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 특집’
창립 첫돌 맞은 원주 공공기관 불자연합회


원주지역 8개 공공기관 동참
올 국립공원공단 봉축점등에
이웃종교까지 종교화합 ‘눈길’

포교원·중앙신도회 역할 감사
다음세대 이어지도록 ‘최선’

5월12일 국립공원공단 로비에 환하게 불 밝힌 봉축탑을 배경으로 앞으로 더욱 신실한 불자로 살아갈 것을 서원한 원주 공공기관 불자연합회원들 모습.
5월12일 국립공원공단 로비에 환하게 불 밝힌 봉축탑을 배경으로 앞으로 더욱 신실한 불자로 살아갈 것을 서원한 원주 공공기관 불자연합회원들 모습.

강원도 원주혁신도시에 위치한 공공기관 불자들의 모임 ‘원주 공공기관 불자연합회’가 창립된 지 어느덧 1년이 됐다. 일터가 원주로 옮겨지면서 개별적인 신행활동이 어려워진 불자 회원들의 신행을 돕고, 침체되고 있는 직장직능 불자회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4월 중순 공식 출범했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모임이 탄생하면서 작지 않은 변화가 생겨났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대한적십자사 로비에 올해 처음으로 작은 연꽃등이 달리고, 전 직원들에게 봉축 축하 떡도 돌렸다.

4월 말 진행한 국립공원공단 봉축탑 점등식에서는 이웃종교 신행단체에서 이날 행사 음료를 제공하는 등 종교화합의 장을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불자회가 선물한 음료 보시에 대한 보답이었다. 연합회 회원들을 5월12일 국립공원공단과 인근 식당에서 만났다.

“저를 포함해 핵심 불자들이 출범을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녔고요, 포교원과 중앙신도회도 큰 역할을 했죠. 중앙신도회 도움이 없었다면 과연 불자연합회가 생길 수 있었을까요 허허~”

이날 만난 심무경 공동대표(국립공원공단 상임감사)의 첫 마디는 종단과 불자회 회원들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이 자리에 함께한 안무열 공동대표(대한적십자사 감사실 실장)도 “전국 10개 혁신도시 가운데 처음으로 불자회가 생긴다는 소식에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을 비롯한 사찰 신도회장님 등 지역 불교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기관마다 누가 불자인지, 숨은 불자들을 찾아내는 과정이 쉽진 않았지만 이런 도움 덕분에 무사히 출범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혁신도시에 연합불자회가 만들어 진다면 직접 찾아가 노하우도 전수하고 싶다”는 포부도 내비쳤다.

단체 출범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종단과 지역 불교에 공을 돌렸지만, 사실 이 두 불자가 아니었다면 보다 더디게 이뤄졌을 것이다. 여기에 김상기 국립공원공단 탐방관리이사가 중심 역할을 하며 더욱 속도를 낼 수 있었다. 이 세 사람은 호법신장과도 같은 존재다.

심 대표는 떡방아 찧듯 지극정성으로 부처님 전에 절을 올린 모친 덕에 일찍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정연만 전 환경부 차관과 함께 불자회를 조직하고 30여 년을 불자들과 함께했다.

안 대표 또한 김상규 전 한국공무원불자연합회장이 소임을 봤을 당시, 사무국장으로서 공무원들의 신행생활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감사원 불자회 회원으로도 적극 활동했다. 이런 세 불자가 원주 공공기관이라는 한 울타리 안에서 만났으니, 연합회 창립도 보다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었다.

법륜스님의 행복강연과 혜민스님 초청 법회 또한 회원들 간 결집과 불교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됐다. 국민건강보험 대강당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찰 정도로 호응을 일으켰고, 이 때 참석한 불자들이 주축이 되어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원주 공공기관 불자연합회 출범 1주년을 기념해 모인 자리에서 회원들이 자축을 하는 모습.

