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보살은 어디서 오셨는가’
지옥까지도 비추는 부처님 광명


사바세계 빛 종이한장 못뚫어
아미타불 광명 무간지옥까지…
시방세계 한량없는 중생구제

혜총스님
혜총스님

㉝ 촉광유연원(觸光柔軟願)   제가 부처가 될 적에 시방세계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불국토의 중생들의 몸에 저의 광명이 비치어 접촉한 이는 그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상냥하여 인간과 천상을 초월하리니 만약 그렇지 않는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시방세계 한량없는 불국토의 중생들이 아미타부처님의 광명으로 구제되기를 서원한 것이다.

아미타부처님의 대광명은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사바세계의 빛은 종이 한 장도 투과하지 못하지만 아미타부처님의 광명은 아비무간지옥에까지도 비친다. 그래서 이 서원이 이루어졌기에 이 광명에 슬쩍 쪼이기만 해도 몸과 마음이 온순해지고 번뇌를 소멸하여 다른 인간이나 천인보다도 뛰어난 사람이 된다. 

㉞ 문명득인원(問名得忍願)   제가 부처가 될 적에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 세계의 중생들이 제 이름(아미타불)을 듣고, 보살의 무생법인(無生法忍)과 깊은 지혜 공덕인 다라니 법문을 얻을 수 없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무생법인은 본래 생하지도 멸하지도 않는 법인 진여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고, ‘다라니’란 진리를 이해하고 잊어버리지 않는 힘을 말한다.

따라서 보살이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 두 가지를 갖추어야 한다. 무생법인과 다라니의 힘을 얻으면 어떤 대중들 앞에서도 두려움이 없어 자유자재로 설법할 수 있다. 그래서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생멸이 없는 제법실상의 경지를 깨닫고 그 어떤 부처님의 가르침도 잊어버리지 않고 기억하는 힘을 얻기를 서원한 것이다. 

㉟ 여인성불원(女人成佛願)   제가 부처가 될 적에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고 불가사의한 부처님 세계의 여인들이 제 이름(아미타불)을 듣고 환희심을 내어 보리심을 일으키되 여자의 몸을 싫어한 이가 목숨을 마친 후에 다시금 여인이 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여인은 한평생 세상을 살아가거나 수행하는데 장애가 많다. 그래서 법장비구는 장애가 많은 여인을 불쌍히 여겨 이 원을 세우신 것이다. 불교의 만민평등 사상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승만경>과 같은 대승경전을 보면 부처님을 대신해 정법수지에 대해 법을 설하는데 이것만 봐도 여성이나 남성이나 깨달음을 구하는데 하등의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다. 어떤 여인이든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 기뻐서 부처님을 믿어 정토에 왕생하기를 발원하되 여인의 몸을 싫어하는 사람은 목숨을 마친 후에 극락세계에 왕생하면 다시는 여인의 몸을 받는 일이 없다. 그러니 누구든 남자로 태어나고 싶거든 염불하여 극락왕생하기를 발원하면 된다.

㊱ 상수범행원(常修梵行願)   제가 부처가 될 적에 시방세계의 헤아릴 수 없고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 세계의 보살들이 제 이름(아미타불)을 듣고 수명이 다한 후에 만약 청정한 수행을 할 수 없고 마침내 성불하지 못한다면 저는 차라리 부처가 되지 않겠나이다. 아미타부처님의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성불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정도로 아미타부처님의 명호는 불가사의한 위신력을 지니고 있다. 그렇지 않겠지만 만의 하나 보살이 곤경에 빠져 청정한 수행을 할 수 없는 경우를 당하더라도 아미타부처님의 불가사의한 명호를 듣는 위신력으로 청정한 보살도를 닦아서 깨달음의 인연을 계속 지어 나아갈 수 있기를 원한 것이다.
 

삽화=손정은
삽화=손정은

[불교신문3582호/2020년5월1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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