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을 뜨겁게 달궜던 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가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져 5월27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상월선원 천막결사에 동참한 아홉 스님들의 목숨을 건 정진수행의 생생한 현장을 기록한 영화 ‘아홉스님’ VIP 시사회가 5월22일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점에서 열렸다.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천막 안 스님들이 정진하는 모습을 스크린으로 본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사회에 참석했던 조계종 호계원장 무상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윤성이 동국대 총장의 얘기를 들어봤다.

영화 ‘아홉스님’의 포스터.
영화 ‘아홉스님’의 포스터.

“극한의 모습 보여준 아홉 스님 용기와 신심에 감사”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범해스님

범해스님
범해스님

범해스님은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을 앞두고 진짜 스님이 주인공인 영화가 개봉됐다는 것만으로 ‘아홉스님’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부처님오신날이면 여러 방송사에서 불교를 주제로 한 방송이 준비되지만, 방송사마다 기획의도가 있게 마련이고 스님들 실생활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예는 사실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스님은 “기획된 바가 아니라 상월선원에서 천막결사를 한 아홉 스님들이 90일간의 생활이 가감없이 담겨 있는 영상을 보니 정말 새로웠다”고 한다.

결사에 동참한 스님들 모두 익히 아는 스님들이고, 평소 생활하는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가운데에도 신심으로 정진하는 모습을 보며 스님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게으르지 않고 정진하며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하고 “새롭게 발심해서 불교중흥을 위해, 한국불교 선풍을 높이기 위해 목숨 건 결사에 동참한 스님들이 정말 자랑스럽다”고도 생각했다.

무엇보다 범해스님은 ‘아홉스님’이 2020년 한국불교 현재 모습을 불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 사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불교에 대해 혹은 스님들에 대해 잘 모르거나 선입견이 있는 이들이 본다면, 한국불교의 본모습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대중들에게 솔직한 모습을 보여준 아홉명 스님들에 대해서도 고마움을 전했다. “조계종단을 대표해 극한 수행의 모습을 보여준 스님들의 용기와 신심, 원력이 조계종 수행자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불교수행과 정진이 무엇인지 보여줘”
조계종 호계원장 무상스님

무상스님
무상스님

조계종 호계원장 무상스님은 아홉 스님들의 극한 수행기는 일반에 참선 정진의 진정한 의미를 전해주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호계원장 스님은 “정말 잘 봤고 취지도 좋았다. 주위 환경이 갖춰진 속에서 용맹정진을 한 것이 아니라 거의 아무것도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영하의 추위를 이기며 수행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며 “동안거 기간 동안 열심히 정진하겠다는 결의로 각서와 제적원까지 제출하고 들어갔고, 원만하게 회향했기 때문에 누가 뭐라 하더라도 잘했다고 박수를 쳐줘야 한다. 아홉 스님들의 수행을 계기로 한국불교도 점차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호계원장 스님은 “스님들이 묵언을 하며 손짓과 눈빛으로 서로 통하는 모습을 인상적으로 보았다”며 “선방을 잘 모르는 분들에게 불교 수행과 정진이 바로 이렇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 해도 대단한 역할을 했다. 요즘 시대 종교가 과연 필요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종종 제기되는데, ‘종교의 맛은 바로 이런 것이구나’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불교 이미지를 쇄신하는 데도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호계원장 스님은 유례없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는 지금, 국민들에게 이번 영화가 따뜻한 위로와 밝은 에너지를 전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극한 수행모습 감동적이고 뭉클해”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

지현스님
지현스님

조계사 주지 지현스님은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천막 안의 극한 수행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 처음 접하고, ‘내가 만약 저런 상황이었다면 나는 과연 견딜 수 있었을까’ ‘아홉분 스님이 정말 대단한 수행을 하고 나오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흐뭇하고 자랑스러웠다. 영화가 상영된 1시간20분 동안 감동적이고 가슴 뭉클 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스님들이 힘들게 수행하면서 느낀 점들을 담담히 말씀 하는데 코끝이 시큰거렸다”고 말했다.

스님은 특히 “각자의 마음과 생각이 다른데, 아홉 스님들은 자기를 내려놓고 마음을 모았다”며 “극한의 상황에서 서로를 이해하며 돕고, 무사히 수행을 잘 마치고 회향함으로써, 혼자서 행복하기는 어렵고 다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되어야 모두가 행복하다는 것이 주된 메시지가 아닐까 싶다”고 강조했다.

