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원력 계승 ‘화엄경소론찬요’ 완간에 힘 쏟는다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가 열반일은 5월16일(음4.24)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 대법당에서 봉행됐다. 상좌인 혜거스님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역대 가장 간소한 기제사 형식으로 추모다례를 모시게 됐다며 은사의 역경불사 원력을 이어 ‘화엄경소론찬요’ 완간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가 열반일인 5월16일(음4.24)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 대법당에서 봉행됐다. 상좌인 혜거스님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역대 가장 간소한 기제사 형식으로 추모다례를 모시게 됐다며 은사의 역경불사 원력을 이어 ‘화엄경소론찬요’ 완간에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금강선원(선원장 혜거스님)516(4.24) 탄허스님 열반 37주기를 맞아 서울 개포동 삼우빌딩 4층 대법당에서 추모다례를 봉행하고 <화엄경소론찬요> 20권 완간을 위해 힘을 쏟기로 했다.

추모다례는 그동안 서울 자곡동 탄허기념불교박물관에서 문도와 대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례 겸 문화공연으로 거행해왔지만 이번 37주기 추모다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상좌인 혜거스님과 손상좌 무애, 청강, 성안스님과 신도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제사 형식으로 간소하게 치러졌다.

혜거스님은 다례에 앞서 겅허-만공-한암-탄허스님 전법 인연담을 통해 근현대 불교사에서 차지하는 탄허스님의 위상을 설명하면서 참석 대중들에게 역경불사와 인재불사 원력을 함께 이어갈 것을 당부했다.

혜거스님은 신라시대 원효스님, 조선시대 신미스님과 탄허스님을 한국 역경불사의 3대 스승으로 꼽으며, 탄허스님의 최대 걸작인 <신화엄경합론>에 이은 <화엄경소론찬요> 완간에 한마음으로 동참할 것을 당부했다.

혜거스님의 은사 탄허스님은 1975<화엄경> 번역을 비롯해 중요한 화엄학 관련 저작을 모두 집대성하고 현토역해(懸吐譯解)해 전체 47권짜리 <신화엄경합론(新華嚴經合論)>을 간행했다. 원고 매수만 62000, 번역과 출판에 17년이 걸린 대작불사다.

하지만 대작이 나온 지 40여 년, 상좌 혜거스님은 강사와 일반 불자들이 함께 볼 수 있는 <화엄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자신과 같은 한문세대가 살아있는 동안 좀 더 읽기 쉬운 <화엄경>을 내놓아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화엄경> 주석서 가운데 분량이 많기로도 유명한 <화엄경소론찬요(華嚴經疏論纂要)> 120권 완역이다.

<화엄경소론찬요>는 중국 명말청초 도패 대사(1615~1702)가 약술해 펴낸 책으로, 중국 당나라 청량국사의 <화엄경소초>와 불교학자 이통현의 <화엄경론>에서 정수만을 선별해 묶은 것이다. ‘청량소초통현론은 <화엄경>을 상세하게 해석한 명저(名著)로 평가받는다. <화엄경소론찬요>는 이 두 권의 명저를 보다 쉽고 간명하게 축약하고 있기에 <화엄경>의 묘체(妙諦)를 밝혀주는 오늘날 최고의 주석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혜거스님은 2016<화엄경소론찬요> 1·2권을 펴 낸 것을 시작으로 2019년 9권까지 간행했다. 7~9권은 원본 120권 중 31권부터 46권까지의 내용이다. 희수(稀壽)의 대종사 혜거스님 입장에서는 박차를 가할 수밖에 없는 불사다. 스님은 당초 2021년 총 20권 분량의 전집 완간을 목표로 세운 바 있다.

한편, 탄허스님은 1913년 전북 김제에서 독립운동가 율재 김홍규 선생의 차남으로 태어나 1934(22) 오대산 상원사로 입산, 한암스님을 은사로 계를 받고 1983년 세수71, 법랍 49세로 열반할 때가지 평생을 경전번역과 인재양성에 매진한 20세기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대석학으로 불린다. 1939(27) 화엄산림을 개설하여 한암스님의 증명 하에 중강을 맡으면서 <신화엄경합론>을 현토한 것을 계기로 입적할 때까지 역경사업을 지속했다.

1967년 원고를 탈고, 1975년 간행한 <신화엄경합론>은 화엄학의 집대성으로 한 사람의 힘으로 이루어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빛나는 대작불사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후 탄허스님이 역경한 수많은 경전은 전국 강원 교재로 사용되었으며 스님들뿐만 아니라 일반 신도들도 불교경전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여, 맹목적 기복신앙에서 진리탐구의 수행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유불선(儒佛仙) 삼교를 두루 회통한 한국불교의 거목 탄허스님은 혜거스님을 비롯해 현대 한국불교 강단을 이끌어가는 수많은 인재들을 배출, 열반일에는 늘 한 자리에 모이게 했지만 이날 37주기 다례는 코로나19 방지 차원에서 상주 대중과 자발적으로 찾아온 신도들이 중심이 된 역대 가장 간소한 기제사로 회향됐다
 

5월16일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 대법당에서 봉행된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재.
5월16일 서울 개포동 금강선원 대법당에서 봉행된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재.
5월16일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의 금강선원 신도들.
5월16일 탄허스님 37주기 추모다례의 금강선원 신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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