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재우 동국대 일산병원 감염관리실장

2015년 메르스 등 경험 바탕
호흡기·감염내과 교수 전공의
간호사 등 ‘자기희생’ 덕분에
코로나19 안심병원 역할해내

동국대 일산병원은 지난 2월 보건복지부와 대한병원협회가 운영하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이후 현재까지 환자들이 병원에서 안심하고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4월13일 동국대 일산병원 감염관리실장 정재우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를 만나 병원 내 감염을 막기 위해 일심으로 노력하는 의료진과 직원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정재우 동국대 일산병원 감염관리실장
정재우 동국대 일산병원 감염관리실장

국내에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1월20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환자 발생 직후부터 동국대 일산병원은 선제적으로 전염병에 대응해 왔다. 설 연휴 전부터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면회를 제한했고, 내원객들에게 일일이 여행력과 증상을 확인하는 대장을 작성하는 일을 해왔다.

지금이야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환으로 병문안을 자제하는 문화가 생겼지만, 당시만 해도 코로나19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지 않았던 시기라 일하기가 면회객들이 반발이 심했다고 정재우 교수는 말했다.

“명절 앞두고 면회를 제한하면서 가족을 찾아 병원에 왔던 면회객들이 항의가 상당하였다”며 “엄동설한에 총무팀 보안담당자들은 원내감염을 막기 위해 응급실과 병원 입구에서 내원객들 일일이 온도를 측정하는 등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안심병원으로 지정된 후에는 호흡기질환이 있어 안심 외래를 찾은 환자와 해외여행을 했거나 확진환자와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어 선별진료소를 찾은 환자들을 철저히 분리해서 치료했다. 일반병동에서 갑자기 열이 나거나 폐렴기가 있는 환자들이 발생하는 경우 호흡기내과와 감염내과 교수의 소견에 따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하고, 결과가 나올 때까지 102병동에 격리된다.

정 교수를 비롯한 진단검사의학과 의료진들은 채취된 검체에 대해 1차 양성인지를 확인하는 역할을 한다. 하루 2번 pcr 검사를 진행하는데 최근에는 검사가 줄어 하루 두 자릿수 정도라고 한다. 

사실 병원은 전염병으로부터 100%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취약한 환자들이 많기 때문에 사회 어떤 공간보다 더 위생에 철저해야 하고 조심해야 할 공간이다. 동국대 의료진이 철저하게 방역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교수는 앞서 겪은 두 번의 전염병으로 인해 방역체계가 더 공고해졌다고 말했다. 

2015년 메르스에 이어 2018년 유럽 중국 등에서 홍역이 유행할 당시 동국대 병원에도 확진자가 발생했었다. 홍역은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로 전파되는데, 면역이 충분하지 않은 사람이 홍역 환자와 접촉하게 되면 90% 이상 홍역에 걸릴 수 있어 전파력이 매우 강한 질병이다.

당시 병원은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이후 철저한 전수조사와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응급실 운영 축소, 격리 외래 등을 진행하면서 추가 발생을 최소화했다. 당시는 힘들었지만,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코로나19 사태에도 의연하게 안심병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코로나19 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동국대 일산병원은 병원 밖에 호흡기환자용 안심 외래와 해외방문객이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을 다녀온 적이 있는 외래 환자용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사진은 안심 외래를 방문한 환자를 진료하는 동국대 의료진 모습.
코로나19 안심병원으로 지정된 동국대 일산병원은 병원 밖에 호흡기환자용 안심 외래와 해외방문객이나 집단감염이 발생한 곳을 다녀온 적이 있는 외래 환자용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사진은 안심 외래를 방문한 환자를 진료하는 동국대 의료진 모습.

더 나아가 동국대 일산병원은 입원환자들을 대상으로도 pcr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정 교수는 “대형병원을 비롯해 응급실을 통해 병원 내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면서 우리 병원도 입원환자 대상으로 코로나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며 “환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원내감염을 최소화해 지역사회 감염을 막고 다른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병원이 현재까지 안심병원으로서 역할을 다 할 수 있었던 것은 “호흡기내과, 감염내과 교수와 감염관리실 및 전공의, 간호사들을 비롯해 병원 교직원들이 자기희생을 해준 덕분”이라고 했다. 각자 맡은 역할 이상으로 헌신해준 교직원들이 있어서 원활하게 병원이 운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스님과 불자들에게 개인위생을 더 철저하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을 깨끗이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데 얼마나 효과적인지는 예년보다 빠르게 인플루엔자 주의보가 해제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기침 예절을 지키고 개인위생을 철저히 지킨다면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자신과 가족들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중 생활을 하는 스님들에게 “다른 스님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아픈데 참는 스님들이 많은데, 이제는 달라졌다”며 “열이 나거나 호흡기 증상이 있을 때 반드시 관할 보건소, 1339 콜센터에 문의해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달라”고 부탁했다.

고양=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사진=김형주 기자 cooljoo@ibulgyo.com

[불교신문3575호/2020년4월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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