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다 왕의 물음

서정형 역해 / 공감과 소통
서정형 역해 / 공감과 소통

기원전 2세기경 인도에서 성립된 <밀린다팡하>는 문학적 향기가 짙은 불교고전 중의 하나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거치는 동안 그 원본의 산실과 재편집, 훼손과 첨삭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원형을 복원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중국 화엄철학의 형성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서정형 박사가 최근 펴낸 <밀린다 왕의 물음>을 펴냈다. 이 책은 기존 동·서양의 <밀린다팡하>에 대한 여러 번역본을 대조해 우리 시대의 살아 숨 쉬는 한국어로 옮기고, 원 텍스트의 참뜻을 선명하게 드러내주는 해설을 붙여 쉽게 풀어 쓴 것이다.

서울대에서 20여 년 불교철학을 강의해온 저자는 “모호한 부분은 한역본 <나선비구경>을 교차 검증했으며, 우리말 번역본의 내용을 대조했다”면서 “특히 비구 페살라의 영역본을 접하고 축약의 필요성과 편의성에 공감했기 때문에 중복되는 비유나 부연설명을 간소하게 줄이고, 주제별로 재편해서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밀린다팡하>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 책은 1부 대론(對論), 2부 딜레마로 구성돼 있으며, 권말에 해설과 부록이 첨부돼 있다. 1부 대론은 밀린다 왕과 나가세나의 대론이 있은 후 100년 후에 기록된 구본의 내용으로 무아, 윤회, 업, 마음, 수행, 열반, 붓다로 구분된다. 이 일곱 개의 범주는 모두 <밀린다팡하>와 불교 교학을 관통하는 주요 교리다. 2부 딜레마는 후세에 덧붙여진 신본인데, 서로 충돌하는 교설에 대한 해명을 추구하는 대화법인 딜레마 가운데 핵심 논지만 정리해 번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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