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재판을 속개하며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재판을 속개하며
  •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 승인 2020.04.24 10:44
  • 호수 357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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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반환은 상실한 고통에 관한 문제”

대마도서 불상 반입된지 8년
700여년 만에 귀환했음에도
수장고에 내내 갇혀있는 불상

1심 재판부 ‘왜구 약탈’ 인정
검찰 ‘결연문 조작’ 주장하며
부석사 불상 봉안 가로막아

진실 밝히기 위해 노력 쏟은
서산시민 부석사 신도야말로
1330년 불사한 32인의 후예
이상근 문화유산회복재단 이사장
이상근

4월28일, 오전11시30분, 대전고등법원 제315호 법정에서 부석사 불상 항소심 재판이 속개됩니다. 2017년 1월 피고 대한민국이 항소한 이후 3년 3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그 사이 불상은 내내 수장고에 갇혀 있습니다. 700여년 만의 귀환임에도 불구하고요.

2012년 10월, 불상이 대마도에서 반입된 이후 8년이 세월이 지났습니다. 당시 떠들썩했던 사건에 대해 어떤 분들은 “아직도 해결 안 되었어?” 하시곤 합니다. 그러니 잊은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부석사 불상은 전례 없는 문화유산회복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강도당한 것을 훔쳐왔다”라는 사실만으로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졌지만, 하나하나 사실을 밝히고 진실을 규명하는 과정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뚜벅뚜벅 진실은 드러나고 사실은 확정되고 있습니다. 1심 재판부는 불명확하고 입증이 어렵다는 “왜구에 의한 약탈”을 인정하였습니다. 왜구의 수많은 침략을 기록한 역사적 사실과 서일본 지역에 산재한 고려 불상들의 상처들, 그리고 일본 학계의 증언 등이 의심 없이 판결하게 하였습니다.

대한민국을 대리한 검찰은 항소이유에서 불상의 복장물인 “결연문이 조작될 수 있다”라는 2014년 불상재감정조사위원회에서 배척된 의견을 앞세워 부석사 봉안을 가로막았습니다.

그렇다면 결연문의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면, 문화재로 지정한 일본 정부나 특수절도죄로 처벌한 형사재판도 엉망진창이 되는 형국입니다. 이렇게 자가당착, 모순에 빠진 주장에 대해서도 원고측은 고려 불상 복장물의 특징과 부석사불상 결연문과의 관련성 등을 규명하였습니다.
 

부석사 관음상. 불교신문 자료사진
서산 부석사 금동관세음보살좌상. ⓒ불교신문

혹자들은 유네스코 협약을 들어 “도난품이니 소유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떳떳하다. 돌려주고 환수하자”라고 주장합니다만 이 또한 유네스코협약의 특성과 이에 따른 일본 문화재보호법의 한계 등을 이해하지 못한 소치입니다. 부석사불상은 지방문화재로 협약의 대상이 아닙니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인사가 유네스코 사무총장으로 선출되자, 서둘러 협약 중에 최소 부분만 강제할 수 있게 법을 반영하였고, 그 결과 국가 문화재인 신라여래불상의 환부에는 사건이 발생하자 요청하였지만 부석사불상은 요청하지 않았다는 것이 당시 문화재청 사건 반장의 증언입니다.

다시 말해 문화재 약탈국인 일본은 자기 발등을 찍은 것입니다. 결국 아베정부의 노림수는 험한을 내세워 약탈국에서 피해국으로 이미지 변신을 꾀한 것입니다.

무엇보다 정당한 소유권자에게 반환하라는 협약의 원칙을 강조되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2013년 2월 대전지방법원의 “정당한 소유권을 재판을 통해 확정하기 전에는 일본에 돌려주지 말라”는 판결은 국제사회가 정한 원칙에 부합하는 첫 사례가 될 것입니다.

1심 판결이 9개월 소요된 것과 달리 항소심은 3년 3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원고에게 18개 항에 이르는 석명요청을 하였습니다. 항소는 피고가 했는데도 말이죠. 또 복제품 논란을 일으키고 솔로몬의 지혜를 주장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모든 과정을 거쳐 지난해 2월 새롭게 구성된 재판부는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정부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혔습니다. 이제는 재판부가 최종적인 판결을 통해 8년여 걸친 과정에 마침표를 찍어야 합니다.

재판을 앞두고 서산시민과 부석사 불자들의 염원과 노고가 떠오릅니다. 부산, 서울, 대전, 대마도 등 진실을 밝히고 부처님을 되찾기 위해, 새벽이고 밤이고 굽은 허리, 굵은 손마디 합장하시는 모습이 선연합니다. 이분들은 바로 1330년 고려국 서주 부석사에서 불사를 일으킨 32인의 후예들이고 정신입니다.

“문화재 반환 문제는 합법적 소유권을 누가 갖고 있느냐의 문제이기보다 문화재를 상실한 고통에 관한 문제이다”라고 한 다니엘 샤피로 교수의 말이 이분들을 보면 떠오르는 생각입니다.

[불교신문3578호/2020년4월2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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