브를 직접 제작하고 있는 스님과 재가불자가 자리를 함께 했다. 사진 왼쪽부터 해인사 서현스님, 월정사 혜종스님, 대불련 박유진 씨.

- 각자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을 소개한다면.

서현스님 : 특별한 주제를 정하지 않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운영하고 있다. 해인사의 모든 일, 주변의 동식물도 주제가 된다.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이유는 해인사 대중 스님들의 배려 덕분이다. 유튜브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가 보는데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점점 영역을 확대하면서 불교를 알아가도록 하려고 했다. 최근 운영방침을 정했는데 누구라도 해인사를 소재로 한다면 3~15분 사이의 영상을 올릴 수 있다.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한다고 할까. 

혜종스님 : 온라인 시대에 맞춰 월정사는 문화국을 세웠다. 문화국의 첫 사업으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기도와 법문 법회를 중계할 목적으로 시작했는데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중요한 사업으로 자리 잡게 됐다. 월정사 출가학교, 템플스테이 등 장대한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로 거의 못하고 있는 상황은 아쉬움이 크다. 참고로 월정사TV에서 TV는 텔레비전이 아니라 ‘Temple Vision’의 준말이다. 

박유진 : 4개의 주요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절턱 낮추기 프로젝트-저절로 간다, 전래전래불교동화, 불담기자단-딴짓, ASMR-네 귀에 붓다가 그것이다. 일주일에 1편 이상 업로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구독자 이벤트도 하고 국회의원선거 독려 캠페인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고 있다. 7년 전에 문 열었지만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1월부터다.

- 말씀 들어보니 유튜브에 대해서 초심자인 듯하다. 처음 시작하다보니 여러 일들이 있었을 것 같다. 

서현스님 : 누구나 생각하는 해인사에 대한 이미지가 있지 않나. 해인사TV는 이 이미지와는 맞지 않았다. 시작과 끝도 명확하지 않고 서툰 영상이었다. 주지 스님도 고민이 있으셨겠지만 오히려 도움을 많이 주셨다. 사중 어른 스님들도 적극 협조해주셨다. 내 역량이 되지 않아 아예 B급 감성으로 영상을 만들었다. 그런 생각들이 해인사TV 운영방침이 됐고 아마추어리즘을 지향하는 현재 모습이 됐다. 어려운 점은 나 혼자 하는 것 정도일 뿐. 하지만 대중 스님들은 관심이 많다. 해인사TV는 자유가 보장돼 있고, 검열이 없다. 그래서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실패하면 개선해 나가면 된다.

혜종스님 : 카메라만 갖다 대면 대중들은 힘들어 한다. 초기에 촬영 협조가 쉽지 않는 게 어려운 점이었다. 또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기껏 촬영 다하고 편집하려고 보니 오디오가 통째로 사라진 적이 있다. 의외로 예민하게 듣는 분들이 있어 지적하는 통에 당황하기도 했다. 초기에 실수는 기술적인 부분이 많다. 구독자가 적은 걸 탓하는 분들도 있었다. 

서현스님 : 나는 미리 대중 스님들에게 엄살을 피웠다. 구독자 1000명 만들기 힘들다고 세뇌가 될 정도로 말씀 드렸다. (웃음) 

박유진 : ‘저절로간다’는 사찰을 찾아가 설명하는 콘텐츠인데, 사전답사 가기로 약속한 날 사찰로부터 오지 말라는 말씀을 들었다. 촬영 협조가 너무 힘들다. 우리 채널 구독자는 300명 정도로 소소하다. 이것도 이벤트해서 선물 준다고 해서 겨우 채운 숫자다. 구독자 수가 너무 오르지 않는다. 청년 불자들이 하는데 관심 없어 서운하기도 하다. 

- 불교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있는 이면에는 코로나19라는 특수성이 있다는 의견이 있다. 그래서 이 사태가 끝나면 예전처럼 오프라인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하는데. 

