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자들이 만든 짬뽕맛…정말 시원~합니다”
“불자들이 만든 짬뽕맛…정말 시원~합니다”
  • 김하영 기자
  • 승인 2020.06.03 10:08
  • 호수 358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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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 특집’
특별한 현장 / ‘조계사 불짬뽕’ 드디어 맛보다
종무원 둘이서 발심해 유튜브 채널 ‘조계사 불짬뽕’을 시작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그들의 실력과 노력은 어느 전문가들 못지않다. 사진은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세대 간의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하는 ‘불짬뽕’ 촬영 현장.
종무원 둘이서 발심해 유튜브 채널 ‘조계사 불짬뽕’을 시작했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그들의 실력과 노력은 어느 전문가들 못지않다. 사진은 다양한 주제를 선정해, 세대 간의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하는 ‘불짬뽕’ 촬영 현장.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조심에 조심을 거듭하던 시간, 서울 조계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드디어…. ‘조계사 불짬뽕’을 그렇게 맛보고 싶었는데 이제야 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흥분됐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비가 퍼붓던 5월9일 서울 조계사 템플스테이홍보관 3층에서였다. 

장대비를 헤치고 도착한 곳에는 방송장비가 가득했다. 방송 제작진인 듯한 사람 몇이 그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며 장비를 점검하고 있었다. 짬뽕 먹으러 갔는데 뭔 방송이냐고? 이곳은 유튜브 ‘조계사 불짬뽕’ 촬영 현장이다. 

‘조계사 불짬뽕’은 조금 특별한 불교 유튜브 콘텐츠다. 간단하게 소개하면, 조계사 지장팀 보살님과 청년회 불자들이 모여 세대를 초월해 세상 돌아가는 얘기를 자유롭게 하는 콘텐츠다.

특별하다고 하는 이유는 토크쇼 형식의 콘텐츠는 불교 유튜브에서 찾기 어렵고, 그 주제가 불교에 국한하지 않고 세상의 모든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렇다. 백문이 불여일견, 직접 보시라 적극 추천 드린다. 최근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주제로 얘기를 나눈 것을 보더라도 ‘불짬뽕’의 확장성을 잘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불짬뽕 촬영은 두 달 만에 재개된 것이라 관계자들에게는 더욱 감개무량한 순간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촬영이 계속 미뤄졌다. 오랜만에 만남이라 출연진과 제작진은 더욱 반갑게 맞이했고 촬영 전부터 각자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내느라 분주했다. 

불짬뽕 출연진은 지장팀 보살님 4명, 청년회 회원 2명 등 모두 6명이다. 보살님과 청년회 불자들의 법명과 모습은 유튜브를 통해 직접 확인하는 것이 더욱 빠르다.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는 입담에 웃음이 터지고, 삶의 지혜가 담긴 조언에 고개를 끄덕이다보면 어느새 푹 빠져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또 다른 볼거리는 세대 사이의 대화, 소통이다. 같은 주제임에도 다른 견해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의견을 주고 받다보면 서로에 대한 오해는 풀리고 이해는 돈독해진다. 

불짬뽕의 맛은 얼큰하고 시원한 뚝배기의 맛과 같다. 이런 감칠 맛을 내는 온라인 콘텐츠를 만든 제작진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전문 인력이 투입됐을 것이라는 예상은 무너졌다. 놀랍게도 제작진은 조계사 종무원들이다.

종무원들이 기획, 촬영, 편집 등 모든 작업을 해낸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불짬뽕’ 제작은 조계사 정식 업무가 아니라는 것이다. 종무원들이 업무시간 외에 시간과 공을 들여 대가 없이 만들어낸 순수 창작물이 바로 불짬뽕이다.
 

이해진 조계사 홍보팀장, 안재형 행사팀장이 조계사 불짬뽕의 제작진이다. 이해진 팀장은 촬영과 편집, 안재형 팀장은 기획과 진행을 맡아서 한다. 편의상 구분했을 뿐, 사실 모든 일을 같이 한다는 표현이 더욱 적당하다.

“이런 말해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중국집에서 밥 먹다가 ‘불짬뽕’이 탄생하게 됐습니다. ‘불’자들의 진솔한 얘기와 속마음을 ‘짬뽕’처럼 화끈하게 나눠보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죠.” 안재형 팀장이 밝힌 불짬뽕 탄생담이다. 불교와 세상이, 불교와 불자가, 노보살과 청년불자가 서로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자신들이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가욋일인 탓에 주말에 촬영을 하고, 본래 업무를 마치고서야 기획이나 편집을 해야 했다. 아무 기술도 없어 커뮤니티와 스터디그룹을 찾아다니며 배웠다. 10분짜리 영상 한 편을 완성하는데 꼬박 일주일이 넘게 걸린 적도 있다. 고된 과정은 두 말할 필요가 없을 터. 그럼에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도 사회는 불교를 잘 몰라요. 절에서 근무한다고 하면 고기와 술은 안 먹냐고 물어요. 절에서 기도 열심히 한다고 하면 광신도는 아닌가 오해합니다. 우리도 당신들과 다르지 않은 사람이고 바른 생각과 견해를 가진 여러분의 이웃임을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럼에도 아이들이 아빠는 쉬는 날에도 출근한다고 푸념할 때 마음이 아프죠.”(이해진 팀장)

“솔직히 자기만족과 자기 동기부여도 중요한 이유입니다. 노력하지 않으면 정체될 수밖에 없겠죠. 종무원으로서 불교를 세상에 더 확대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었습니다.”(안재형 팀장) 

조계사가 일체 간섭을 하지 않는 것도 불짬뽕이 계속 갈 수 있는 이유다. 주지 스님에게 보고하니 “종무원들을 믿고 있고, 이래라 저래라 하면 재미도 없고 제작의도가 흐려진다”고 말씀했다고 한다. 더해서 방송장비 대여료 등 실비를 조계사가 제공하고 있어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런 좋은 불교 콘텐츠임에도 아쉬움이 있다. 바로 구독자와 조회수. 채널을 개설한 것이 지난해 12월이었으니 긴 역사는 아니지만, 콘텐츠에 들인 공력과 질에 비해 아직은 평가가 박한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영향으로 촬영을 못해 새로운 영상을 제공하지 못하자 그나마 있던 구독자도 빠져 나갔다. 그래서 두 달 만에 다시 시작하는 불짬뽕에 대한 제작진의 열정은 불타오르고 있었다. 

“하고 싶은 콘텐츠가 많습니다. ‘불(佛)’ 시리즈도 그중 하나입니다. 모두 소개하긴 어렵지만 제목만 말씀 드리면 ‘불’랙핑크, ‘불’란서…무슨 내용인지 궁금하지 않나요? 열심히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불자 여러분의 많은 구독과 ‘좋아요’ 부탁합니다.”

➲ 조계사 불짬뽕
https://www.youtube.com/channel/UCKx_RExWOaKgVVHrPvIEdvQ

김하영 기자 hykim@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3586호/2020년5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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