연합회는 올해 법회 참석인원 100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원주지역 총 13개 공공기관 가운데 국립공원공단,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적십자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건강보험공단,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관광공사, 대한석탄공사 등 8개 기관이 불자회 명맥을 유지하며, 단체에 참여하고 있다.

회원 숫자는 150여 명이며,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매달 진행한 법회에는 30~40여명이 꾸준히 나왔다. 조직이 점점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만큼, 올해는 참석 인원을 배가 시켜 회원 수를 확충하고, 앞으로 창립 멤버들이 공직을 떠나더라도 후배들에게 이어질 수 있게끔 내실을 다지겠다는 각오다.

나머지 기관들에도 불자회를 활성화해 연합회에 참여하게끔 하는 것도 주요 목표. 코로나가 잦아들면 창립 당시 목표로 내세웠던 정기법회와 템플스테이, 성지순례뿐만 아니라 봉사활동을 활발하게 실천하겠다는 계획이다. 지역 대학 불교학생회를 후원해 미래세대 포교에도 기여하겠다는 원력이다.

안무열 공동대표는 “창립법회 때 정념스님께서 서산대사의 말씀을 인용해 ‘오늘 내가 남기는 발자취는 뒤에 오는 사람의 이정표가 된다’는 내용의 법문을 늘 새기고 있다”며 “공무수행도 보다 많은 이들에게 보살행을 펼치라는 불교사상과 비슷하다. 연합회가 바람직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무경 대표도 “직장직능 불자회 활성화는 우리들의 숙제이기도 하지만 불교 전체의 과제일수도 있다”며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당부했다.

회원들 가운데 나 홀로 이주를 택한 이들에게 연합회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출범 1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공양 장소에서 만난 회원들은 연합 법회와 템플스테이 등을 통해 신심을 증장시켜 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국립공원공단은 불교와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만큼 불자회도 타 기관에 비해 탄탄하게 유지 운영되고 있다고 소개한 김도헌 국립공원공단 불자회 회장이자 공단 비서실장은 “공원 내 사찰이 많다보니, 직원들도 근무하며 자연스럽게 불자의 길로 접어든 이들이 많다”며 “저 또한 가야산국립공원에서 근무했을 때 지관스님을 친견한 이후, 대부도 쌍계사에서 스님으로부터 법명도 받아 더욱 불심이 깊어졌다”고 말했다.

오홍국 한국광물자원공사 비상안전보안실장은 “화합과 포용의 종교, 부처님 가르침 아래 연합회를 통해 공공기관 불자들 끼리 교류할 수 있다는 점이 이점”이라며 “지난해 원주불자회 와도 만남을 갖는 등 신심 있게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10년 가까이 국민건강보험 불자회에서 활동을 해온 서수정 건보 원주운영센터 과장은 “건보 불자회가 생긴 지 어느덧 20년이 됐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명맥을 유지하며 불교를 공부하고 있다”며 “다행히 연합회가 생겨 불자라는 소속감도 생기도 배움의 기회도 더 넓어졌다”며 더디더라도 연합회가 발전하길 바란다는 마음을 전했다.

고등학교 불교학생회 인연을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백종운 대한적십자사 총무팀장도 “불자회 창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참여하며 마음의 평온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회에 젊은층 가입을 유도하고 있는 김경범 국립공원공단 불자회 총무는 “젊은 직원들 가운데 불교에 관심은 있어도,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며 “저 스스로도 법회를 보고 나면 마음이 정화가 된다. 보다 많은 분들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기생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위탁병원관리단장도 “원래 불자는 아니었지만 불교를 알고 나서 나를 되돌아보며 수행한다”며 “지난해 진행한 템플스테이도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전했다.

김민숙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관리이사도 퇴직 이후에도 체계적인 공부를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김 이사는 “같은 지역에서 근무해도 서로를 잘 모르는데, 불교라는 소중한 가르침으로 연결될 불자들끼리 만나 공부 하고 유대와 친목을 다지고 있다. 앞으로 본격적으로 불교공부에 매진하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원주=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불교신문3586호/2020년5월3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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