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담‧정오스님, ‘닥종이 사랑 특별전’
6월1일~7월30일까지 청도 한지박물관

영담스님의 차마고도 작. 닥종이에 혼합물감을 활용했다.
우리 민족의 종이, '한지'와 평생을 함께해 온 두 스님이 만났다. 영담스님의 차마고도 작.

우리 민족의 종이, '한지'와 평생을 함께해 온 두 스님이 만났다. 45년 간 한국 전통종이를 연구하고 이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영담스님과 서양화 기법으로 닥종이에 약사여래불 십만불 그리기를 성만한 정오스님이 두 스님의 닥종이 사랑전시회를 개최한다.

닥종이는 한지의 또 다른 표현이다. 닥나무 껍질 등을 원료로 한지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닥종이에 원력을 쏟고 있는 두 스님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지난 2015년 이탈리아 밀라노총영사관 초청으로 '매력 한국 알리기-한지미술 2인 콜라보(collaboration)'을 열었으며, 2018년엔 스페인 한국문화원 초청으로 마드리드에서 콜라보한지미술 작품전을 개최해 현지인들의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리고 올해 6월, 두 스님은 미국 뉴욕의 K&P 갤러리로부터 초청을 받아 다시 한 번 작품전을 열 계획이었다. 하지만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시가 연기되면서 그간 준비한 작품들을 국내 관람객들을 위해 선보이게 됐다.

이번 전시회에서 영담스님은 청산에 살으리라등 작품 15점을 출품했다. 소박하면서도 부드러운 닥섬유의 특성을 느낄 수 있다. 다른 첨가물 없이 오직 천연 소재로만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교역로로서 중국의 차와 티베트의 말이 오고갔다는 차마고도작품은 현실감 있게 다가온다. 몽환적이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주는 별 헤는 밤작품도 눈길을 끈다.
 

정오스님의 '열반' 작품. 닥종이에 자연물감과 먹물을 활용했다.
정오스님의 '열반' 작품. 닥종이에 자연물감과 먹물을 활용했다.

반면 정오스님은 열반작품을 비롯해 28점을 선보인다. 서양화기법에 한국화기법을 가미해 한지에 배어들어가는 특성을 작품에 적극 활용했다. 아크릴, 동양물감, 자연물감 등 혼합물감으로 표현의 자유를 구가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래서인지 열반의 든 부처님의 모습을 그려낸 정오스님의 작품은 담담함과 동시에 웅장한 울림을 선사한다.

각각의 개별 작품 이외에 두 스님이 힘을 모은 작품도 전시돼 의미를 더한다. 바로 영담스님이 만든 특수 옻칠장지에 정오스님이 약사여래부처님을 그린 대작 '새벽 예불'이다. 영담스님이 전통방식으로 만든 한지에 정오스님의 예술혼이 더해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루고 있다는 평가다.

두 스님의 특별한 만남은 61일부터 730일까지 청도 영담한지미술관에서 만날 수 있다. 부산 금정구 남산동에 위치한 연청갤러리에서도 615일부터 730일까지 전시가 진행된다.

사찰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방식으로 오랜 시간 한지를 만들며 수행하고 있는 영담스님은 국내 유일의 한지(韓紙) 전용 미술관인 영담한지미술관을 만들고 관장 소임을 맡고 있다. 한지미술관에서는 재현종이 40여 종, 2만여 장과 한지미술작품 4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또한 기획전과 특별초대전, 상설전시 등 전시는 물론 신진 작가 발굴 및 육성 등 각종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통해 전통 한지의 아름다움과 대중성을 널리 전파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영담스님 '별 헤는 밤' 작품.
영담스님 '별 헤는 밤' 작품.

영담스님은 운문사 승가대학 중강을 지냈으며, 전주한지축제(2008)와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특별초대전(2009)으로 대중과 만나기 시작했다. 12차례의 개인전과 다수 그룹전을 열었고, 미국 뉴욕과 이탈리아 밀라노 등에서 특별전과 초청 강연을 갖는 등 한지의 세계화에 기여하고 있다.

정오스님은 동국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아카데미 드 라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미술공부를 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특선, 장려상, 신라미술대전, 목우회, 대구미술대전등에서 특선과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9차례의 개인전과 다수의 단체전에서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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