지현스님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요즘, 영화 ‘아홉 스님’은 우리들에게 희망과 용기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지금 다들 어렵지만 영화를 보면서 어떤 어려움도 잘 이겨낼 수 있는 지혜를 터득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칠판에 적은 메모들도 굉장히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배고픔 추위 소리와 말에 조복 받은 수행자들”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

원명스님
원명스님

상월결사 천막결사를 외호를 책임졌던 봉은사 주지 원명스님은 다큐멘터리 ‘아홉스님’을 보며 떠오른 것은 “천막결사 아홉 대중 서로가 서로를 공부시켰구나” 하는 생각이었다고 한다. 개성 강한 스님 아홉 명이 엄격하게 청규를 지키며 때로는 격려하고, 때로는 경책하며 90일간을 한 곳에서 지낸 스님들을 보며 평생 다시없을 수행을 했기 때문이다.

밖에선 결코 몰랐던 천막 속 상황을 전하는 결제 대중의 담담한 인터뷰를 들으며 만감이 교차하기도 했다. 지난겨울 상월선원은 시끄러움 속에서 고요함을 찾는 도량이었다. 공사장 한복판에 천막법당에 마련된 까닭에 아파트 공사하는 소리와 함께 하루가 시작됐다. 또한 겨우내 많은 대중이 참여해 이곳서 염불하고 기도했다.

원명스님은 영화를 보며 “천막결사 대중들이 외부에서 들려오는 끊임없는 소리에 끄달리지 않고 수행을 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천막법당을 찾은 수만의 스님과 재가불자들 기도소리가 공사장 소음을 덮었다는 것을 알았다”며 “아홉 스님들은 소리에 조복 받고, 배고픔과 추위, 말에 조복을 받았다고 할 정도로 큰 수행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화가 끝나고 동안거 내내 상월선원을 찾아와 기도하고, 수행체험을 한 스님과 불자들의 이름이 스크린에서 올라오는 모습을 보며 스님은 “상월선원 동안거 결제에 그렇게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참여해준 것을 보며 새삼 놀랍고 고마웠다”며 “아마도 상월선원이 치열한 수행현장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님은 “불교는 다른 종교와 달리 수행하는 종교이고, 수행은 우리 종단의 힘이기도 하다”며 “수행이 뒷받침 돼야 조계종도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월선원의 수행풍토가 우리 스님과 불자들에게 남긴 족적이 크다”며 “지난 동안거로 끝낼 게 아니라 영화 개봉을 계기로 수행열기를 이어가 한국불교가 중흥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수행자의 뜨거운 눈물에 숭고함 전해져”
윤성이 동국대 총장

윤성이
윤성이

윤성이 동국대 총장은 재가불자로서 가장 먼저 상월선원 체험관에 입방해 천막결사 청규를 따라 22시간 정진한 것을 비롯해 외호대중으로 누구보다 뜨거운 겨울을 보냈다. 최근에는 서울 수국사에서 열리는 상월묵언템플스테이에 참가해 상월선원 수행정신을 이어오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상월선원과 특별한 인연을 맺은 윤성이 총장에게 다큐멘터리 ‘아홉스님’은 특별하다.

윤 총장은 “우리 불교사에 남을 새로운 기념비적인 4대결사 동안거를 영화로 우리 불자를 포함해서 일반대중들에게도 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우리 스님이 주인공으로 치열하게 정진하는 영화를 보는 기회가 그동안 흔치 않기 때문이다.

또 그는 “개인적으로 스님들의 감동이 눈물로 표현되는 장면을 보며 그 숭고함이 진하게 전해졌다”고 했다. 호흡곤란이 오는 와중에도 천막을 떠나지 않고 목숨 걸고 정진하겠다는 스님, 목숨 내걸고 90일 정진을 끝내고 대웅전에서 부처님을 마주하며 뜨거운 눈물을 참는 수행자들의 얼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고 한다.

“거기에 회주 자승스님의 큰 뜻이 함께 결사에 참여했든 스님들에게 잘 전해진 것 같고 90일간 좁은 공간에서 배려와 보살핌에 고마워하는 스님들의 마음이 느껴졌다”며 “지난 겨울 상월선원 결사가 한국불교의 새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그 말 또한 큰 감동으로 남았다”며 후기를 전했다.

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홍다영 기자 hong12@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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