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행복해라" 법정스님 가르침, 묵향으로 만나다
"스스로 행복해라" 법정스님 가르침, 묵향으로 만나다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0.05.20 17:26
  • 호수 358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천 엄기철 서예가 ‘법정스님 향기로운 글’ 展
입적 10주기 추모기념…5월27일부터 6월7일까지
법정스님의 입적 10주기를 맞아 스님의 가르침을 묵향으로 다시금 되새기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동천 엄기철 서예가가 쓴 법정스님의 '무소유'.
법정스님의 입적 10주기를 맞아 스님의 가르침을 묵향으로 다시금 되새기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동천 엄기철 서예가가 쓴 법정스님의 '무소유'.

크게 버리는 사람만이 크게 얻을 수 있다. 아무것도 갖지 않았을 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 의미이다.” (법정스님 수필집 <무소유> )

사람들에게 무소유 정신을 일깨우며 우리 시대 스승으로 꼽히는 법정스님(1932~2010)의 입적 10주기를 맞아 스님의 가르침을 묵향으로 되새기는 특별한 전시가 열린다.

동천 엄기철 서예가가 527일부터 67일까지 서울 길상사 설법전에서 여는 네 번째 개인전 법정스님의 향기로운 글모음전시회에서다. 사단법인 맑고향기롭게(이사장 덕조스님)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전시에선 엄기철 작가가 법정스님의 가르침이 담긴 명문장을 발췌해서 쓴 작품 4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추사체를 연구하며 금강경 전문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엄 작가는 법정스님의 책을 통해 마음 속 큰 울림을 받았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스님의 말씀처럼 집착을 끊어내고 무소유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되묻곤 했죠.”
 

법정스님의 '깨달음'과 관련된 글을 동천 엄기철 서예가가 작품으로 선보인다.
법정스님의 '깨달음'과 관련된 글을 동천 엄기철 서예가가 작품으로 선보인다.

그렇게 엄 작가는 2013년 법정스님의 남긴 여러 문장을 작품으로 옮겨 서울 인사동에서 본인의 첫 전시회를 열었다. 그것이 법정스님과의 첫 번째 인연이었다. 이어 같은 해 5월 스님의 입적 3주기를 추모하며 향기로운 글 서화전을 길상사에서 열었던 그는 7년이 흐른 올해 다시 법정스님의 가르침이 담긴 명문장을 대중들에게 선보인다.

사실 엄 작가는 법정스님의 글을 발췌해 작품으로 옮기는 일이 참으로 버겁고 부담이 크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를 이겨낼 만큼의 참된 보람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스님께서 세상에 던진 화두는 어느 것 하나 놓칠 수 없는 주옥같은 명문장입니다. 우리들의 인생의 정도(正道)로서 인도하는 바가 매우 크죠. 때문에 여러모로 미천한 제가 스님의 빛나는 문장을 표현한다는 것이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나를 되돌아보며 수행한다는 마음으로 옮겨 담았습니다.”
 

엄기철 서예가가 쓴 법정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도량'.
엄기철 서예가가 쓴 법정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도량'.

깨달음은 어디서 오는가. 그것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꽃 피어남이다. 지적 호기심의 차원에서 벗어나 영적 탐구의 차원으로 심화됨이 없다면 깨달음은 결코 꽃 피어나지 않는다.” (법정스님 깨달음’)

오늘 내가 겪은 불행을 누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남을 원망하는 그 마음 자체가 불행이다. 행복은 누가 만들어 갖다 주는 게 아니라 내 자신이 만들어 간다.” (법정스님 행복’)

이처럼 삶을 살아가는 지혜와 용기를 전해준 법정스님의 글들을 엄 작가의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다.

엄기철 서예가의 금강경 사경도 만날 수 있다. 금강경 장지 12폭중 1.
엄기철 서예가의 금강경 사경도 만날 수 있다. '금강경' 장지 12폭중 1.

아울러 이번 전시회에서는 엄 작가의 <금강경> 사경 20여 점과 일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엄 작가는 지난 2019년 개최한 금강경 특별전에서 추사체로 쓴 대작과 70cm 이내 작은 지면에 5300여 글자를 극세필로 표현한 사경 작품을 선보여 교계 안팎에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추사체로 쓴 총 길이 11m 대형 작품부터 한 글자당 9mm 이하로 쓴 극세필 작품까지 <금강경> 사경의 진수를 만날 수 있다. 새롭게 시도한 목간체로 쓴 작품도 펼쳐 보인다.

엄 작가는 구도를 잡으며 한 칸 당 1mm의 오차도 허용치 않고 붓으로 완벽히 처리하는 연습을 오래전부터 해왔다작품에 들어간 대부분의 모든 선()을 붓(細筆)으로 처리 했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밝혔다.
 

엄기철 서예가의 '금강경' 사경.
엄기철 서예가의 '금강경' 사경.

마지막으로 엄 작가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하는 이 때, 법정스님의 은은한 향기가 더욱 그리워진다스님의 맑고 향기로운 말씀과 더불어 부처님의 위대한 말씀인 <금강경> 사경을 통해 혼탁한 세상을 이겨나가는 큰 힘을 얻길 바란다고 전했다.

동천 엄기철 서예가는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1988년 서예에 입문했다. 33년의 서력을 가진 중진 작가이다. 갤러리를 겸한 작업실 추예랑에서 금강경 사경과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으며 사단법인 한국추사체연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한편 이번 전시 작품 판매 수익금은 맑고향기롭게 장학사업 후원금으로 기부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