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등회 전격 취소…“국민 안전과 생명보호가 최우선 가치”
올해 연등회 전격 취소…“국민 안전과 생명보호가 최우선 가치”
  • 이성진 기자
  • 승인 2020.05.19 11:57
  • 호수 358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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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무원장 원행스님, 연등회 취소 결정 기자회견

5월23일 연등법회 및 연등행렬
5월24일 전통문화마당 전격 취소
"코로나 위기, 국민과 함께 극복할 것"

5월30일 윤사월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은 예정대로 봉행
불기 2564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가 전격 취소됐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5월19일 총무부장 금곡스님이 대독한 기자 회견문을 통해 "심사숙고 끝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와 같이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우려로 결국 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 연등회 모든 일정이 취소됐다. 이로써 523일 예정된 연등법회와 연등행렬, 524일 예정된 전통문화마당 등 올해 연등회 행사는 열리지 않는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 원행스님(조계종 총무원장, 부처님오신날봉축위원회 위원장)51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브리핑룸에서 부처님오신날봉축위원회 집행위원장 금곡스님(총무원 총무부장)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심사숙고 끝에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이와 같이 발표했다.

연등회 취소 결정은 행사 나흘 앞둔 시점에 발표될 만큼 전격적인 결정이다. 이번 달 초 이태원 발() 집단 감염으로 코로나19에 대한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자 내린 결정으로 해석된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최근 이태원 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이 이전과는 전혀 다른 일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시사하고 있다이런 시기일수록 우리 모두 방역당국의 지침을 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여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취소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연등회 행사가 취소된 것은 1980518 광주 민주화운동 계엄령으로 행렬이 진행되지 못한 이후 40년 만에 일이다. 앞선 1961년과 1970년에도 4.19 계엄령과 정부의 계엄령 등으로 연등행렬이 취소된 바 있다. 외부 환경이 아닌 불교계에서 자발적으로 취소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국가와 국민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불교계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인 행사로 1000년을 넘게 이어온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전통문화로, 특히 올해 12월에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면서도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에서 수 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고, 이태원 발 코로나 사태와 같이 언제 어디서 또 다시 발생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모든 국민들이 평안해지길 발원하고자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재정적인 위기를 감수하고도 법회 및 행사 중단과 산문 폐쇄 등을 단행하며 코로나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온 불교계의 노력을 언급하며 이번 연등회 취소 결정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5월30일 봉축 법요식은 예정대로 진행

523일과 24일 예정된 연등회 일정은 모두 취소됐지만, 530일 봉행되는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회향식 및 불기2564년 부처님오신날 법요식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코로나 위기상황 속에 불교계는 최대 명절인 부처님오신날행사를 윤사월로 변경했고, 430일엔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전국 사찰에서 정성을 다해 시작했다윤사월 부처님오신날인 오는 5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과 함께 국난 극복을 위한 기도정진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간 불교계와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히 이행해 주신 전국 사찰 주지 스님들과 불자님들께 감사드린다국가와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불교계 결정이 더욱 더 의미 있게 우리 사회에 회향될 수 있도록 뭇 생명의 평화를 위한 정진의 길에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연등회 참가 예정이었던 각 사찰과 단체엔 연등회보존위원회 사무국에서 개별적으로 취소 결정을 전달할 방침이다.
 

연등회 취소를 알리는 기자회견장 모습.
연등회 취소를 알리는 기자회견장 모습.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

코로나19 위기를 국민과 함께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5월 23일(토) 연등법회 및 연등행렬과 5월 24일(일)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취소합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 감염증 사태가 전 세계적인 팬더믹 현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수 개월 여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해 국민들의 불안과 공포가 여전히 우리사회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는 우리들의 일상생활이 <코로나19> 이전의 일상과는 전혀 다른 일상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뼈아픈 교훈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우리 모두는 방역당국의 지침을 나의 일상으로 받아들여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우리 불교계는 <코로나19>의 감염과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왔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각종 법회와 행사를 전격적으로 중단하였으며, 일부 주요 사찰에서는 산문폐쇄 조치를 단행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성금 전달과 생수(감로수) 지원, 그리고 사찰음식 도시락 지원 등을 비롯한 종단차원의 각종 지원활동과 함께 각 지역의 불교계에서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활동을 전개해 왔습니다.

더욱이 불교계는 올해 <코로나19>의 위기상황 속에서 맞이한 불교계 최대명절인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윤사월로 변경하였고, 4월 30일에 ‘코로나19 극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를 전국사찰에서 정성을 다해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윤사월 초파일인 5월 30일, 부처님오신날 봉축 법요식과 함께 기도정진을 회향하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부대중 여러분!

연등회는 신라 진흥왕 때부터 팔관회와 함께 국가적인 행사로 천년을 넘게 이어 온,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로 지정된 전통문화입니다. 특히, 올해 12월에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에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되고 있고, 비록 우리나라의 <코로나19> 상황이 방역대책본부의 관리와 통제가 가능한 범위 안으로 들어왔다고는 하지만, 이태원발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언제 어디서 또 다시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맞아 불교계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호를 위해 오는 23일(토) 예정했던 ‘연등법회’와 ‘연등행렬’을, 그리고 24일(일) 예정했던 ‘전통문화마당’ 행사를 전격적으로 취소합니다. 이러한 결정은 지난 3월 우리 불교계가 <코로나19>의 상황에 직면하여 ‘부처님오신날’ 행사를 한 달 뒤로 변경한 것과 같이, 오늘의 위기가 하루속히 종식되어 모든 국민들이 평안해지기를 발원하고자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입니다.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그동안 불교계와 방역당국의 지침을 성실히 이행해 주신 전국사찰의 주지스님들과 불자님들께 감사드리며, 국가와 국민의 어려움을 함께 하고자 하는 불교계의 결정이 더욱 더 의미 있게 우리 사회에 회향될 수 있도록 뭇 생명의 평화를 위한 정진의 길에 함께 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불기2564(2020)년 5월 19일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장·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사) 한국불교종단협의회 회원종단 일동

대한불교조계종 대한불교천태종 대한불교진각종 대한불교관음종 한국불교태고종 불교총지종 대한불교대각종 대한불교삼론종 대한불교보문종 (재)대한불교원효종 대한불교일승종 대한불교법화종 (재)대한불교일붕선교종 대한불교총화종 대한불교용화종 대한불교대승종 (사)대승불교본원종 한국불교미륵종 한국불교여래종 (사)대한불교원융종 (사)대한불교조동종 보국불교염불종 (사)대한불교법상종 한국불교법륜종 대한불교진언종 대한불교정토종 대한불교법연종 대한불교화엄종 대한불교미타종 한국대중불교불이종

이성진 기자 sj0478@ibulgyo.com
사진=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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