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을 먹고 누굴 만나고
어떤 습관을 갖고 살아갈지
건강한 가치관으로 선택하면
삶 건강해지고 마음도 편안

장정윤
장정윤

파키스탄의 라호르 박물관은 ‘부처님 고행상’이 유명한데, 포털에서 ‘고행’이라고만 검색해도 쉽게 그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다. 뼈만 앙상하게 남아 보이는 석가모니 부처님 조각상으로, 깨달음을 위해 6년간의 극심한 고행을 하여 거의 죽음의 문턱에 이른 듯한 모습이다. 이에 대한 사연을 잘 모르는 이들은 ‘아,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는 저렇게까지 해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 뒷이야기는 이렇다. 석가모니는 6년간의 고행 끝에 자신의 몸을 학대하는 것이 진리에 이르는 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좋은 재료가 건강한 음식을 만들고, 좋은 악기줄이 아름다운 소리를 내 듯,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고 하지 않는가. 마음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이 아닌, 육체의 괴롭힘으로 보낸 6년의 세월은 부질없는 것이었음을 느끼고 부처님은 고행을 접었다.

부처님이 고행 후 깨달으신 두 가지가 감각적 쾌락에 빠지지 않는 것과 스스로를 학대하지말자는 것이었다. 이를 깨달을 수 있었던 이유는 출가 이전에 왕자로서 호사스러운 생활로 최고의 쾌락도 누려보았고, 6년간의 고행 끝에 극단의 괴로움도 맛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고행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 고통스러운 삶의 경험은 자신을 알아가고 성숙해지는 계기가 되기에, 무엇이든 스스로가 망가지지 않는 적당한 선에서 교훈을 얻어야한다. 쾌락과 고통 사이, 한쪽으로 극도로 치우치는 것을 경계하고 정진을 하는 것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길이다. 

고행의 본래 의미는 정신수련이나 종교적인 목적을 위해 자발적으로 신체에 고통을 주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잘못된 믿음으로 행하는 무의미한 고행은 자신을 학대하는 일이다. 반대로 일상에서도 무언가를 얻기 위해 고통을 참아야 하는 일이 결과적으로 스스로를 못 견디게 괴롭히는 일이라면, 그것은 잘못된 고행과도 같을 것이다.

이 고통을 참아내면 내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믿으며 힘든 길을 선택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얻는 것은 그것이 아닐지도 모른다. 현재 당신이 일상에서 감내하는 고통이, 당신에게 과연 어떤 것을 주는가? 그것은 건강한 가치인가? 당신을 망가뜨리는 것인가?

누군가는 많이 먹고, 누군가는 굶어가며 스스로를 학대한다. 술이나 부질없는 것, 쾌락에 빠져버리기도 한다. 사랑이 부족해서, 돈이 부족해서, 스트레스를 받아서, 일이 힘들기 때문에, 다양한 힘든 이유들이 가치판단을 흐려서 좋지 않은 선택을 하기가 쉽다. 누구나 힘든 시기를 겪기에, 어떠한 요소로부터 쾌락을 찾고, 스트레스를 푸는 일을 말릴 수는 없겠지만 그 선택이 후회가 없기를 바란다.

선택들이 모여 내 인생이 된다. 잘못된 고행은 육체를 망가뜨리듯, 내가 행한 선택이 나를 망가뜨리는 일은 아니었는지 돌아보자. 이것이 헛된 방법은 아니었는지, 6년간의 고행이 부질없는 것이었음을 깨달은 부처님처럼.

같은 음식을 먹어도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몸에 맞지 않아 병이 난다. 내게 어떤 것들이 건강한 도움을 주는지, 나만의 기준을 세워나가자. 어떤 것을 먹고, 어떤 사람을 만날 것인지, 어떤 습관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지를, 건강한 가치관으로 선택해 나가다 보면 건강한 삶과 함께 마음도 편안해질 것이다. 이것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다.

[불교신문3585호/2020년5월2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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