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에게 사랑받는
인류 최고(最古) 경전
인문학으로 다시 읽다
“괴로움에서 벗어나서
진정한 행복 얻는 길”
반야심경
대승불교 반야사상 핵심을 담은 <반야심경>. 부처님의 가르침을 응축한 ‘불교 지혜’의 결정체라고 할 만한 이 경전은 한자로는 262자, 한글로 해석해도 짧은 분량이다. 이 경전에는 지금 우리가 하는 고민과 그에 대한 답이 모두 있다.
그 속에 부처님 가르침의 정수를 꾹꾹 눌러 담아 낸 <반야심경>은 부처님의 인생론과 행복론이 집약된 엑기스라고 할만하다. 하지만 워낙 함축적이라 원문만을 읽고서는 그 뜻을 온전히 헤아리기 어렵다.
국내외에 다수의 해설서가 나와 있지만, 그마저도 복잡하게 이론을 설명하는 책이 대부분이라 불교를 공부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읽어도 무슨 이야기인지 감이 안 잡힌다.
최근 일본의 재야철학자 야마나 테츠시가 현대의 언어로 옮긴 <반야심경>은 기존 해설서와는 결이 다르다. 와세다대를 중퇴한 뒤 출판사 근무를 거쳐 프리랜서 편집자, 심리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돕는 카운슬링 분야에서도 활동한 저자는 “<반야심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법, 그리하여 행복을 얻는 길, 그것 하나”라고 단언한다.
그러면서 이론 설명에 치중하기보다 실용적이고 실천 가능한 행동 지침으로서 <반야심경>을 풀어냈다. 어떻게 하면 지금 당장 행복해질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반야심경>에 담긴 부처님의 가르침을 매일의 삶에서 실천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어려운 불교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일상의 문맥에서 <반야심경>을 풀이한 것도 차별점이다. 1991년 처음 출간된 이후 30여 년간 일본 독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은 이 책은 인생을 불행에서 행복으로 전환하는 마중물로써 <반야심경>이라는 경전을 독자들에게 선물한다.
저자가 이 책에서 <반야심경>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괴로움, 공(空), 반야의 지혜 등 세 가지다. 왜냐하면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핵심이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 알아야 할 가장 중요한 내용이 바로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괴로움이란, 삶 자체가 괴로움의 연속이라는 가르침이다. 공은 세상에 완벽히 독립적인 존재란 없으며, 모든 것은 다른 것들과의 관계 맺음을 통해 존재한다는 가르침이다. ‘나’, ‘내 것’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며, 그런 생각이야말로 괴로움을 불어오는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 주요 골자다.
마지막으로 반야의 지혜란, 매 순간 자신이 연결된 존재임을 인식하고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감정과 욕망을 즉각 알아차려 자동적인 반응을 멈추는 것을 말한다.
이 세 가지를 제대로 이해하면 불교를 몰라도 부처님의 가르침을 안 것이며, 소위 ‘깨달은’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다만 앎에는 수준이 있어서 깊이 체득하여 삶을 변화시키기까지는 끊임없는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다. 이때 유용한 것이 팔정도(八正道)이다.
이는 붓다의 근본 가르침 중 하나로 괴로움에서 벗어나 대자유에 이르는 여덟 가지 수행법으로 저자는 이 가운데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언제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행동 지침으로 정념(正念)과 정정(正定)을 권한다. 익숙한 말로 표현하면 ‘지켜보기’와 ‘명상’이다.
매 순간 떠오르는 감정과 생각을 유심히 관찰하고, 틈틈이 자신의 정신과 하나가 되어 지내는 시간을 갖는 일이다. 이 두 가지는 현재를 온전히 살아가는 기술이자, 있는 그대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고 사랑하는 연습이다. 자신을 얽매고 있는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오롯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때문에 저자는 현대인들에게 사는 게 힘들고 지칠 때 <반야심경>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그는 “행복은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얼마만큼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냐에 달려 있다”면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달리 말하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신념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 그걸 위해 <반야심경>을 낭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구원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고, 거기서부터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기 때문“이라며 ”사는 게 힘들고 불안할 때, 욕망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버릴 것 같을 때, 행복은 늘 저 멀리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이 책을 읽어 보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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