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이상을 괴롭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잠잠해지면서 방역 지침도 바뀌었다. 정부는 4월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돌아서 학원 운동시설 개원과 예불 예배 등 종교활동 완화지침을 발표했다. 

종단도 정부 방침에 따라 새로운 지침을 전국 본말사에 시달했다. 종단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내린 지침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를 5월5일까지 유지하되 부분적으로는 종단지침을 준수하는 가운데 기도와 법회 등을 진행토록 했다. 종단은 이를 ‘코로나 없는 청정사찰 만들기’로 지칭하며 실천 지침을 당부했다.

‘청정사찰 실천지침’은 기도와 법회를 진행하되 사찰을 방문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당과 전각 출입 기록을 작성하며, 대중 공용물은 최소화해 접촉이 잦은 물품은 수시로 살균 소독 할 것 등이다. 기도와 법회를 진행할 때는 개인 간격을 1m 이상 유지하며 야외 공간을 활용토록 권했다. 

방역 당국의 노력에 힘입어 코로나 확진자가 50명 이하로 내려가고 외부에서 오는 감염원도 차단돼 두 달 이상 중단됐던 법회가 완전하지는 않지만 재개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이 코로나 안전국 지위를 다시 회복한 데는 방역당국의 노력, 정부의 투명한 행정에다 불교계의 적극적인 동참노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불교는 정월 방생을 비롯해 부처님오신날을 윤사월로 한달 연기하는 등 국민들 건강과 안녕을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일부 종교계가 정부 권고도 무시한 채 종교활동을 강행하다 확진자가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불교는 호국불교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가 본격화되는 5월을 앞두고 종교 활동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4월 초하루 법회에 이어 5월부터 봉축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봉축등 점등식, 연등회, 전통한마당 등이 봉축 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이다. 사찰에는 늦은 봄을 만끽하려는 관광객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등을 달려는 불자들로 붐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완전한 종식이 언제일지 알 수 없는 불완전한 상태이므로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예방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벌써부터 관광지에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식당 카페 등에도 발디딜틈 없이 손님들이 가득 차는 곳이 늘어났다고 한다.

싱가폴의 예에서 보듯 한 순간의 방심이 그동안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든다. 종단이 발표한 지침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당 안에서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부처님께서 늘 이르신 대로 항상 손을 씻고 청결을 유지하는 생활태도를 지켜야 할 것이다. 

불자들은 또 이번 사태를 맞아 모든 생명을 인간처럼 똑같이 존중하며 공생하는 불교의 가르침을 되새길 것을 당부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가 온 인류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음을 보고 모든 생명 앞에 고개 숙이고 겸허한 태도를 가져야 하며 인간은 더불어 함께 서로 배려하고 베풀며 사는 공동체임을 간절히 새기기를 당부한다. 

[불교신문3577호/2020년4월25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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