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병원에 200개 전달…“헌신하는 모습 보고 감동”
구순이 넘은 노보살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최전선에서 분투하는 동국대 일산병원 의료진에게 직접 만든 복주머니를 보시해 훈훈함을 주고 있다.
안효범(법명 정각심, 91)할머니가 조계종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원행스님)을 통해 4월13일 동국대학교일산병원에 복주머니 200개를 전달했다.
평생을 불자로 신행 활동을 해온 안효범 할머니는 코로나19 지역감염을 막기 위해 애쓰는 동국대 일산병원 의료진들의 소식을 듣고 감사를 표하고 싶어서 복주머니를 만들었다고 한다.
깁스를 풀고 얼마 되지 않은 팔로 할머니는 천을 재단하고 바느질을 했다. 아흔을 넘은 할머니에게 쉬운 일은 없었다. 바늘에 실을 꿰는 것도 어려웠고, 힘이 부족해 한땀 한땀 바느질하는 것도 힘에 겨웠다. 가위에 찔리는 일도 허다했다.
복주머니 200여 개를 만든 후 할머니 손끝은 다 벗겨지고 굳은살만 남아 있었다.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작은 복주머니 안에도 정성은 가득했다. 은행알, 팥, 삼씨 외에도 할머니가 강화 보문사 와불 점안식 때 받아 아껴두었던 오색실 조각과 천수다라니 등이 들어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사무국장 능학스님과 함께 동국대 일산병원 법당을 찾은 할머니는 동국대학교일산병원 법사 능지스님, 동국대학교일산병원 진영숙 간호부장 등을 만나 한 명 한 명에게 손수 만든 복주머니를 나눠줬다. 할머니가 정성껏 만든 복주머니를 받은 간호사들은 예쁘다고 감탄하며 감사 인사를 했다.
안효범 할머니는 “자식들이 부모도 잘 챙기지 않는 시절에 환자들 정성껏 보살펴주는 모습을 보고 눈물이 났다”며 “복주머니라도 만들어 드리면 힘이 날 것이라 생각하며 만들었다. 모두 건강하게 잘 이겨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재단은 계속해서 코로나19극복의 의미를 담은 ‘복지연등’ 모연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도움을 전하고 있다.
고양=어현경 기자 eonaldo@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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