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오신날 봉축 장엄등 세워지기까지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광화문 북쪽 광장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황룡사 구층목탑’ 장엄등이 세상을 환히 밝히고 있다. 통일에 대한 간절한 염원과 국가적 위기극복의 희망을 담아 건립된 황룡사 구층목탑은 고려시대 몽골침입으로 소실될 때가지 오랜 세월동안 호국을 상징해 왔다.

불에 타 사라진 황룡사 구층목탑이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며 상상력 넘치는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한국전통등연구원(원장 백창호)은 고려시대 일연스님이 쓴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새로 대궐을 용궁(龍宮) 남쪽에 세울 때, 황룡이 나타나서 절로 고쳐 황룡사라 하였다”는 유래를 토대로 새롭게 황룡사 목탑을 탄생시켰다. 두 마리의 용이 구층목탑을 휘감는 모습으로 상상력을 더하여 장엄등을 만든 것이다.

서울 광화문 앞 봉축 점등식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으로 분주한 경기도 양주 한국전통등연구원을 찾은 것은 4월15일. 공모를 통해서 선정된 황룡사9층목탑이 수많은 조각으로 나눠져 있었다. 대형 장엄등 높이만 18m에 이른다. 밑받침까지 포함하면 20m에 달한다. 효율적 작업을 위해 블록형태로 나눠 만들었다. 조립하듯 대형등을 합쳤을 때 전체 비례의 오차를 없애기 위해 건축가들이 사용하는 캐드라는 프로그램을 이용해 설계에만 한 달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이후 10여 명의 작가들이 밤낮없이 꼬박 3개월을 붙어 만들었다.

백창호 원장은 “신라는 국가위기 속에서 자립과 태평성대를 일궈 내려는 원력으로 9층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탑을 조성했다”면서 “당시의 바람이 현재의 상황과도 닿아있어 간절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20조각이 넘어, 어느 조각에 등을 밝혀 촬영할까 한참을 망설였다. 어찌 보면 신기루처럼 여겨지는 고려시대 소실된 구층목탑과 사찰의 유래에서 용의 얼굴을 선택했다.

4월30일 불을 밝힌 이 장엄등은 윤사월 부처님오신날인 5월30일까지 서울을 상징하는 광화문광장에서 대광명의 자비의 등으로 시민들과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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