혜종스님 :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사회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럼에도 전과 같은 시대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사찰은 온라인에 대한 투자를 많이 할 것이고 해야만 한다. 현재 보편적인 매체는 영상이다. 현대인은 영상매체로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교가 온라인 활동을 도외시한다면 불교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떨어질 것은 자명하다. 불교와 사찰, 부처님 가르침은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 사용해야 하는데, 온라인 콘텐츠는 사람들에게 분명 도움이 된다. 불자뿐 아니라 일반사회도 불교를 편히 보도록 하는데 온라인 콘텐츠만한 것이 없다. 온라인 콘텐츠를 최대한 활용해 사람들이 오프라인 즉, 사찰이나 스님을 직접 찾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 아닌가 싶다. 

서현스님 : 온라인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 때문에 앞으로도 이 방향(온라인 활성화)으로 갈 것이다. 학자와 전문가들은 전염병 시대가 계속 이어진다고 말한다. 백신이 개발돼도 전염병은 다시 도래한다고 한다. 바깥에서는 온라인은 필수이며 확장일로인데, 우리는 이같은 사회적 요구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사찰은 특히 주지 스님의 생각이 중요하다. 지금 주지 스님은 찬성하고 지원해줘도, 다음 스님이 필요 없다고 여기면 끝이다. 해인사도 예견하기 어렵지만, 현재라면 온라인 활동은 지속될 것이라 생각한다. 

박유진 : 절대로 돌아가면 안 된다. 유튜브 이전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서 온라인 소통은 계속 해왔다. 이런 활동이 유튜브로 확장됐을 뿐,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가 만든 유튜브를 보고 학생들이 불교동아리를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만들고 있다. 오히려 이 때를 기회 삼아 한걸음 더 전진했으면 좋겠다.

- 불교는 유튜브 등 새로운 문물이나 기술을 받아들이는데 좀 더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혜종스님 : 아직은 사회가 승가 혹은 수행자에게 요구하는 상이 현대적인 모습과는 다르다고 느껴진다. 조금은 옛날 것에 가깝고 조용하고 움직이지 않고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여기는 듯하다. 스님들 또한 욕심 없이 살라는 가르침을 줄곧 받아 현대문명에 가까워지는 걸 세상에 끌려다니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스님들도 세상의 변화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스님에 다가가기 어렵다는 의견이 아직도 많다. 다행인 것은 사찰 소임을 보는 스님들이 세상의 변화와 함께 움직이려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분들이 함께 노력하면 승가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 기대한다. 

서현스님 : 우리 유튜브 채널은 기관(해인사)에서 만든 것이다. 그래서 기관장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스님과 불자들도 많아졌지만 구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종단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 불교의 좋은 장점들을 적극 홍보하고 소개할 크리에이터, 유튜버를 종단이 육성하는 정책적인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 

혜종스님 : 정작 봐주길 바라는 젊은 층들이 불교 유튜브를 보지 않고 있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불교 유튜브가 한 단계 성장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현재 불교 유튜브는 과거적인 개념이나 기존에 있는 것을 보여주는 것에 머물러 있다. 보다 재미있고 실속있는, 보는 이들이 필요로 하는 내용이 있어야 한다. 코로나 덕분에(?) 불교 유튜브가 활성화되고 있다. 많은 분들이 시도하다보면 분명 좋은 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다. 

박유진 :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 그런데 불교 콘텐츠는 재미가 없다. 우리는 청년을 대상으로 포교하다보니 색다르고 재밌게 만들기 위해 고민한다. 그들은 유튜브를 통해 재밌는 걸 보고 싶어 한다. 열심히 공부하고 왔는데 또 공부시키는 것 같은 영상을 보고 싶겠나. 솔직히 말하면, 해인사TV 월정사TV에서 새와 고양이 영상은 잘 봤다. 법회나 법문은 건너뛰었다. 최근 인기 있는 영상 중에 ‘츄파춥스님’이란 게 있다. 원래는 산사를 찾아간 다큐인데, 사찰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스님의 머리를 핥는 모습을 보고 이 부분만 편집해 제목을 붙이고 즐기고 있다. 이것이 바로 젊은 세대의 단면이다. 불교 유튜브도 이같은 세태를 반영하면서 미지의 콘텐츠를 개발하는 시도를 꾸준히 해야 한다. 
 

