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처님오신날 새겨야할 화두
[사설] 부처님오신날 새겨야할 화두
  • 불교신문
  • 승인 2020.05.30 12:26
  • 호수 3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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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5월30일은 부처님오신날 봉축기념일이 열리는 뜻 깊은 날이다. 원래 음력 4월8일을 석가모니 부처님 탄신일로 기념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한 달 늦춰져 윤4월8일을 기념일로 삼았다. 한 달 늦췄지만 ‘날마다 좋은 날’이라는 윤달인데다 같은 음력4월8일이어서 부처님오심을 기리는 날로 부족함이 없다. 

많은 불자들이 오래 전부터 등을 달고 한 달 전 부처님오신날 사찰을 찾아 참배한 것으로 안다. 종단에서 정한대로 5월30일 부처님오신날에 등을 달고 법당을 참배한다는 불자들도 많다고 한다. 어느 날이든 상관 없다. 

우리가 진정 마음에 새겨야 할 것은 부처님 오신 뜻이다. 석가모니 부처님을 찬탄하고 기리며 인류의 스승으로 숭상하는 이유는 완벽한 인간상을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태어나자 천안으로 사방을 돌아보고 모든 국토와 온갖 생물을 천천히 살펴본 결과 지계 선정 지혜와 선근(善根)에서 태자만한 경지에 도달한 이가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인식했다고 경전은 말한다.

이를 한 마디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고 표현했다. 태어난 아이가 부처가 될 것이라고 예언한 아시타 선인은 “한 없는 중생이 번뇌의 불길에 타고 있는데 부처님은 진리의 비를 내려 이를 소멸해주실 것”이라고 찬탄했다. 

‘가장 완벽한 인간’ 부처님은 바로 인간을 괴롭히는 번뇌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열쇠를 주신 인류 구원자다. 온 인류가 지금까지 부처님을 찬탄하고 그 분 오심을 기뻐하고 함께 나누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처님께서는 번뇌의 원인이 탐진치 삼독심 때문이라고 하셨으며, 이를 끊고 자비심으로 채우는 것이 본래 인간의 참 모습이라고 하셨다. 삼독심을 제어하는 방법이 팔정도이며 육바라밀이다. 바른 견해를 갖고 바르게 말하고 바르게 행동하는 팔정도의 구체적 실천이 지계며 선정이다. 

그 가운데 정견을 바로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모든 행은 견해에서 나오니 바른 견해야말로 바른 행동으로 이어진다. 바른 견해란 나의 주인은 바로 자신이며 모든 행의 책임자가 다름 아닌 자신이라는 연기론이다.

부처님 이전에 사람들은 절대 타자에 의한 운명론이나 숙명론에 빠져 주인으로 살지 못했다. 자신을 주인으로 여기지 않으니 남에게 의존하거나 배제하고 남 탓으로 돌렸다. 원인이 자기 내부에 있는데 주인 정신을 잃었으니 원인을 찾을 길 없고 끝없는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오랜 고통의 연속을 끊고 바른 길로 인도해주신 분이 부처님이다. 

부처님께서 중생이 가야할 길을 일러주셨으니 수미산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은혜를 갚는 길은 그 길을 따라 실천하는 길 뿐이다. 그래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리가 진정 새겨야 할 것은 부처님 제자로서 그 분께서 가라고 하는 길, 하라고 일러주신 숙제를 제대로 이행하는지 깊이 성찰하는 것이다. 나는 과연 탐진치 삼독심을 얼마나 버렸으며 그 자리를 자비로 채우고 있는가? 오직 새겨야할 화두는 이 하나다. 

[불교신문3586호/2020년5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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