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선거와 정치인의 막말
[사설] 선거와 정치인의 막말
  • 불교신문
  • 승인 2020.04.21 13:48
  • 호수 3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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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여당 압승, 야당 참패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직접 정치에 참여하는 선거이므로 이번에 나타는 결과가 국민들 의견이다. 민의(民意)를 놓고 정치인을 비롯해 학자 평론가 언론의 다양한 평가가 나오는데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코로나19 사태를 잘 처리한 정부에 대한 신뢰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국경이 닫히고 이동이 막힌 가운데 한국의 방역이 최고라는 찬사가 외신으로부터 쏟아졌다. 한국은 2월에는 중국 다음으로 확진자가 많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방역당국의 빠른 대처와 정부의 투명한 정보공개, 국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인해 지금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될만큼 나아졌다.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 정책을 국민들이 믿고 신뢰하고 있음이 이번 선거에 나타났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막말 정치인 퇴출이다. 여야 할 것 없이 막말이 쏟아졌지만 그 중에서도 야당 의원의 세월호 관련 발언이 최악의 막말로 비난받았다. 이에 대한 국민적 거부감이 선거에서 강하게 표출되었다고 평한다. 여야, 정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이 두 가지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는 듯 하다. 

정치와 종교 분리 원칙에 따라 우리 종단이나 불교계가 이번 총선에 대해 평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불교 역시 일반 국민들 생각과 여론과 동일한 입장을 갖고 있음은 분명하다. 불교는 그 중에서도 말에 대해 정치권이 더 깊이 고민하고 자성하기를 바란다.

불교는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의 원인이 집착으로 쌓인 업(業)에서 비롯되고 업은 신구의(身口意), 즉 몸과 말과 뜻으로 짓는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업을 쌓지 않도록 몸으로 하는 행동과 말을 바로 하고 지혜를 갖출 것을 수행으로 삼는다. 그 중에서도 특히 내용이 많고 구체적으로 다루는 분야가 바로 말이다. 

사람이 몸과 입과 뜻으로 짓는 열 가지 나쁜 업(惡業) 중에 입으로 짓는 업이 네 가지를 차지한다. 망어(妄語), 진실하지 못하고 사실이 아닌 말, 남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고 책임감 없이 때와 곳을 가리지 않고 함부로 하는 말이 망어다. 지키지 못할 공약 남발, 유권자를 속이는 일부 정치인의 공세가 여기에 해당한다.

기어(綺語), 교묘하게 잘 꾸며대는 말. 마음 속에서는 남을 해치고 속일 뜻을 품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달콤한 거짓말로 남을 속이는 말이다. 정치인들의 권모술수가 기어다. 이간질 하는 양설(兩舌), 남을 괴롭히고 공격하는 악구(惡口)도 정치인들의 말에서 쉽게 찾는다.

몇몇 정치인이 말로 인해 구설에 오르고 낙선했지만 대부분 정치인이 구업(口業)을 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약 남발, 인신공격, 약점 들추기 등이 모두 잘못된 말이다. 막말이 별도로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말이 모두 피해야 할 막말임을 명심해야한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서 나온 막말파동을 특정 정치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죄가 없는 양 모른체 하지 말고 서로가 반성하고 좋은 말 고운 말 감동을 주는 말이 넘치는 정치 풍토를 만드는 기회로 삼을 것을 당부한다. 

[불교신문3576호/2020년4월2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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