불교 유튜브는 필요한가라는 무거운 주제로 진행됐지만, 불교유튜브 초심자이자 선구자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유대감 덕분인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면서 유쾌하게 얘기를 풀어냈다. 사진 왼쪽부터 박유진, 혜종스님, 서현스님.
불교 유튜브는 필요한가라는 무거운 주제로 진행됐지만, 불교유튜브 초심자이자 선구자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유대감 덕분인지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면서 유쾌하게 얘기를 풀어냈다. 사진 왼쪽부터 박유진, 혜종스님, 서현스님.

- 불교 유튜브 반드시 필요한가.

혜종스님 : 필요하다. 사찰은 그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이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으니까. 최근 월정사TV를 보고 좋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 나도 행복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만들어야겠다는 의지가 더욱 생겼다. 코로나19가 세상에 많은 변화를 몰고 왔지만 특히 서로를 의심하고 미워하는 현상이 더욱 짙어진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를 불교가 풀어낼 수 있다. 사람들에게 좋은 감정, 따뜻한 마음을 심어줄 수 있는 것이 불교의 역할이다. 이를 온라인에서 할 수 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줄 수 있다면 온라인 오프라인 가리지 말고 모든 방법을 써야 한다. 

서현스님 : 유튜브로 모든 걸 다하는 세상이다. 특히 나는 템플스테이를 맡아 하면서 거기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을 유튜브를 통해 배웠다. 유튜브가 필요한지 묻는 것보다 중요한 건 무언가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는 것이다. 나처럼. 그렇다면 당연히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불교와 관련한 정보가 필요한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므로, 필요로 하고 원하는 사람이 있으므로 그들을 위해 불교 유튜브는 존재해야 한다. 

박유진 : 불교 유튜브가 필요 없다면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의 구독자와 조회수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사실 유튜브는 당장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장기적으로 투자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 어린이 포교를 투자라고 하듯이 유튜브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당장 아니더라도 지속적으로 콘텐츠를 제공하다보면 언젠가는 영향을 끼치게 된다.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히 활동하다가 영상 하나로 큰 인기를 끄는 유튜버가 있듯이 우리도 언젠가 뜨는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찬 미래를 꿈꾼다. 불교 유튜브를 필요 없다고 하는 건 너무 심한 말이다. 우리는 한가한 사람이 아니다. 바쁘지만 포교를 위해 시간을 쪼개가며 하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힘 빼는 말씀을 종종 하신다. 결과도 시원치 않은데 왜 하느냐고. 시작하는 단계니까 햇볕도 주고 거름도 주셨으면 좋겠다. 

혜종스님 : 덧붙이자면 우리가 유튜브를 해야 하는 이유는 현 시대와 소통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인들은 유튜브를 매체로 인식하고 있다. 벌써 유튜브를 ‘지는 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실제로 20년 후에 우리는 홀로그램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상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불교도 시대에 빠르게 적응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그래서 굉장한 소명의식을 갖고 유튜브를 해야 한다. 이것마저 놓치고 등한시하면 불교는 현재와 현대인과 전혀 소통할 수 없는, 언어기능 자체를 상실한 종교로 전락할 수 있다. 

-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말씀.

혜종스님 : 사실 사회가 너무 온라인화 되는 것이 썩 반갑지는 않은 입장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온라인을 통해 불교와 사찰을 소개하고 이를 계기로 오프라인으로 더 깊이 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하도록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월정사TV는 앞으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공간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서현스님 : 유튜브를 통해 선(善)순환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한 유튜버가 구독자들과 함께 사회에 좋은 영향을 줬던 사례를 알고 있다. 해인사TV 구독자 100만명을 목표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백만 독자와 함께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운동을 전개하고 싶다. 

박유진 : 올해 구독자 10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리 콘텐츠가 재미있으니 많이 봐주시길 부탁드린다. 재가불자와 청년불자의 활동에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너희들은 미래다’라고 하시면서 잘 돌봐주지 않는다. (웃음)

정리=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3586호/2020년5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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